일단 론 레인저 캐릭터는 너무 매력이 없어 흥미가 동하질 않고, 톤토는 조니 뎁의 해석 탓인지 지나치게 잭 스패로우의 자장 안에 갇혀 게으른 반복처럼 느껴집니다.
게다가 2시간 30분 되는 상영 시간의 대부분을, 이 두 인물은 별 활약도 없이 핵심 서사에서 배제된 채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 잭 스패로우의 캐릭터성에 기대어 흔히 해 먹던 그런 류의 유머를 무성의하게 반복하기만 해요. 이야기에 제대로 엮여들지 못하는 캐릭터 둘을 굳이 주인공 대접 해 주려고 자꾸 쓸데없는 장면들이 끼어들게 되고, 그 때문에 영화 중반부가 정말 산만하고 늘어집니다.
굳이 이 부분 뿐 아니라, 이야기의 틀 역할을 하는 액자 구성을 비롯해 영화 내에서 쓸데없는 부분이 지나치게 많아요. 서부 개척 시대에 대한 자기 반성적인 내용도, 그다지 새롭지도 않은 걸 엄청 뽐내듯 쑤셔 넣었어요. 게다가 당시 백인과 인디언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응축해 내며 그 텍스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어야 했을 론 레인저와 톤토의 관계는 위에서 말했듯 시답잖은 유머질에 완벽하게 낭비됩니다.
그나마 클라이막스 액션 시퀀스에 이르면 조금 볼 만 합니다만, 이조차도 어딘가 산만하면서 겨우겨우 돈 쏟아부은 값 하는 수준에 맞추어 가는 느낌이 강해요.
영화가 전체적으로 망조 들린 캐리비안 시리즈 흥행 코드를 이식해다 괜찮은 새 프랜차이즈 만들어 보려다, 게으른 답습으로 망쳐먹은 듯한 꼴입니다. 돈 부은만큼 어느 정도 볼거리와 재미는 있지만, 그게 다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