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맞춤법 집요하게 지적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완벽하게 맞춤법을 구사하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만 해도 '넌 얼마나 잘하나 보자' 하고 누가 눈에 불을 켜고 붙는다면 자신이 없어요.
철자 틀리는 것은 물론이고 띄어쓰기가 제일 걸리죠. 쓰면서도 아리송하지만 그냥 대충 감으로 때려 맞추는 식이었거든요. (근데 띄어쓰기 지적하는 취미를 가진 분은 보기가 힘들더군요)
근데 너무 노골적으로 잘못된 것을 반복하는 경향이 너무 심해요. 셀 수 없을만큼 많지만 당장 떠오르는게 '눈에 뛰다' 하는 식으로 띄다와 뛰다 구별 못하는 것이나 -ㅐ 하고 -ㅔ 혼동하는 것 등등...
재밌는게 '낳다'와 '낫다'와 '낮다'를 혼동하는 경향은 많이 개선이 됐어요. 이유가 간단합니다. 누군가 인터넷에 '김태희가 여자 연예인중에 외모는 제일 낳지 않나요?' 같은 글을 올리면 댓글로 맹폭이 쏟아지거든요. 엉터리 맞춤법에 대한 조롱의 단골 소재같은게 되어서.. 맞춤법 지적하면 칼부림할 기세로 덤비는 분위기 속에서도 저 '낳다'에 대해서는 '까여도 할 말 없지 뭐'하는 식의 암묵적 합의(?)같은게 생겼더군요.
솔직히 (저를 포함해서)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접하는 텍스트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건 인터넷이잖아요. 상대적으로 맞춤법에 있어서 더 신뢰가 높은 책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익명의 장삼이사가 부담없이 쓴 글을 더 많이 읽는단 말이죠. 듣기에 발음이 유사하다든지 한 이유로 생긴 맞춤법 오류는 계속 반복되고 고착이 돼요. 저는 잘났습니다 라는게 아니라 저도 마찬가지죠. 분명히 이 글에도 어딘가에 있겠죠. 지적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끝까지 몰라요. 딱히 교정받을 기회가 없다는게 문제죠.
'그러면 어때? 뭐가 문제야?'라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네요. 결정적 순간에 맞춤법 틀려서 망신당하면 그거야 본인 책임이지 오지랖넓게 별 걱정을 다 하네 라는 말도 맞을지도...-_-; 근데 솔직히 너무 대놓고 틀린 맞춤법이 홍수처럼 넘쳐나는게 굉장히 스트레스거든요.
물론 이건 인정합니다.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른데... 글쓴이가 불쾌할 소지가 충분히 있긴 해요. 인터넷에 글 쓰는건 남에게 공감받으려는게 목적인데, 딱히 자기 의견을 표현함이 없이 '맞춤법 XXX 가 틀렸네요 OOO가 맞습니다' 하고 한줄 띡 던져놓고 사라지면 화가 날 수도 있겠죠. 건조하게 지적만 하면 양반이고 (대놓고 하든 미묘한 냄새를 풍기든) 조롱이나 비아냥대는 느낌을 섞으면 말 할것도 없고...
그렇더라도, 어떻게 지적하는게 글쓴이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최선일까 라는 점을 고민해볼 일이지, '맞춤법 지적은 나의 치부를 공격하는 저열한 짓이다'라는 식으로 나가버리면 곤란하죠. 전 맞춤법 지적당하면 엄청난 수치심을 느낀다는 주장이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위에서 말한 이유라면 모를까 지적당하는 것 자체가 비매너이고 나의 인격에 대한 공격이다 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다니.. 그런 사람들은 도대체 일상생활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할 지경. 항상 칼 품고 싸울 준비가 된 칼잡이도 아니고..;
'서로 맞춤법 지적하지 말자'는 암묵의 룰이 존재하는 것 마냥 말을 지어내는 사람도 있던데... 암묵의 룰 같은건 없어요. 설령 그런 룰에 합의한 커뮤니티가 있다면 그거야말로 꼴통같은 짓이죠. 일테면 정치얘기 하면 꼭 싸움나니까 아예 정치를 주제로 한 글이나 댓글은 금지, 작성자는 강제탈퇴, 이런 룰 정한 카페 같은 곳이 엄청 많은데, 그게 말같지도 않은 멍멍이 소리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테죠. '맞춤법 지적하는건 치명적으로 수치심을 건드려서 인격을 파괴하는 도전행위'이니 맞춤법 지적은 안하는게 맞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