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씨는 거장인가요? 퍼시픽 림은 멋있지 않나요? 와킨 피닉스는 잘못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0.

 

질문 두 개에 답을 한 번 하고 있는 제목입니다.

 

 

1.

 

  음, 피곤한 하루하루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듀게에 괜한 어그로성 글을 끌면 더 피곤해지겠지요? 하지만 예전부터 정말 궁금하던 것이 있습니다. 홍상수 씨는 거장입니까? 네, 이건 정말 모르겠어서 하는 질문입니다. 아마 이런 질문에 홍상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어쩌면 화를 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심지어는 기분이 나쁘실지도 모르겠네요. 홍상수 영화는 보고 말하시나요? 네, 뭐 몇 편 봤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영화 보는 눈이 없어서 그렇다고 말한다면 저도 화를 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물론 진짜 제가 영화 보는 눈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런 점을 차치하고 저의 질문은 순전한 궁금증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홍상수 감독이라는 사람에게서 들리는 몇몇 소문들을 들은 때가 마침 북촌방향을 보고 나온 때였는데 솔직히 그 루머의 이야기와 겹치는 듯한 영화 내용이 저를 식겁하게 만든 것 역시 제가 홍상수 감독을 생각할 때 좋게 생각하지 못하는 점이라는 것은 빼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저는 북촌방향을 볼 때 어떤 감독이 만든 것인지 일부러 알려고 하지도 않고 보고 나왔는데 더럽게 재미없네-하고 봤더니 홍상수 감독 거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 사람 영화에 제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둘째로 넘기고, 저는 이 사람의 영화가 모조리 다 불편합니다. 불편한 것 때문에 재미를 못 느끼는 것은 아니고 재미를 못 느낌과 동시에 불편합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의 영화에 나오는 모든 남성들은 여자와 자고 싶어 안달이 났습니다.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 혹은 뭐 세간에서 말하는 것처럼 형들의 아내랑 자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불편한 지점은 홍상수 감독이 김기덕 감독보다 왜 여성들 혹은 페미니스트들로부터 더한 비난을 받지 않는지가 궁금하다는 뒤틀린 심사 때문입니다. 김기덕 감독 본인이 드러내는 자학적이고 순박하고 어떻게 보면 무식하고 생명만 넘치는 동물 같은 영상에서 저는 남성 혹은 마초성의 본위를 느끼지 못하는데 홍상수 감독의 영화로부터는 강한 변태적 욕망을 느끼게 됩니다. 그건 심지어 감독 자신이 교묘하고 찌질하게 숨겨놓은 듯한 선물이에요. 그래서 기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밀스러운 성적 욕망자의 가면과 소도구로서의 영화 같은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그의 영화에 높은 평가를 주는 분들이 이해가 잘 안 됩니다. 당연히 아시겠지만 왜 이런 영화를 그렇게 높게 평가해주는지를 궁금해하는 척하며 비난하는 글이 아니라, 저는 정말 순전히 와닿지가 않습니다. 그가 거장인 이유가 말이지요.

 

 

2.

 

 

  씨네 21에서 퍼시픽  림을 소개할 때, 드리프트할 때 차오르는 액체가 바로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LCL이라는 걸 보고 그거 본 날 바로 예매해서 봤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스토리와 연기가 별로일 거라 좀 각오하고 봤는데 각오를 워낙 단단히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괜찮더군요. 매우 재미나게 봤습니다. 육중한 카이주와 예거의 싸움은 타격감과 중량감이 압도하더군요. 기예르모 델 토로의 정면 박치기는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덕후 냄새가 풀풀 나는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이 영화에서 스토리를 기대하는 건 좀 웃긴 일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너무 캐릭터들을 집중하지 않고 휙휙 버려버리는 것은 마치 거대 자본이 쓸모없는 잉여들을 쉬이 쳐내는 장면 같아서 썩은 미소가 픽하고 터지긴 했습니다. 그리고 그 러시아 여자 조종수는 너무 레이디 가가 같더군요.

