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

4학년 1학기때 학교를 제적? 당하고 

제가 학교를 그때부터 아예 안나갔기 때문이죠.

거의 10년을 백수로 지냈습니다. 

그동안 사람들이 저를 어찌나 한심하게 보던지 그건 말 안해도 아실 겁니다. 

저는 적게 벌어도 10년동안 만족하면서 지냈거든요.

앞으로 어떻게 살지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산책도 하면서 그렇게 긍정적인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특히 부모님은 속이 다 타들어가셨나봐요.

그래서 서른 둘에 학교 재입학 해서 서른 넷에 졸업하고 

그해 말에 계약직으로 지역축협에 입사해서 다녔습니다.

취업은 애초에 생각도 없었던 사람이라 토익 스펙 자격증 이런 것 전무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나이에 지방국립대 졸업해서 갈 곳이 없는 것이 당연하죠.


한달 다니고 그만두려다 1년을 다니라는 조언에

딱 1년 다니다 어짜피 회사 다닐 거면 좀 좋은 회사 다니자라는 생각에, 모은행 공채에 합격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 나이가 서른 여섯이니 적은 나이는 아닙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저를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가장 극명한 것이 일단 좋은 선자리가 많이 들어온다는 거고,

주변 부모님 지인들이 저를 끈기가 있는 뭐든 해내는 그런 사람으로 대해줘요. 

사실 저는 달라진 것도 하나도 없고,

딱히 취업 준비를 한 것도 아니고, 인적성이 아이큐 테스트 비슷한 시험이라 

저 같은 사람에게 유리하고 운이 좋아서 합격한 것 같은데

저를 갑자기 대접하는게 달라진 것을 보면 좀...


합격하고 나서 부모님이 대단히 기뻐하셔서 저도 그건 좋았는데,

회사다니면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나니

삶이 파편화 된 것처럼 조각을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려고 여러번 했는데, 남은 가족들 반대

주변 사람들 반대...


겉으로는 회사를 잘 다니고 있지만,

속으로 병든 삶을 살고 있는데,

주변에서는 아무 것도 모르고 겉에 보이는 것만 보고 저를 판단하고

또 저를 대해줍니다. 


그냥 쓸데 없는 말인데, 요즘 좀 답답해서 몇 자 적어봤습니다.

듀게는 그래도 되는 곳이잖아요.




    • 듀게는 그래도 돼요. : ]
      힘내세요!
      • 그렇죠 듀게는 그래도 ...
        고맙습니다.
      • 천성이 게으른 사람이라 회사다니기도 힘든데 ㅡ.ㅡ
        어디 좀 멀리 떠날 수만 있어도 좋겠습니다.
    • 외부환경의 갑작스런 변화로 인한 싱크로 에러이군요

      시간 지나면 안정화되겠죠
      • 나름 내적성찰이 많은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회사보다는 삶의 가장 중요한 사람을 잃어서 그것이 많이 힘들죠.
        맞아요. 시간이 필요하죠. 그 시간이 힘들뿐이죠.
    • 이런 글에 이런 댓글 에러겠지만...
      죽자고 달려들어도 결국 못갔던 길을 가고 계셔서 마냥 부럽습니다.
      정말 본문 내용대로 이신데 서류가 통과 되셨다는 건가요?
      아님 서류전형 없이 요즘은 바로 인적성 보는 곳도 있는 건가요?
      정말 사진이 문제였나... 하아....
      • 음 취직준비중이신가 보군요.
        일단 1차를 통과해야 인적성이라도 보니까, 1차가 어떻게 보면 제일 중요하겠네요.
        저는 자기소개서를 잘쓴 것 같습니다. 그리고 3차 면접도 잘 본 것 같고요.
        • 아니요 저랑 동갑이신 거 같은데.. 전 포기했어요. 그러니 주위의 시선을 만끽하셔도 됩니다.
          10년...까지는 아니지만 몇 년을 그거 해보겠다고 꼬라박는 사람들 많아요. 아무것도 못하고 말이죠.
          뭐 막상 지금에와서 시켜줄테니까 할래? 이러면 뺄지도 모르지만.
    • 힘내시고요 잘 만들어서 사셔야죠.
      • 가영님 고마워요.
        가영님에게는 늘 고마운 것 같아요.
    • 직장 후지고 내면도 후진 사람보단 직장이라도 나은 사람이 낫거든요. 늦달님 내면이 어떤지야 전 모릅미다만.
      • 냉정하지만 정확한 말씀입니다.
        내면을 모르는 타인을 겉에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 아무래도 안정된(되어 보이는) 환경이 있는 편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나은 거죠. 사람들은 타인의 내면을 알 수는 없으니까요.
      또 빈곤한 삶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의외로 많거든요.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못하다는 사실만으로도 고통을 느끼는 사람도 많고... 정신적 빈곤과 육체적 빈곤은 그 역치도 제각각이며 양자에 영향을 안 받는 사람도 있고 받는 사람도 있고... 아마 받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겠지요.
      가난과 빚에 시달리면서 점점 황폐해져가는 가족을 보고 또 그 영향을 받다 보니 안정된 환경이란 게 얼마나 좋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 틀린 말씀은 아닙니다.
        저도 집이 부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넉넉하게 사는 편이라,
        제가 10년을 백수로 살 수 있었고,
        회사를 다니면서도 집에 별 도움을 줄 필요도 없고,
        사실 안정된 환경 덕을 많이 봤습니다. 옳은 말씀이십니다.
    • 격려보단 잔소리라 죄송합니다만,
      곧 마흔 됩니다.^^ 시간은 정말 살같이 지나갑니다.
      나이가 들수록 늦달님을 이해하고 뭔가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거의 0에 수렴할 것입니다. 그나마 30대 중반인 지금, 늦달님을 이해하거나 같이
      뭔가 공유할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봅니다. 의식적으로 사람을 만나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상처가 크시겠지만, 적극적으로 털고 일어나길 조언드립니다.
      늦달님보다 딱 10살 많은, 하지만 인생 경로가 너무 유사한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기어이 댓글을 달고 있는)사람의 충고입니다.^^
      • 감사합니다.
        애정어린 조언, 쪽지로 답글을 보냈습니다.
    • 주변에서는 아무 것도 모르고 겉에 보이는 것만 보고 저를 판단하고 또 저를 대해줍니다. -> 원래 주변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현재 주변마저 본인을 평가절하하는 상황이 아니라 오히려 대접이 좋다면 운이 좋은 것에 감사해야지요. 원래 남들은 그런 겁니다. 가족이라고 할지라도요. 똑같은 일을 해도 결과에 따라 '지지리도 못난 놈', '뭐든 해 내는 사람'으로 평가가 상반될 수 있는데 그게 왜 그러냐고 답답해 할 때는 '지지리도 못난 놈'소리 들을 때만 해도 될 걸요.
      • 냉정하지만 옳은 말씀이십니다.
        다만 저는 제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기때문에
        남을 별로 의식하는 편이 아닌데, 타인의 시선이 요즘은 좀 불편합니다.
    • 저랑 삶이 굉장히 비슷하네요 몇년 차이로
      • 어떤면에서 그런지 저도 궁금해지는군요.
    • 몇 가지 생각이 다발적으로 드네요. 제가 몇 년 빨랐지만 비슷한 점도 있는 것 같고. 전 제 전공이 대부분 택하는 길을 택하지 않고 딴짓하다 늦게 그 길로 간 케이스에요. 다행히 그 공부 오래하는 사람도 있고 해서 별로 눈에 띄는 건 아니지만요.

