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의 불필요한 걱정에 대한 불필요한 걱정

안선영의 나보다 100만원이라도 더 벌어야 존경할 수 있고 남자로 보인다는 말을 듣고 몇 가지 생각해봤습니다.

 

우선 연인 사이에 서로 존경씩이나 한다는 게 참 사람마다 단어의 정의에 대해서 다른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 누구를 '존경'한다고 생각해 본적이 한번도 없어서..


그냥 '우왕.. 저 사람 간지짱.. 완전 좋아..' 이러는걸 존경이라고 표현하는 건지도..

 

그리고 그 존경의 대상이 연봉 100만원이라니.. 이거 세금 떼고 나면 한 달에 8만원도 안 되는 거 같은데 말입니다


그럼 남자가 연봉이 삭감되거나 백수가 되면 어제 있던 존경심이 갑자기 사라지는 겁니까.

 

사실 안선영의 걱정(?)이 불필요한 이유는 실제로 남자가 여자보다 통계적으로 돈을 잘 벌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에서라면요 더 더욱..

 

우리나라 100대 기업으로 가보면 남녀 연봉차이는 3천 만원이 넘습니다. 임원들도 남자들이 훨씬 많고 아예 남녀의 고용률에서도 여자가 훨씬 뒤쳐집니다.

 

100대 기업이 아니라 전체 근로자 평균으로 가면..

 

어떤 연령대에도 남녀의 연봉차이는 100만원이 넘게 나고요 30대부터는 천 만원이 넘게 나오고 이 격차는 50대에도 계속 벌어집니다.

 

통계적으로 한국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돈을 더 버는 나이는 24살에 딱 한번 인걸로 알고 있어요. 남자는 이 나이에 군대에 있거나 제대해서 복학준비나 하고 있을 때죠.

 

물론 안선영이 꽤 고소득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자기나이 또래에 자기보다 백 만원이라도 더 버는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려웠을 거고 그래서 그런 얘기를 한 거겠죠.

 

거기다 실제 현실에서 무슨 남자여자가 연봉순서대로 죽죽 서로 줄 그어 가면서 만나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개인 차원의 푸념이긴 한데..

 

만약 어떤 대한민국 평균 신장의 키를 가진 남자가 나는 나보다 작은 10센치 정도 작은 여자가 여자로 보인다라고 한다면..


글쎄.. 저는 원래 한국남자랑 여자 키 차이는 보통 10센치가 훌쩍 넘어ㅠㅜ이렇게 생각할 거에요.

 

만약 네덜란드에 가거나 마사이족을 만난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사실 인터넷과 실제 현실에서 존재하는 된장녀 담론들의 진짜 문제는 그런 여성(실제로는 실제하지 않는 관념적인 존재이긴 하지만)들을 공격하는 남자들의 입장과는 거꾸로 그 문제의 본질이 남녀의 경제적, 사회적 격차에 기반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사실 더 크게 그 위에 남녀를 넘어서는 경제적 계급의 문제가 있고요.

 

김구라가 안선영이 섹스 앤 더 시티흉내 낸다고 했던데 사실 안선영이 노린 게 바로 그거 같아요


잘은 모르지만 섹스 앤 더 시티가 가난한 여자가 재벌 2세 만나는 얘기랑은 많이 다르잖아요


능력 있는 여자들이 세상의 꼭대기 뉴욕에서 쇼핑하듯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는 얘기잖아요.


이건 우리보다 훨씬 남녀의 경제적 격차도 덜 하고 여성인권이라던가 문화적, 사회적으로 그런 지표들이 더 좋은 나라의 여성들의 욕망을 대변하는 거 같은데..


안선영도 재벌2세 만나는 한국드라마보다는 연하남 만나는 섹스앤더 시티가 더 쿨해 보였을지 모르고

 

나는 남자의 집안이나 재벌 2세 이런 거 안 본다라고 하면서 확실히 선 그어놓고 자기는 연하남 잘 골라서 육성하는 능력있는 개념녀로 설정한건데 연봉 100만원으로 발언만 남게 되고 죄다 실패..    


결국엔 좋은건 트래픽 몰린 포탈과 클릭수 늘어난 언론사 광고주들...


남자든 여자든 서로의 경제적 격차가 최소화되고 어느 한쪽에 강요되는 사회적 억압도 최소화되서 남자든 여자든 그냥 대등한 존재로서 서로 대등하게 욕망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세상이 오면 저런 별 대단할거 없는 발언 하나만 터트려주면 인터넷이 시끌시끌해지는 그런 일이 안 벌어질지는.. 모르겠네요. 

    • 뭐 온라인에는 불필요한거 천국이죠

      연예인들도 불필요한 가십거리만 쏟아내고

      네티즌도 똑같고
    • 존경여부는 돈이 아니라 성품으로 판단해야...
    • 날카로우시네요 ㅋ
      그럼 남자가 연봉이 삭감되거나 백수가 되면 어제 있던 존경심이 갑자기 사라지는 겁니까?
      라고 안선영씨에게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 안선영도 사람이고, 일단 첫느낌에 대한 멘트라고 생각해요. 일단 남자느낌이 들려면 그래야 하더라..하는 거지, 절대적인 조건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라스가 예능이니 웃음을 유발하려고 오바한 면도 없지 않겠죠. 여자가 남자고르는 상황에 대한 유머는 유머이지만 남녀가 바뀌면 분위기 썰렁해지죠. 아내가 두려워서 벌벌 떠는 것은 개그콘셉트가 되지만 그 반대는 썰렁한 것 처럼. (가끔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도 자연스러운 것으로 설정하긴 합니다만 결국 맞는 것은 남편이어야 사람들이 웃죠)
      그래서... 어떤 남자가 좋아졌는데 연봉이 깍였다고 애정이 식느냐하는 질문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안선영을 호감으로 봐서일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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