 

 

 

3.

 

 

  마찬가지로 씨네 21에서 와킨 피닉스 취재(?) 같은 걸 해줘서 봤는데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와킨 피닉스 첫사진이 너무 제레미 아이언스 같아서 좀 놀라긴 했습니다만. 마스터를 이번에 꼭 봐야겠다 마음 먹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기사였습니다. 와킨 피닉시는 자신이 찍은 연기를 두 번 다시 모니터하지 않는더군요. 그래서 자기가 나온 영화도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자신의 굉장한 소심함과 연관이 되어 자기 자신의 연기를 풀어놓기 위한 방법 같던데 굉장히 독특했어요. 연기를 대놓고 처절하게 괴롭게 한다는 그의 연기관이 인간 군상의 사는 모습과 동일한 것 같아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자기 자신을 어떠한 틀에 고정시키는 것을 강박적으로 싫어하는 것 같아서 더 좋았어요. 저는 나이를 먹으면서 이렇게 더 반항적이고 모난 인간이 좋아집니다. 만약 이 사람이 리버 피닉스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다면, (어쩌면 리버 피닉스가 지금까지도 지나치게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사람들이 죽은 과거를 아름답게 피어있던 꽃으로 보려고 하는 자기보호적 습성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요. 일종의 과거미화, 죽은 사람에 대한 동경인 것이지요. 그러나 와킨 피닉스의 '추락사' 같은 연기는 지금 살아있는 날 것의 꽃으로서 그 나름의 독자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고 봅니다. 마스터, 참 보고 싶습니다.

 

    • 2. 비 안내리는 대낮에 싸우지 않는 걸보고 그저 ILM 부심이 솟구칠 뿐입니다.
      • 기술력을 떠나 일단 각본가가 안개 낀 해변을 아침에 걷다가 구상을 떠올렸다고 하니까요... 훤히 보인다면 일단 덜 무섭겠죠.
      • 저는 어두워서 좋더라고요. 심해 같고. 크툴루 같고
    • 아니 애초에 홍상수가 거장이다 라는 명제에 대해 보편적인 합의같은걸 전제하신 느낌이 드는데.. 누가 거장이라던가요? 호의적인 평을 하는 평자들이 몇명 바로 떠오르긴 합니다만 거장으로서의 아우라같은걸 말하는건 본 기억이 없네요. 저는 홍상수 영화를 몇편 안봤지만 말씀대로 불편한 부분도 있고 종종 영화적으로 잘되었다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도 있고 그래요. 모든 영화가 감독이 그렇겠죠. 궁금해하는 척 하면서 비난하는게 아니라고 약을 쳐두셨지만 전형적인 '그런 글'로 보이는데요. 뜬금없이 지인에게 들은 그 사람 루머 같은걸 거론하면서 영화랑 연결시키는 무리수를 봐도 그렇고요. 혹시 주변에 어떤 분이(혹은 관심있는 어떤 유명 평자가) 홍상수를 찬양하는 것을 듣고(보고) 갑자기 확 열이 받으셨나요? 뜬금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아니오, 전혀? 저 열 안 받았는데요?



        저는 홍상수 감독을 요로 봐도 저로 봐도 그 감독이 만들어낸 영화가 좋게 평가 받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왜 그 사람의 작품을 좋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합니다.
    • 홍상수가 무슨 거장이에요, 한결같이 부지런한 직업 영화인이지. 전 그의 영화가 각종 충동과 욕구에 대해 매우 충실하고 노골적인 사람을 보는 듯한 느낌이에요. 근데 그게 누군가가 자기를 불쾌해하더라도 신경쓰지 않는 싸쏘패스러운 무심함이라기보단 깜냥이 아예 안 돼 신경안쓰고 자기 감정 싸지르고 싶은 대로 싸지르는 아저씨의 무식함에 가까워 보여 푸하하하 모 이딴게 다 있어 웃으면서 팔짱끼고 구경합니다. 홍상수가 무식하단 얘기가 당연히 아니고, 그렇게 보이도록 한결같이 만들고 있으니 대다나다 영리하다 별놈이다 싶어요.
      • 아 그렇군요. 그의 매력이 무엇인지 와닿는 댓글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거장이란 표현을 쓴 건 ... 별 뜻 없이 다들 그렇게 뭔가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 같아서였습니다. 즉, 저는 그 사람이 거장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저한테는 사실 홍상수 감독이야말로 요원한 미스테린 것 같습니다. 봐도 전혀 모르겠어요.
      • '별놈'은 오타라고 믿고 싶네요. 일기장도 아니고...
      • 홍상수를 안좋아하지만 뭔가 거슬리는 이 댓글의 느낌은 왜 그러는걸까요;;

