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은 토요일 바낭.

0.

 

일전에 휴대폰 잃어버려서 관련 글 올렸었는데

현재 똑같은 중고 폰을 구해서 잘 쓰고 있습니다.

 

글을 올리고 나니 저의 바보같음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같아

다시보기 부끄러웠지만 워낙 댓글에 유용한 정보도 있고

제가 바보 같은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니기에 뭐..

 

아무튼 이렇게 글을 남기는 건 또 오랜만이네요.

습하고 더운 토요일에 출근한 탓에, 일하기 싫어서 일단 페이지를 열었는데

막상 열고보니 별달리 쓸 말이 없어 당황하고 있습니다.

 

1.

 

회사생활도 많이 안정되었고 해서 정말이지 별일 없는 날들 입니다.

그래도 취미생활이 있어 심심하진 않아요.

 

댓글로 잠시 언급한 적이 있는데, 노래 가사를 써서 음원이 나온지 한달 좀 넘었습니다.

몰랐는데, 노랫말이라는 게 그냥 글이랑은 달라서 여러가지 습득해야 하는 내용들이 있더라구요.

예를들면, 보통 곡을 먼저 받아서 가사를 쓰니까 곡 컨셉이나 보컬 특성에 맞춰 써야 한다든가..

 

처음이라 좀 아쉬움이 남는 한편으로,  첫 번째 작품이니만큼 아주 애정이 가요.

음원사이트에서 들으면 가사가 올라가는 것도,

누군가의 좋아요 라든가 많이 들은 곡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것도.

쟁쟁한 가수들의 곡 사이에 앨범 재킷이 삐죽 보이는 것도 모두 신기하고 새로운 성취감이예요.

 

1년에 2~3곡씩은 만들어볼 계획인데, 언젠가 목록이 쌓이고 나면

듀게 분들께도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등록이 본명으로 되어있어서 아마..

 

사실 저는 주말을 포함해 불규칙한 업무스케쥴과 빽빽한 야근으로 인해서

뭔가 제대로 취미생활이라 할 만한 걸 갖기가 어려웠는데

-서예나 바둑, 크로키 같은 걸 배우고 싶었습니다-

가사 쓰는 건 시간과 장소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서 시작하게 됐어요.

 

운이 좋게도, 관심을 막 가지고 정보들을 찾기 시작한지 몇 달 되지 않아

공모를 통해 데뷔하게 되었는데, 막상 하다보니 재미도 있고 욕심도 나서

과연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을지 싶은 노래들을 작은 방에서 혼자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서 평균 수면시간이 3~4시간 정도로 줄어버린 건 함정이네요.

 

2.

 

이 일을 시작하고

순간 순간의 감정의 결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려는 노력

노래를 통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된 것

다른 사람의 곡에 가사를 쓸 때, 이 노래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싶은 걸까 열심히 들어보게 된 것

이렇게 조금씩 변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도 재미있어요.

 

다듬어가고 변화하고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가기에

서른이란 참 좋은 나이구나 라고 느낍니다.

꼭 서른이 무슨 의미가 있어서 그런건 아니고, 그냥 지금 제가 서른이니까.

 

별 생각없이 스쳐 듣던 노래들도 유심히 살펴보거나

무조건 많이 들어보자 하고 아무 키워드나 넣어서 못들었던 노래들을 듣다가

몰랐던 좋은 곡들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는데, 사실 제게는 이것도 큰 변화예요.

 

전 원래 '소리'를 싫어해서 TV도 없이 살고 노래도 거의 듣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하필 제가 작사를 한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많이 놀라기도 했고요.

물론 몇몇 좋아하는 곡들이 있었습니다만, 엄청나게 음악 애호가라거나 하는 건 아니었지요.

 

막연히 내가 생각하는 대로 글을 써내려 가다가

아, 요즘 트렌드는 이런게 아니었던 거 같은데 하고 멈칫하게 될 때도 많지만.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라, 막히면 미련없이 버리거나 고쳐가면서 여러가지로 습작 하고있습니다.

 

물론 실제 음악이라는 형태로 내 놓을 때는

들어주는 분들 그리고 전문적으로 작업하시는 분들께 폐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죠.

 

아무것도 모르고 덜컥 시작한 저와는 달리 진짜 음악을 목표로,

진지한 열정으로 작업하시는 분들도 많이 알게 되었어요.

 

한참 일상에 매몰돼 살아갈 때는,

나이가 들어도, 쉽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쫓아 가는 사람들' 이라는건

환상 속의 유니콘같은 종류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있었다니...라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과연 내가 이런 마음으로 이 일을 계속 해도 될까 하고 고민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저도 나름대로 진지하게 진심으로 합니다만,

그래도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마음은 그 분들에 비해 너무 가벼운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3.

 

정말이지 쓸데없는 얘기들이네요. 제 얘기만 주절주절.

 

윈터가든의 '오늘날씨 참 좋다' 를 함께 듣고 싶었는데 유튜브엔 없나봐요.

대신에 분위기는 매우 다르지만, 다른 곡 하나.

 

그리고 저는 일하러 다시 갑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 동영상 올리는 게 안되네요. 아쉽지만 그냥 링크로. yawarakana yoru 예요.

http://www.youtube.com/watch?v=LK0WOFveuXI

    • 2. 멋있으세요~ 읽어보니 별거 아닌 게 아닌 날들을 보내고 계시네요.(별거 아니란 건 실수였어요ㅠㅠ 문장이 이상하더라니만)
      • 네, 별일 없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지금이 멋진 날들 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 부분 읽으면서 바로 알았어요, 괜찮아요^^)
    • 혹시 괜찮으시다면 곡을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작사가가 한때 제 꿈이라서..+_+
    • 평온한 주말 보내세요 새로운 성취도 축하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글루건님도 행복한 주말 되세요!
    • 와. 예전에 곡이 나올 것 같다고 하신거 기억해요. 진짜로 곡이..... 와아. 축하드려요 ㅎㅎㅎ

      저기 근데 저도 곡 살짝 알려주시면 안될련지...(...) 물긷는달님의 가사는 어떨지 궁금해요. 부탁드려요~
      • 아, 예전 글 보셨군요! 사실 처음 쓴거라 쑥쓰러워서..^^; 쪽지 드렸어요.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는 으악~ 이제30살이네ㅜㅜ 하면서 올해를 시작했는데 서른의 반을 살아낸 요즘은 내 안에 뭔가가 변해서 마음은 좀 더 몽글몽글해지고 진해진 것 같고
      웃음도 많아지고 열심히 살고 있기도 하고 서른은 생각했던 것 보다(사실 생각은 약간 절망이었지만-_-;;) 꽤 좋은 나이인것 같아요.
      저는 처음으로 좋아하는 '시'도 생겼어요
      물긷는달님의 남은 서른살도 즐기운 날들이 많기를 바랄께요. 작사 멋져요!!
      • 저도 올해의 시작은 벌써~하는 마음이었는데, 서른이 되도록 철이 들질 않는 걸 보니 마흔이나 쉰이나...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어차피 철도 안들거 그야말로 나이는 숫자일 뿐이랄까 ㅎㅎㅎ 어떤 시를 좋아하시는지 궁금하네요.
        I love myself님께는 이미 즐거운 서른인 것 같아 댓글 읽는 저도 마음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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