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책 잡담] 토지에서 누구 제일 좋아하세요?

주인공인 서희는 아무래도 너무 먼 당신같이 멀고 고고한 느낌이 들어서 막 좋다는 느낌은 안 들더라구요.

여러 번 읽다보면 처음처럼 차가운 느낌은 없어지고 쬐금 연민도 생기고 더 사람냄새도 느껴지는 것 같고 그러기도 하지만요.


용이랑 월선이도 참 좋아하고

그 친구 영팔이네도 좋고

어쩐지 작가의 분신인 것 같은 느낌도 살짝 나는(아마 그 나이때가 아니었을까요?) 홍이 딸내미 상의도 자꾸 눈길이 가고 

인실이랑 오가다 생각하면 눈물도 나고

그래도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주갑이에요ㅎ

토지에 나오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살았을까 싶으면서도 살아지다보면 그렇게 살았을수도 있을 것 같고 그런 느낌이 들지만

용이가 슬며시 주갑이 부러워한 것처럼, 어쩐지 슬며시 부러워지고 하는 그런 사람.

또 그 사람, 장연학이도 참 좋아하구요.

처음 읽을 때는 뭔가 정말 차갑기도 하고 속도 알 수가 없고 거의 기능적인 캐릭터처럼 느껴졌는데

차츰 알아갈수록 그 고민이나 열정, 깊은 사람됨이 가끔 살짝 드러나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에요/ㅅ/


얼마 전에 읽은 단편집 서문에 '단편은 장편에 비해 인물을 사랑할 수 있는 시간도 적고' 뭐 대강 그런 문구가 있었어요.

단편이 장편과 다른 점을 설명하면서 나온 얘기였지만 뜬금없이

그래서 장편에 오래 나온 사람들은 어딘지 사랑스러운 구석이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걸까 싶더라구요.

왜 읽다보면 절대 좋아할 수 없는 인물일 것 같은 두수마저 어딘지 인간적인 연민이 느껴지잖아요.


+

토지에 장 제목이 '사랑'인 장이 두번 나왔는데 하나는 월선이가 죽던 그 장이었는데 또 한 장은 어디였지요?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잘 모르겠네요.

    • 오래돼서 기억도 안나지만 암튼 하나하나가 다 살아있는 분들 같아서... 정말 정 간 등장인물들 많았는데 기억이 안나요. ㅠㅠ

      전 아무래도 길상에게 정이 갑니다. 그리고 조준구의 아들. 곱사등이지만 마음만큼은 부처 같았던, 그리고 자개장인으로 통영(맞나요)에서 살았던 그 분도 좋아했었죠.

      영팔이도 오래오래 살아서 꽤 후반까지 등장하셨죠? 나중에 그 분 나오면 반갑고 회한에 잠기고... 책 읽으면서 별 짓 다하네요.ㅋ
    • 양현이와 영광이요.
    • 전반부에서는 용이, 자식대에서는 홍이랑 환국이요. 윤국이의 욱하는 성질도 좋지만, 장남 컴플렉스 쩌는(?) 환국이가 왠지 마음이 쓰였어요.
    • 최서희하고 길상이요.
    • 전 토지읽으면서 길상이한테 완전 이입되었어요. 특히나 2부의 서희와 결혼과정에서. 양현이는 제 자식같이 불행해지면 안되는데라는 조바심이 났고.
    • 저는 홍이요. 지금 다시 읽어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처음 다 읽고 나서는 홍이에게 마음이 쓰이더라구요.
    • 서희가 좋던데요. 서희 할머니나 엄마도 좋더라구요. 서희집 삼대.
    • 처음부터 끝까지 주연급의 위치를 유지하는 길상이. 제일 마음이 이해되는 사람이에요.
    • 길상이요 10대엔 주인어른께 충성하고 20대엔 사업에 성공하고 사랑을 하고 30대엔 나라를 구하려하고 40대엔 오랜 세월 꿈꾸던 그림을 그리지요 이루어나가는 존재라서요 ⓑ
    • 토지의 인물들은 제가 사랑하거나 미워하거나와 관계없이 존재하는 사람들 같아요. 현실의 모든 이웃들처럼요.
      그리고 역시 이곳에서 제가 마음을 주는 사람들이 존재하듯, 토지를 읽으면서 유난히 좋아했던 인물도 있죠.
      위에 언급된 모든 인물들, 빠짐없이 다 공감가는데, 없는 인물 중에선 김환, 강쇠와 관수, 그리고 그 외 지리산 사나이들이요. 청일교였나요, 교주가 되어버린 지삼만을 포함해서 모두 다요.
      강쇠가 딸을 산에서 잃고 한오백년의 한 구절을 계속계속 부르면서 환의 환청을 듣는 장면
      관수가 만주에서 죽기전에 백정인 아내에게 모진말까지 하며 약해지는 모습은 정말이지 가끔 그냥 떠올라서 아파지곤해요.
    • 그래서 결론은 kbs 토지 캐스팅은 진리라는 것입니다. ㅋ
    • 아무래도 서희...

      그냥 박경리 작가가 대놓고 자신은 서희캐릭을 너무 사랑한다고 했죠. 사실 토지 나오는 캐릭 중 통털어서 '노골적으로' 외모에 대해 무슨 순정만화마냥 완벽하다고 묘사가 되어있고, 심지어는 마지막에 8.15 광복 될때의 노인서희마저도 여전히 곱다는 묘사가 ㅎ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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