        이 댓글 자체가 바로 '깜냥이 아예 안 돼 신경안쓰고 자기 감정 싸지르고 싶은 대로 싸지르는 아저씨의 무식함'의 표본?;;.아 paul님이 그렇다는게 당연히 아니라 댓글이 그렇게 보이도록 쓰셨네요.
      • 글의 내용과 무관하게 "놈"이란 표현은 삼가해야 하지 않을까요? 홍상수 감독이 유명인이고 말고를 떠나서 우리나라에선 남성에게 "놈"이란 표현이 너무 아무 의심없이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나름 폭력적인 언어인데 말이죠.
      • 참 별놈스러운 덧글이군요.

        자신만의 '틀' 을가지고 홍상수 정도의 작품'수'와 '시간'을
        지켜온 걸로 봐서 거장 8부에서 9부 능선 까지 왔다고 봐도 무방할듯^^
    • 3. 마스터 음 곱씹어볼수록 우울하고 슬픈 영화입니다. 호아킨도 좋았구요. 메리 루이즈 파커의 경우도 자기 영화를 보지도 모니터링하지도 않기로 유명해요. 자기자신에게 실망하고싶지 않아서라더군요
    • 1. 관객의 입장에서 감독의 사생활때문이든, 아니면 영화의 내용 때문이든 홍상수의 영화가 불편할 수 있다고는 생각됩니다.
      다만 거장의 정의를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쌓은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라고 정의하는 한,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비록 영화 흥행면에서는 부족하지만, 한국의 감독 중에서는 드물게 자기만의 스타일이 뚜렷한 작가주의적인 영화를 만들어왔고,
      첫 작품이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이래로 지금까지, 매 작품마다 꾸준하게 초청되어지고 평가를 받는 감독이기도 하니까요.

      3.호아킨 피닉스가 잘못된 평가를 받는다는 표현이 맘에 걸리는군요. 그렇게 말하려면 그가 저평가 받는다는 근거가 필요한데 과연 그런가요?
      꽤 많은 영화 애호가들이 한국에서 개봉 영화로는 '투다이포'이래로, 물론 리버 피닉스의 동생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했지만,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편이고, 몇몇 작품에서는 꽤 훌륭했다고 생각하고 있을겁니다.
      다만 그가 갖고 있는 재능에 비해, 실력을 발휘할 좋은 작품을 많이 하지 못한 점은 아쉽고,
      또 하나는 형제간 인데도 외모가 주는 이미지가 리버 피닉스와는 다르게 강한 인상의 성격파 배우스러운 점이
      (능력에 대한 저평가라기보다는) 대중들에게 덜 사랑 받는 요인이 될 순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수하 역할을 이종석같은 꽃미남이 아니라 정웅인 같은 외모의 청년이 했다면...뭐 그런거죠
    • 홍상수 감독 영화를 좋아한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대개 보러 갑니다. 제가 그의 영화에서 보는 것은 허위성, 속물성, 일상성, 욕망 등을 직시하는 시선이죠. 개인으로서의 홍상수가 어떻든, 자신의 일부든 아는 사람들의 일부든 그걸 영화에서 인간에 대한 탐구로 직시하는 시선에는 냉철함이 있고 그 점에서 영화인 홍상수가 그 개인과 분리된다고 생각해요.
    • 영화로 보건대, 거장같은 거창한 표현은 그쪽에서도 싫어할 것 같군요.

