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이 준 음식 드시나요

며칠 전에 집에 와 보니 문앞에 아마존에서 주문한 패키지가 도착해 있었는데, 그 위에 쪽지가 놓여 있었어요.


자기는 옆집 사는 사람인데, 패키지가 한달동안 편지함 앞에 놓여 있길래 자기가 집어다 문 앞에 갖다놨다고요. 


'사실 그 패키지는 제가 3일 전에 주문한 거라 그럴리는 없지만 암튼 의도는 고맙다'고 쪽지를 써서 옆집 문에다 붙여 놨는데, 다음날인가 그날 저녁인가 답장을 써서 저희집 문에 붙여 놨더라구요.


제 이름을 보고는, 한국 사람이냐, 한국말은 잘 못하지만 자기도 한인이고 3월에 이사왔다, 친구하지 않겠냐 하면서요. 


사실 이 아파트에 지금까지 1년 가까이 살면서 옆집 사람들하고 마주칠 일도 거의 없었고, 알고 지내고 그런 건 당연히 없었거든요. 제가 그동안 너무 바쁘기도 했지만 원래 여기 분위기가 입주자들끼리 서로 알고 지내고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요.  참고로 여기는 미국 서부 잘 사는 동네에 있는 2층짜리 월세 아파트입니다. 동네는 잘 사는 동네지만 미국 아파트들이 그렇듯이 여기 입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일 거에요. 학교에서 가까워서 학생들도 좀 있는 것 같구요. 


아무튼 제가 지난 며칠동안 너무 바빠서 답을 못했는데 오늘 집에 와 보니까 짚락 백에 과자를 넣어서 자기가 구웠다고 적어가지고 문에 붙여놨더라구요. 


일단 집에 가지고 들어왔는데 먹어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지금 새벽 두신데,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솔솔 나니까 되게 먹고싶네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참고로 저는 남자이고, 옆집 사람 이름도 남자 이름입니다. (본 적은 없지만)


    • 이럴 땐 음... 커플신고죠. 'ㅅ'
      • 저도 어딜보나 로맨스의 시작 같은데ㅎㅎ
        • ㅎ 그럼 과자 먹고 친구한다는 데에 한표 행사하시는 건가요?
      • 헐.. 그런 거라면.. 쫌 우쭐해지네요. 동성한테 대시 한번쯤 받아 보는 건 훈남 인증아닌가요!!