      어떻게 보면 누가 내 편인지가 좀 가려지는 시기이기도 했고 다르게 보면 가만 있다 중간 가는 ㅡ적당히 무심한 ㅡ 사람이 원망은 덜 듣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부모 모시는 자식이 욕은 제일 많이 먹는 원리랄까요. 그나마 걱정이 돼서 쓴 소리 해주는 사람이 제 입장에선 제일 싫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뭐 그렇죠. 백 퍼센트 걱정과 호의로 싫은 소릴 한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그게 또 딱딱 분리해낼 수는 없는 거니까요. 아무튼 변화라는 게 자기 자신, 지인, 그리고 관계라는 것 전반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곤 하죠.

      그리고, '나는 똑같은 나'가 아닐지도 몰라요. 저 같은 경우는 '나중에 큰 돈 걸릴 병이라도 들면 결국 내 차지가 될 부담덩어리'형제에서 '외로워 보여 탈이지 저 먹을 걱정은 안 하는 형제'가 된 게 사실이니까요.

      번듯한 명함 생기고 나서 몇 년 오히려 수입이 더 나빠졌지만 제가 말 안 하면 형제인들 알게 뭡니까 사실.

      이 정도 책임거리도 아니면서 말만 많은 사람들은 뭐 자기 일이 안 풀리고 있는데 나를 자기 불안의 구현으로 보고 있었구나 정도로 생각합니다.

      통장 보여줄 거 아니면 명함이라도 번듯해야 안심하죠. 뭐 그러려니.
      • 그렇기는 하죠.
        저도 백수일 때는 상상도 못하게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기는 했습니다.
        일단 뭔가 안정적이거나 뭔가가 보여야 안심이 되기는 하죠.
        저 스스로도 이런 저의 모습에 놀라기는 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 우선 정말 "럭키"한 인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10년간 유유자적하며 사시고 곧장 금융권 입사.

      그 나이면 이제 몸 여기저기 고장날 때입니다. 짧게는 내 몸 아픈 건 내가 해결할 정도로 길게는 늙어서 요양원 들어갈 정도로는 이 악물고 몇년간 1억이든 2억이든 모아보시죠. 물려받을 재산 있으면 유유자적 사셔도 상관 없고요.

      전 결혼이든 취직이든 어떻게 살든 정답 없다고 생각하는데 "유사시"에 대한 대비는 하고 살아야 할 듯 해요.

      이왕 돈 버시는 거 그동안 물심양면 신경써주신 부모님께 여행이든 뭐든 크게 함 쏘시는 건 어떠세요. :-)
      • 크게 쏠 부모님 한쪽이 세상에 계시지 않다는 것이 제 삶이 파편화된 가장 큰 이유겠죠.
        이문제만 아니라면 저도 뭐 크게 아파하며 살지 않았을 겁니다.
        럭키한 인생이라는 말은 맞습니다.
        고생없이 진짜 고생없이 살았거든요.
    • 근 십년 백수시절동안 본인은 즐겁게 잘 지내셨는데 남들은 안쓰럽게 보고, 지금 본인은 아파서 울고 있는데 남들은 늦달님이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간과 깊이는 다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경험이 있을 것 같아요. 우선은 토닥토닥.
      사실 저는 고맙다는 말씀드리려고 로긴했어요. 아는 선배가 근 십년 정도 마음의 병으로 앓고 있거든요. 물론 늦달님은 건강하셨으니 선배와 같은 케이스는 아니지만, 그 선배도 늦달님처럼 사회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사회로 꼭 나와야 행복하냐 그건 아닐 수 있겠지만, 저는 그 선배가 사회로 나왔으면 좋겠네요 지금보다는 좋을 것 같아서.
      • 우선 마음의 병때문에 사회에 나오지 못한다는 선배분도 좋은 뭔가가 일어났으면 좋겠네요.
        저 같은 경우는 농업에 종사하려고 했기 때문에
        딱히 취업 준비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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