      저도 이창동 영화가 별로이니 뭐라고는 안 하겠습니다만, 영화를 개인적으로 보고 남의 감상은 존중합시다.
    • 마스터 꼭 보세요. 그의 절정감을 느끼시길.
    • 홍상수에게 싸소패스러운 무심함, 깜냥이 안되 싸지르는 아저씨의 무식함, 별놈이란 표현도 보는군요;;;
      • 저는 무릎을 탁 치면서 읽었습니다. 사이코패스는 홍상수를 묘사하는 표현이 아닌데 그 점은 감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예. 싸이코패스는 제가 잘못읽은 것이고, 감독에게 가지고 있는 생각의 차이는 인정하겠습니다만...적어도 대충 만드는 감독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배설에 가까울 정도로 싸지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민감한 것인지 모르겠는데, 인격모독에 가까울 정도로 좀 불편한 표현 같습니다. 말씀하신 분에게 논쟁을 거는 것은 아니지만, 좀 불편한 발언인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밑에 menaceT님이 쓰신 의견이 더 설득력있네요.
    • 홍산수: 재미있는데 불편합니다. 여자들에 대한 묘사도 마음에는 안 들지만 그게 제게 홍상수식 불쾌감을 유발하진 않고요. 한 십 년쯤 전부터 그의 영화에서 조금씩 달라진 부분인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여전히, 주욱 술자리 지키면서 나중에 그 난장판을 하나하나 평온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는 기분이에요. 물론 본인까지 그 묘사 안에 포함돼 있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자학개그를 안 좋아하거든요. 특히 저와 겹치는 부분이 많을 수록 보기 싫죠.
    • 저는 홍상수가 (위에서 선인장3 님이 언급하셨던 것처럼 홍상수 본인은 그 표현을 부담스러워 할 것 같지만) '거장'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글쓰신 분에게까지 이 생각을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김기덕과 홍상수를 비교하셨는데, 김기덕이 페미니스트들에게 주로 비판받는 지점이 여성을 '남성을 구원하는 성녀' 등으로 타자화하거나 남성에 종속시키는 그 시선 아닌가요? 김기덕 영화는 그런 자신의 시선에 진지합니다. 홍상수는 그런 부분에선 상대적으로 덜 까일 만하죠. 홍상수 영화가 기본적으로 '자고 싶어 안달난 남자'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속물성의 고발 및 조소에 가깝고요. '해변의 여인'이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등의 영화에선 심지어 그런 남성 캐릭터들이 여성 캐릭터들에게 혼나기까지 하죠. '옥희의 영화', '다른나라에서',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여성 캐릭터들이 이끌어가는 영화고요. 그리고 홍상수는 한 번도 찌질한 남성들의 이야기를 단순히 늘어놓은 적이 없어요. 비슷한 이야기를 마치 기본 포맷처럼 유지하되, 늘 반복과 변주로 구조적 실험을 시도하고, 영화마다 그 구조를 짜는 축을 바꾸어 새로 판을 짜거나 혹은 기존의 실험을 더욱 밀고 나가는 식으로 영화를 진행합니다. 그 안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찌질한 인간 군상 그 이상의 새로운 의미들을 창출하고요. 홍상수는 '상투에 싸우기 위해' 영화를 만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여자와 자기 위해 안달하는 찌질한 남성들의 모습은 그런 삶의 상투성을 드러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끌어오는 컨셉에 가깝다고 생각해요(홍상수 본인 혹은 주변 남성에게서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보기 때문에 더 그런 인물들을 끌어오는 것이기도 하겠죠.). 위와 같은 구조적 실험은 그런 상투성과 싸우기 위한 무기일 테고요. 반복과 변주는 늘 홍상수 영화에서 드러나게 쓰이는 장치들인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요소들을 단순한 유머 코드 정도로만 생각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 감독 자신 작품 색깔의 완성도 면에서 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아킨 피닉스의 독특한 연기 관념 이해할만 합니다 이런 연기자는 모니터가 오히려 어색하게 만들겠죠.
    • 프레데릭 / 아 메리 루이즈 파커도 그렇군요 ... 저는 정말 연기하고 난 다음 자신의 연기를 보지 않는 게 일종의 발상의 전환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멋진 방법 같다는 생각은 너무 안일한 걸까요. 둘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사한 연기를 한다는 것에 있어서 안일한 생각은 아닐 거라 믿습니다.

