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림 짧은 감상
기대를 너무 한 것 같군요.
만족감이 적네요.
실의에 빠진 주인공과 그의 새로운 파트너가 등장하는 부분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근데 그들의 활약상 부분부터는 한참 모자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물들도 전통적이라기에도 너무 심심했던 것 같습니다.
두 연구원들을 보는 게 가장 즐겁더군요.
아마 이 영화에 흥분한 사람들, 그리고 감독도 그 캐릭터들에 가장 감정이입 하지 않을까 싶네요.
론 펄만 아저씨도 좋았고요.
저는 키쿠치 린코는 굉장히 예뻐보이더라고요.
얼굴은 30대였는데 정신연령은 10대 같았던 점이 좀 신경쓰였지만요.
개연성을 따지면 밑도 끝도 없겠지만 카이주와 싱크로 하는 건 극적 장치로 괜찮아 보였어요.
근데 활용은 제대로 안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인물 관계나 이런저런 설정들이 한 발짝 더 나갔으면 하는 것 투성이였어요.
특히 카이주의 분위기나 비주얼은 상당히 크툴루스러웠는데 막상 드러난 둥지는 지나치게 심심하더라구요.
인류를 그렇게 궁지에 몰아 넣었던 것 치고 상당히 허약하더군요.
이 부분은 일본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다는 미국의 성의없는 재난 블럭버스터 전통이라고 우기고 넘어갈수도 있겠지만
역시 초반의 기대감 조성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전투는 전반적으로는 밋밋하더라고요.
의무적으로 넣었던 전통들의 짜임새가 좋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칼 꺼내는 대목은 꽤 귀여웠어요.
첫 시퀀스에서 괴수랑 배가 대조되는 부분도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역시 낮에 상륙해서 사람들이 도망가고 건물이 부서지는 장면이 나왔어야죠.
배를 휘둘러도 낮에 휘둘렀으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그런 것들을 좀 멀리서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숏들이 너무 없어서 답답한 느낌이었어요.
어쨌거나 일본 특촬물, 애니에 대한 존경과 숭배가 곳곳에 배여 있는 게 꽤 재밌더군요.
이런 부분에서 엄청난 돈을 때려 넣은 팬무비라는 인상이 생기고요.
그래서 일종의 동료의식 같은 게 느껴져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봤습니다.
생각해 보면 감독 전작들도 분위기 조성에는 탁월했지만 디테일에서는 좀 약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3D로 한 번 더 보고 싶네요.
이 영화 속편은 안나오겠죠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