        아무튼 그럼 과자는 드시는 건가요?
        • 정황상 그 이웃분이 과자에 이상한 거(?)를 넣었다고 해도 아무 범죄나 나쁜 일에 이용하기 굉장히 어려워보입니다. 그러니까 눈 앞에서 먹는 건 아니고 먹는 타이밍은 결정하실 수 있으시니깐요. 저도 의심이 그렇게 없는 편은 아니지만 과자 먹을 것 같아요.
          • 그렇죠? 무슨 증오 범죄나 그런게 아니라면... 그리고 결정적으로 냄새가 너무 좋아요.
    • 저같으면 살짝 겁나서 동생에게 먼저.... ㅎㅎ
      • ㅋㅋㅋ 동생이랑 다투셨나요
    • 저같으면 살짝 겁나서 동생에게 먼저.... ㅎㅎ
    • 잘 안 먹고 대개 남 줍니다.
      맛있다고 고맙다는 얘기 들으면 흐뭇해요. ㅋㅋ
      • 오, 경험이 많으신가요?
    • 3일 전에 주문한 걸 한달 동안 보관했다는 얘기에서 이미 아웃인데요. -_-
      • 저는 아마 같은 자리에 놓여있던 다른 패키지랑 헷갈린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좀 맘에 걸리긴 해요. 근데 저도 지나다니면서 (다른) 옆집 문앞에 패키지가 몇주째 놓여 있는 거 보고 '저거 왜 안가지고 들어가지? 집 안에 넣어주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긴 해서... 사실 그것보다는, 답장도 안했는데 과자를 보낸게 얼굴도 못본 이웃한테 좀 너무 적극적인 거 아닌가요? 암튼 근데 그러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뭔가 핑계를 대면서 친구 못하겠다는 쪽지를 보낼까요?
    • 새로운인연은 모험이죠.....(먼산)
      • ㅎ 근데 확실히 리스크가 감지되시나요?
    • 3일전에 주문한걸 한달동안 봤다는데 여기서 이미 신뢰성은 아웃아닌가요...뭐 사람을 의심섞인 시선으로만 쳐다볼 필요는 없지만, 워낙 세상이 험하니..
      • 맞아요 세상이 험하긴 하죠.. 건강한 남자인 저도 걱정이 많은데 여자들은 정말 걱정이 많겠어요.
    • 3일전에 주문한걸 한달동안 봤다는데서 뭐지? 싶긴 한데 또 그런 금방 들통날만한 거짓말을 하는것도 이상하고...
      • 그쵸? 전 그냥 다른 패키지랑 헷갈렸을 것 같아요.
    • 제목만 보고, '당연히 먹으면 안돼지, 이 사람이 큰일 날려고!' 했었는데, 그 '모르는 사람'이 제가 상상했던 '모르는 사람'이 아니군요. 판단하기 참 미묘한 사안입니다만, 뭐 상관없지 않겠나 싶습니다. 아주 짧게 유럽 지역의 모 국가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는데, 그쪽 사람들의 경우 뭐 줘도 그만 안 줘도 그만 식의 소소하고 작은 선물을 일상적으로 주고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엘리베이터에서 두어 번 마주쳤다고 휴가 때 놀러간 휴양지에서 산 모자를 선물해준 할아버지도 있었고, 산책시키던 개가 저한테 달라붙어서 냄새를 맡아대는 걸 보고 실례했다며 막 주머니를 뒤지더니 사탕을 하나 주고 간 여성분도 있었고 말입니다.(아주 잠깐 저 여자 나한테 관심있나? 헛된 망상을 품었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춘 좁은 소견이지만, 아마 그리 큰 의미는 없는 선물일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 ㅎ 그렇죠,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옆집 사람이기도 해요. 사실 한국에서는 아파트 새로 입주하면 떡도 돌리고 그러니까 옆집 사람이 음식 주는 거야 이상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다 보니 아무래도 좀 마음에 걸리네요.. 쪽지에 글씨가 좀 악필이기도 하고ㅎㅎㅎ
    • 흠... 이상한거 넣진 않았을거 같은데요.
      • 음.. 저도 왠만하면 그렇지 않을까 싶긴 해요.
    • 저는 방금 각성제가 생각나 버렸습니다. 물론 위험할 가능성은 아주 적겠지만.. 아예 없는게 아닌고로 면식 없는 옆집 사람이 준건 안 먹을 것 같아요.
      • 각성제는 뭔가요? 무슨 사건이 있었나요?
        • 마약이요. 과자에 넣어 굽는 종류도 있지 않나요? 마리화나 같은거.. 상상력을 너무 발휘했나 싶긴 한데, 옆집 사람이 마약 딜러라면 중독시켜 고객 삼으려는건가, 하는 범죄 가능성이.. ^^; 근데 또 마리화나는 중독성이 낮다고 하니 얼토당토 않은 걱정일 가능성이 높고요.
          • 아 마리화나!! 그럼 고맙죠ㅎㅎㅎ 물론 hard drug라면 위험하겠지만.. hard drug도 과자에 넣나요??
            • 고맙다니.. 이 쌀람이! ㅋㅋㅋㅋ 검색해보니 대마초를 정제한 해시시도 과자로 구워지나보네요. 대마초는 쎈 축이지 않나요?
              /
              아.. 제가 막 헷갈리는 중인가봅니다. 마리화나가 대마초네요. - _ -;; 절 믿지 마세요. ㅋㅋㅋ
              • ㅎㅎㅎ 맞아요 '대마초=마리화나=팟=위드=카나비스=떨'이죠. 물론 저는 대마초든 마리화나든 해본 적도 없고 해 볼 생각도 없습니다~
                • ㅋㅋㅋ 여튼 옆집분이 좋은사람이면 좋겠네요.
    • 저는..외롭다는 간절함이 전해져서 먹을 것 같아요. 먹고 조만간 안면 트고 친구하면 될 듯..이라도 하면, 너무 무책임하려나.. 이웃으로서의 나를 돌아봐 가슴에 찔리는 것이 없다면 먹겠습니다(농담이에요)
      • ㅎㅎㅎ 저는 떳떳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윗집에서 내는 소음을 제가 내는 소음으로 착각했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드네요..
    • 전혀 새로운, 쌩판 남하고 금방 친해지시는 타입이시면 ... 저라면 과자 먹고 차츰 얼굴 트고(?) 친해질 것 같아요.
      근뎅... 막상 저는 낯을 굉~장히 많이 가리고 새로운 사람과 친해지기가 어려운 성격이라 ㅠㅠ 그냥 고맙지만 어쩌고 저쩌고 하며 거절할 듯..ㅠㅠ

      과자는 드셔도 될 것 같아요! ㅎ
    • 저라면 안먹고 그냥 잘먹었다고 고맙다고 할 거 같아요
    • 저라면 학교 갖고 가서 나눠 먹어요.(자랑도 할겸) 그리고 저도 보답 선물 같은 거 준비해서 드릴 거 같아요. 마음씀씀이 고맙잖아요. 타지 생활 외로운데. 저는 우선 사람을 믿고 보는 편이라. 그렇게 바라보면 세상 참 아름다워요~ㅎ
    • 자동 BGM 재생 : 숨겨왔던 나~ 의~ 수줍은 사랑 모두~ 네게~ 줄께~~ 워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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