      새벽길 / 사실 저는 근데 외모라는 측면에서도 리버 피닉스보다는 와킨 피닉스가 더 멋...있긴 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이건 정말 개인의 취향에 불과하겠지요.

      꼼짝마 움직이면 쏜다 / 네...! 이번주 안으로 보려고요 ㅎㅎ

      가영 / 저는 이해할 만하기 보다는..굉장히 용감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모니터를 오히려 어색한 존재로 만들 존재라는 점에서는 공감합니다.
    • 홍상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어떤 특정 코드가 반복되는 음악을 듣고 있다는 느낌이 들죠.
    • 전 비밀의 청춘님께서 어떤 느낌이신지 알 것 같아요.
      찌질한 지식인 남성에 대한 변명이 심한 느낌이라 보고 있기 힘들어요.
      네, 풍자와는 다른 느낌이라서.

      이제 그만, 우리 헤어지기로 해요,라는 마음가짐으로 안보고 있습니다.
      안보니 좋았습니다-_-b
      • ㅎㅎ 저도 동감. 보며 그리 불편하진 않고 히히덕 거리며 즐길 때도 있으나 점점 더 지겨워질 뿐..엄청 유치한 표현이지만 영화가 뭔가 진심이라곤 없는..

        평가가 워낙 좋으셔서 왜일까 하며계속 보긴 했는데..이제그만, 우리 헤어지기로 해요,라는 마음가짐으로 안보고 있습니다.

        안보니 좋았습니다-_-b 2222



        저도 김기덕 쪽이 좋아요.
    • 새벽길, 푸른나무, 안녕하세요, menace T / 홍상수 감독에 대한 매력 지점을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쓰긴 했지만 저 자신이 홍상수 감독을 좋아하지 않다는 사실 자체가 그리고 그보다도 그 사람을 불편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그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한테 기분 좋게 또는 합리적으로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작가주의라는 것도 영화를 봤기 때문에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제가 그이를 좋아할 수 없는 이유,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예 나와는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기 때문이라고 지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웬만한 감독의 기행, 독특함이 좋은데 도저히 홍상수 감독의 개성이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와닿지가 않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에 대한 반발감이 사실 말한 것처럼 소위 페미니즘적 시각에서만 나온다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에 더 궁금했다고나 할까요? 예를 들어, 만약 그 점에 치중했다면 제가 김기덕 감독의 작품들을 보지도 않았을테니 말이에요.

      아마 푸른나무님이 말씀하신 홍상수 감독의 '욕망과 허구성과 속물성을 드러내는 시점'이 제게는 안녕하세요님이 말씀하신 '자학개그'로 드러나는 게 제게 홍상수 감독을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시점을 다른 감독들은 치열하게 무섭게 때로는 욕 먹을 각오를 하고 노골적이게 만들어내는데 홍상수 감독은 ... 그래요, 가볍고 자학적이게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menaceT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김기덕이 비록 여성을 주체적으로 보지 못할지라도 그 사람이 자신의 시선에 매우 진지하다는 게 저에게 있어선 오히려 비판을 덜 받을 지점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홍상수 감독이 만들어내는 고발을 보면서, 저는 한마디로 공감을 잘 하질 못하겠더라고요. 왜냐하면 그이가 만들어내는 카메라의 시선도 제가 봤을 땐 그가 고발하고자 하는 인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에서 그의 자학개그가 불편했던 것 같아요. 저는 menace T님이 말씀하신 여성 캐릭터들이 주인공으로 나와 주도적으로 이끄는 홍상수의 영화까지도 보고 그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는 기회를 삼고 싶어지네요.

