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림... 오덕도 백인백색

오덕 문화는 그냥저냥 안다고 생각하는 저와, 오덕에 대해서는 잘 아는 룸메와

오덕인 친구와 셋이서 퍼시픽 림을 보러 갔습니다. 

저와 룸메는 동갑이고 오덕 친구는 여섯살 어려요. 

동갑인 우리 둘은 퍼시픽 림이 두번째 관람이었죠. 


저희는 이 영화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영화 끝나고 환호성을 지르기 까지 했어요. 

우리는 몰랐지만 계속 이런 영화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무식한 로봇, 더 무식한 괴수

새침한 여 조종사, 열혈 남 조종사. 근엄하고 책임감 있는 지휘자와 미친 과학자. 

근데 오덕 친구는 시큰둥합니다. 이 친구는 에반게리온의 설정과 유려한 디자인의 로봇들과

비교하더라구요. 흑흑 넌 왜 커다란 주먹으로 카이주의 머리를 쥐어뜯는데 감동이 없니. ㅜ.ㅜ


제 나이 또래라고 해도, 이 사람이 마징가나 울트라맨이나 고질라에 애정이 있는지 없는지,

오덕이라고 해도 육중함과 크기에 어떤 환상이 없는지, 좀 더 양덕 스타일인지, 일덕인지,

아예, 그런 것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지... 곁다리로 크툴루 신화는 아는지 모르는지 등등. 

참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는 영화였어요. 블록버스터인데 블록버스터가 

아니었어요. 이건 꽤 매니악한 영화였네요.


우리는 퍼시픽 림이 성공해서 또 이런 영화가 나오길 바라지만 그닥 좋은 소식은 안들리네요.

음... 아마 안될거예요.






    • 저도 퍼시픽림 두번관람했는데요 ㅋㅋ 크레딧보면서 정말 전율을 느꼈죠. 이건 대단한 영화다.
      근데 정작 에반게리온빠 친구는 시큰둥...뭔가 약간 섣불리 좋아하기에 자존심이 상한 눈치였어요. 그게 뭔지 전 잘 모르겠지만.
      • 섣불리 좋아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는 --> 해도해도 그렇지 이건 너무 무식하잖아. 내가 무슨 큰 로봇 나와서 다 때려부수면 좋아하는 생각없는 인간인 줄 알아?가 아닐까요?
        • 뭔가 흔히 에바빠들이 논하는 어떤 철학들..또는 철학비스무리따위의 것들이 무시당하는 느낌이 아니었을까요?
          저는 그 친구의 에반게리온 얘기를 듣다보면 단순한 애니 이상의 거대 철학과 사유가 결합된 그 '어떤것'에 대한 판타지를 동경하는 느낌을 종종 받아서요.
          하지만 퍼시픽림의 매력은 오히려 단순함(무식하기까지한)이라고 전 생각하죠. 훗
    • 일본 애니에는 그닥 흥미를 못느끼지만 아주 재미있게 봤어요

      엄청 큰 로보트가 엄청 큰 괴물을 엄청 때리고 흠씬 두들겨맞는 거랑, 공들여 만들었을 도시가 과자처럼 간단히 바스러지는 씬들에서 쾌감을 느꼈습니다
    • 저도 오덕은 아니지만 얼마나 감독이 이런 영화를 열망했는지 느껴져서 좋았어요.
    • 아무래도 300 볼 때의 악몽이 떠올라서... 저는 너무너무 싫은데 누군가는 디게디게 좋아하는..
      아직 감이 안 와요;;;; 판의 미로는 디게 좋아했는데....
    • 두 번째 관람은 중2인 조카를 데리고 갔었는데요... 첫 장면 끝나자마자 저에게 귓속말로 "오프닝이 저 정도면 나중에는 어떻게 된다는 거야?" 라고 말하고, 팝콘이랑 음료수에 손도 대질 않고 집중해서 보더군요. 옛날에 인터넷에 떠돌던 뽀통령 보는 어린이 사진 같은 느낌. 그리고 집에 와서는 영화 때문에 흥분돼서 잠을 못자겠다며... 아무래도 앞으로 조카랑 놀아야겠어요.
      • 조카님 귀엽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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