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르 드 프랑스와 맥주를 + 감시자들 등등


맛있는 맥주를 뚜르 드 프랑스보면서 마시고 있습니다.

안주는 마트에서 산 소시지를 올리브유에 돌돌 굴려가며 구워서 머스터드 소스를 듬뿍 찍어 먹는 중입니다.

요즘 울나라 소시지들 품질이 부쩍 좋아진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고기 비율이 막 95%가 넘어가는 진짜 소시지들이 많아졌어요.

 

뚜르 드 프랑스는 올해가 백주년이라네요. 

선수들이 지나가는 도로 옆 들판에서 사람들이 백주년 기념 퍼포먼스도 하고 그럽니다.

유로 스포츠 채널에서 주말마다 싸이클 경기 중계가 하는데 딱히 싸이클 경기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보고 있으면 좋습니다. 스위스 이태리 스페인 등등.

경기가 열리는 구간의 풍경을 속속들이 담아서 보여주거든요.

막 헬기까지 동원해서. 제가 원래 움직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여행엔 별 취미가 없지만

어려서 지리 과목을 가장 좋아했고 낯선 곳의 멋진 풍경에 대한 동경 같은 게 늘상 있었습니다.

싸이클 경기는 그런 제게 아주 훌륭한 여행 비디오예요.

다큐멘터리 하늘에서 본 세계도 좋아하는데 싸이클 경기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감시자들 듀나님 평이 좋아서 기대하고 봤습니다. 

깔끔하게 잘 만들었더군요. 아쉬운 점은 캐릭터들이 너무 전형적이었던 같습니다.

대사도 지나치게 무게가 실려 있어서 오글거리고. 특히 설경구와 한효주의 처음이자 마지막 갈등 장면은 좀 뜬금없더군요.

전개상으로 한효주가 그런 행동을 한 건 이해되지만 이후에 설경구에게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뭡니까?' 뭐 이런 식으로

대드는 건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그 조직의 성격을 모르고 들어온 것도 아닐테고 설사 감이 안 잡힌 상황이라고 해도

감시자 역할에 대해 그런 식의 회의를 느끼기엔 너무 짧은 기간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좀 따지고 들면 기존 경찰 조직과 별개로 굳이 그런 비밀 조직을 운영해야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도 들었고요.

그래도 꽤 재밌게 빠진 오락 영화라 흥행엔 성공할 듯 싶습니다. 결정적으로 여자 관객들도 부담없이 즐길 내용이예요.


액션 장면에서 촬영이 좋더군요. 인물들이 뛰어내리는 장면을 같이 뛰어내리는 시점에서 잡아낸 것과

정우성의 액션 장면에서 카메라가 좁은 공간에서 롱테이크로 천장까지 올라갔다 내려와 다시 인물의 바로 앞으로

내려오는 촬영 같은 건 절로 감탄이 나오더군요. 사실 제가 우리 영화를 잘 안 보는 편인데 그래서 한 번씩

볼 때마다 이런 식의 기술적인 발전에 놀라곤 합니다.

하지만 망가지는 차들은 꼭 근 10년이 더 된 차라던가. 하는 예산상의 한계에서 오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더군요.

옵티마 경찰차가 등장하자마자 곧 아작나겠구나 예상이 되더라니까요.

총기가 등장하는 장면도 좀 아쉬웠고.



지난 주 일요일에 축구 경기 보러갔다가 예전에 오래 사귀었던 여친과 마주쳤어요.

첫 째 아들 유모차에 태우고 마트에서 마주친 이후로 한 5년 만인가.

둘 째 아들을 안고 있더라고요. 하프 타임 때 자리를 옮기려고 걸어가다가 스쳐지나갔는데 한 번에 알아봤습니다.

그쪽에선 절 못 본 건지 못 본 척 하는 건지. 전 뒤돌아서 한참을 바라봤는데 고개를 안 돌리더라고요.

자리를 잡고 두리번 거리며 어디 있나 찾았더니 남편과 첫 째 아들과 함께 있더군요.


그 시절 둘이 경기를 보던 자리에 그 친구는 두 아이와 남편과 함께이고 나는 혼자.

혼자 지내는 것도 나름 좋은 요즘이지만 그 친구의 옆자리에 내가 두 아이와 함께였더라면. 쓸데없는 생각이 스쳐지나가더군요.

그 친구가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그 친구의 남편보다 내가 더 그 친구를 잘 알고 가까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아니죠. 시간이 훨씬 더 지났으니까.






    • 경치 좋은 영화가 뭐 있을까 하다 생각해보니 자기가 좋은 영화라야 그러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 오늘의 우승은 사간꾼. :-)
    • 프랑스 현지에서는 7월 한달간 매일 오후에 그냥 뚜르 드 프랑스 틀어놓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꼭 경기 내용이 아니더라도, 경치가 볼만하다는 이유로도 말이지요. <br />그건 그렇고 내일은 피레네 하이 마운틴 스테이지에다가 마운틴 탑 피니시라서, 더 볼만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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