      선인장3 / 남의 감상을 존중하는 건 기본의 자세입니다. 제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면 정말 유감이네요. 저는 홍상수 감독을 좋게 본 사람들의 감상으로부터 제 생각을 점검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 글을 쓴 것입니다. 제가 홍상수 감독에 대해 느끼는 이 반발감이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단순히 조롱하고 무시하며 그를 좋게 생각하는 관객들을 마찬가지로 조롱하고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정말 그렇게 보이는 것이 진심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덤으로 홍상수 감독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본문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건 저에게 반발감을 주는 그의 요소들을 조금 노골적으로 드러내다보니 여과없이 섞이긴 한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그 이야기를 차치한다고 한 것은, 그에 대한 어떠한 도덕적인 판단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제외하고서라도 여전히 그의 작품이 재미도 없게 느껴지고, 작품 내적인 요소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뿐입니다.
    • 리플이 더 달렸군요.!

      석가헌 / 다른 분 말씀처럼 변주하는 것이 그 감독의 특징인 것 같아요. 이 변주도 사실 제가 재미없어 하는 지점인 것 같기도 하긴 합니다.

      知泉 / ㅎㅎㅎ 제가 쓴 긴 글의 짧은 버전으로 댓글을 써주신 걸까요? 그런데 헤어진 연인이 된 것 같다는 표현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 감독의 영화를 보면 감독을 감독으로 보지 않게 되고 성적(스코어 아닌 섹슈얼)인 이야기를 한 한 명의 사람을 보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써놓고 남자로 읽는)인 것 같다 싶습니다. 네, 마치 살짝 그 사람이 말하는 걸 두어 번 봤는데 그 사람 말하는 게 내 스타일 아니더라와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어떻게 보면 이것도 홍상수 감독에 대한 반발감의 근본원인일 수도 있겠네요; 허허
    • 홍상수 영화는 제게 불편함을 넘어 불쾌감까지 주는 영화였는데요, 영화에 나오는 겉으론 멀쩡해보이는데 알고보면 찌질하고 엄청 밝히는 남자들이 감독이 가진 욕망의 대리자들이라 생각되어서 싫었습니다.
      그런데 <.. 해원>을 본 후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꾸준히 자기 영화를 통해서 그런 남자들을 여성관객에게 고발하고 있는것 같아요 ㅋ
    • 저는 홍상수 감독도, 폴 토마스 앤더슨도 이전 작들은 어딘가 신경을 긁는 구석이 있어서 좋아하지 않았는데 최근 영화들은 참 머리와 마음을 건드리더라구요. 마스터 내리기 전에 꼭 보세요.
    • 홍상수 감독이 거장인지 아닌지는 모르겠고, 저는 홍상수 영화를 보면 피식피식 웃다가 영화 끝나고..아 내가 뭘 봤지? 이런 느낌이에요. 늘...그래서 참 묘해요.
    • 일단 거장이라는 기준자체가 없으니 그 부분은 넘어가야 겠죠. 다만 홍상수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불편함]인 것 같아요. 근데 불편한 게 나쁜 걸까요? "세계는 존재하는 모든 것" -L 비트겐슈타인-이라면 당연히 진실의 대부분은 우리의 편안함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들이겠죠. 홍상수의 불편함은 그런 의미로 존재하는 진실들 가운데 포장되지 않고 덮어졌으며 보고 싶지 않았던 진실들을 끄집어 내는 불편함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류의 감독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도 홍상수의 모든 영화가 김기덕의 영화만큼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사람들이 싫지는 않아요. 불편한 진실을 끄집어 내는 게 꼭 정치적으로 해석될 필요는 없죠. 일 예로 김기덕의 <파란 대문>을 어떤 페미니스트 평론가는 결국 두 여자를 매춘부로 만드는 영화라고 해석했지만, 개인적으론 두 여자가 매춘이나 기존의 섹슈얼리티를 벗어나 하나의 소통으로써 관계를 맺는 영화라고도 해석하거든요.마찮가지로 홍상수의 영화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불편하고 권력적이 되겠지만, 인간이 가진 욕망의 껍데기를 벗겨내고 드러내는 영화라고 해석하면 그 불편함도 견딜 수 있게 되더군요.

