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사라진 글

마침 지워지기 전에 그 글을 봤는데, 허탈하기도 하고 감당안되기도 하고 이게 바로 

호러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우신 분의 뜻에 따라 깊이 들어가진 않고 말씀드리자면 소소하게 작품활동을 하는

아마추어 작가분이 계신데, 평소 그분의 작품을 즐겨 보던 독자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작가분에게 시기심을 품고 그 작가분에게 아주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작가분은 사이버 테러에 사생활까지 침해당하고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하네요. 소송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저는 주온에 등장하는 토시오와 가야코의 대책없고 목적없는 증오와 동일한 감정들이

넷상에서 보여지는 저런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나 주온의 끝이 안나는 결말이

답답하고 암울했는데, 지금도 그렇습니다.

현실의 괴로움을 해소할 방법으로 불행을 덜어내는 대신 남에게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방향으로 악의를 움직이네요. 사실 행복해지는 것 보다 불행을 전염시키는게 

더 빠르고 효과도 좋지요. 별로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요. 

이게 그 자존감이란게 없어서 인가요? 너무 간단한 대답 아닌가 해요.

전 있던 자존감마저 빼앗겨 버리는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자정능력이란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점이 있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그걸 두려워

하기도 하고요. 

쓸데없는 말을 이 새벽에...  

    • 저도 그 사건 다른 사이트에서 봤어요. 그런데 그런 일을 일으킨 가해자는 그냥 본질적으로 악한 사람이 아닐까 싶던데요. 자존감 없으면서도 남들에게 피해주는건 끔찍히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 어떤 사람인지야 모르죠. 근데 작가에게 보낸 글을 보니 참 무지하고 불쌍한 사람이란 생각은 듭니다. 마크 채프먼도 저렇게 시작했겠지 하는...
    • 저 그 사라진 글에 댓글 쓰려고 책 찾아서 구절 적었는데 없어져버렸네요.
    • 전 그거 보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어떤 단편이 생각났어요. 무고한 사람을 해코지하는 해충같은 인간은 어디에나 있다. 진짜 무서운 건 거기에 생각없이 휩쓸리는 무리들이다. 뭐 이런 결론으로 끝나는 단편이요.
      그거 읽을 당시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읽은지 십년도 더 지난 요즘엔 왜 그리도 공감이 가는지 모르겠어요. 딱 그 말대로인 거 같아요.
      그런 덜떨어진 소설을 쓰는 인간은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죠. 그치만 그렇게 황당하게도 요란한 소동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흔치않죠. 전 그 소동이 너무 황당해서 심지어 그 허위사실유포자는 그다지 비난하고 싶은 생각도 안들 지경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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