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을 위한 변명
갑자기 토요일의 모 방송프로그램 생각이 다시 나서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말하려는 건 아니고 주로 논쟁이 되는 부분 FAQ 정리 좀 해봤습니다. 듀게에서 본 내용들도 많은데 출처표기 따로 못 하는 점 이해부탁드려요.
Q.방송에 나온 모 한의사 보니 이건 틀림없이 사기같다. 한의학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밝혀진 거 아닌가?
A.일부 한의사가 잘못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다. 돈 때문에 부도덕한 진료를 하는 양의사들은 왜 얘기하지 않는가.
Q.사람 몸이 그래도 비슷비슷할 텐데 유독 동양, 그것도 아시아 일부에서만 한의학 치료를 한다는 건 이상하지 않은가?
A.신토불이다. 서양인에게 양의학이 잘 맞듯이 한국인에겐 우리의 것이 좋은 것이다. 반대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왜 서양의 방식으로만 사람 몸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Q.한의학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게 대조군 테스트가 잘 나온 자료가 별로 없다. 의심스럽지 않은가?
A.반만년의 민족역사를 통해 경험의학으로서 검증이 되었다. 괜히 많은 사람들이 한의학치료를 받고 있겠는가. 그리고 통계분석을 하려고 해도 기득권 양의사 세력들 탓에 실험연구할 환경이 되지 않는 점도 있다.
Q.아무리 생각해도 한의학은 과학적이지 않은 것 같다.
A.죽을병에 걸려 아픈 사람 입장에선 이게 과학적이냐 아니냐 따위는 사실 별다른 관심사가 아니다.
Q.과학적 증거가 없다면 사기극 아닌가?
A.한의학 자체가 사기극이라는 사람들은 도대체 열불나서 이 나라에서 어떻게 사는가. 이민을 가야한다. 국가가 사기의 공범노릇을 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사는가. 입으로만 떠들지 말고 당장 정부청사 앞에 가서 피켓시위라도 하라.
Q.한의학 자체가 모호한 면이 있어서 두루뭉술한 느낌이 강하다.
A.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여러가지가 있다. 한방의 이론을 양방의 수치로써 근거를 대라는게 어불성설이다. 그렇다. 한방과 양방의 가장 큰 차이는 수치화에 있다. 어떤 사람은 180/120의 혈압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이 사람은 고혈압 환자다. 하지만 양방에 근거하여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정상혈압'을 가진 사람들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 경우에 양방에서는 '고혈압' 환자 로 진단하겠지만, 한방에서는 '정상' 이다.
Q.동의보감에서 엉터리 내용이 상당하다.
A.동의보감을 현재의 관점에서 바르게 받아들여야 한다. 서양에서는 흑사병에 피를 뽑아내는 엉터리 치료를 했었다. 양의학의 부끄러운 과거도 만만치 않다.
Q.아무튼 동의보감이 현대에 맞지 않다는 점에 동의하는가?
A.아니다. 선조의 지침을 따라 양생술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예컨대 “하루 종일 침을 뱉지 않고 머금고 있다가 삼키면 정기가 늘 머물러 얼굴과 눈에서 빛이 난다. 몸의 근본은 진액이다. 침, 땀, 피, 정액, 담즙, 눈물 가운데 오직 돌이킬 수 있는 것은 침이다. 돌이키고 돌이키면 낳고 낳는 뜻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요즘에 와서 사람들이 성적 욕망을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이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 “자본과 상품의 조종에 의거해 방탕하게 놀아나거나 깊은 죄의식에 시달리거나, 성적 들뜸과 차가운 금욕 사이를 대책 없이 오락가락할 따름”이다.
Q.한의학은 이미 하향추세로 머지않아 도태될 것이다.
A.외국에서는 이걸로 돈 번다. 뉴스에서는 해외에서 한의학이 새롭게 각광받는다는 내용을 한 적도 있다.
Q.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 논쟁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A.몸은 병원에 맡기고, 우주는 '천문학적 쇼'의 배경으로나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숱한 질병과 번뇌들이다. 그런 점에서 21세기 인문학의 화두는 몸(!)이다. 몸이야말로 삶의 구체적 현장이자 유일한 리얼리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