      다만 개인적으로 홍상수의 가장 큰 불편함은 왜 항상 그 까발림의 대상이 남성이어야 하는가? 라는 점이에요. 그의 영화에서 남성들은 항상 지나치게 솔직합니다. 그의 영화에서 가장 반복되는 대사 중 하나가 "정말" "진짜" 와 같은 종류죠. 이 말은 남성들은 항상 뭔가를 바라고 그 대상이 여성이며, 그 방법으로 "정말" 진짜"와 같은 단어를 통해 반복되는 욕망의 변주들이라는 점이에요. 말하자면 남성들은 욕망의 노예이고 여성은 그 욕망의 대상이며 동시에 그 욕망의 주변부라는 설정이죠. 이 설정에 항상 반복되는 패턴이 지나치게 솔직한 남성들과 지나치게 대상화된 여성들이죠. 그래서 볼 때마다 오글거려요. 그들은 항상 "정말" "진짜" 지나치게 벌거벗겨지거든요.
    • 보고나면 불편함을 느끼는 영화들 좋아해요. 라스폰트리에도 김기덕도..
      근데 홍상수 영화는 그냥 다 장난같아요. 뭐하러 또 찍고 또 찍나싶고 ㅎㅎ 생활의 발견까지는 그럭저럭 보다가 그 뒤부터는 완전 싫어졌어요.

      저는 마스터가 시간이 지날수록 또 보고 싶은 영화예요.
      진짜 거장은 여기 있었네? ㅎㅎ
    • 저는 홍상수 감독 영화가 한번도 가볍고 자학적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그 점이 조금 신기했어요. 위에 어떤 분이 쓰셨는데 농담 같은 대화와 반복되고 변주되는 장면들이 단순유머코드가 아니라고 보여졌거든요. 현실과 무의식의 경계를 가장 일상스럽게 보여주지 않나...굳이 반박은 아니고 저는 그랬습니다.
    • 윤대협님 / ㅎㅎ 저도 여성 주인공 위주의 영화들을 봐야 좀 생각이 변할지도 모르겠네요.
      walktall / 오늘 내일 꼭 보려고요 ㅠㅠ 와킨 피닉스는 자기가 그렇게 연기 잘했다고 칭찬 받았으니 마스터는 살짝 보지 않으려나요.. ㅎㅎㅎ
      꽃띠여자 / 특유의 느낌이 있죠, 홍상수 감독이.
      jouissance / ㅎㅎㅎㅎㅎ 제가 얼굴만 어렴풋이 기억이 나네요. 실지로 본 적은 없어서..
      ANN's 440 / 너무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물론 불편한 것은 나쁜 것이 아니지요. 저도 불편한 사람들을 좋아해요.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홍상수가 드러내는 그 불편함은 제 취향의 불편함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불편하다는 감정도 사람마다 견딜 수 있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정말 진짜" 이야기해주신 부분은 매우 공감갑니다. 정말 좋은 지적인 것 같아요.

      민트향본드/ 라스폰트리에, 김기덕 둘 다 좋아합니다.! 장난 같다는 말 굉장히 공감갑니다. 어쨌든 마스터를 꼭 봐야겠다는 게 결론이군요.

      푸른나무 / 그러니까 말이죠. 저는 이상하게 가볍고 자학적인 느낌이더라고요. 단순한 유머코드라기보다는...저는 그러한 구조를 단순한 유머코드라기보다는 뭔가 외려 가볍고 자학적인 농담을 다른 버전으로 계속 틀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 홍상수는 거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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