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 없고도 오래 묵은 게임 잡담-조조전, 룰 더 스카이. 워크래프트
둘을 같이 묶긴 룰 더 스카이가 많이 억울하겠습니다만, 어쨌든.
삼국지는 3까지 하고 4로 넘어갈 때 아마 컴퓨터 사양때문에 못 했을 겁니다. 4는 못 해봤어요. 그러다가 컴퓨터 바꾸고 나니 6의 시대. 못 따라가겠더군요. 인터페이스도 복잡해지고 신경쓸 것이 너무 많아졌어요. 비슷한 무렵 심시티를 시작한 것 같은데 같이 복잡하자면 심시티가 더 제 취향이었죠.
삼국지에 완전히 관심을 잃었다가 다시 하게 된 것이 조조전. 게임 발매시기하고 무관하게 그냥 제 손에 닿은 것이 그랬어요.
중간중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긴 게 흠인데 이게 로딩 시다리는 시간도 아니고 아시다시피 역사적 배경 설명하는 시간이라 꽤 지루하죠. 더구나 저처럼 한 놈만 패는 식의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걸 대체 몇 번 읽게 되는 건지. 요즘은 그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물론 아니겠지만, 게임이 무겁지 않아서 조조전 돌리면서 딴 일을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더군요. 조조전이 나올 무렵의 컴퓨터 스펙으로도 이게 가능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요샌 넷북으로도 포토샵 같은 뚱땡이랑 조조전 같이 돌릴 수 있어요.)
요새 다시 이 게임을 시작했는데, 몇 번 하다 보면 다들 하시는 그것, 모든 캐릭터 만렙 만들기를 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몸풀기용으로 보물도감 사용해서 (이걸 사용하면 레벨업을 도와주는 아이템들을 쓸 수 있죠.) 그 다음에는 보물도감 파일 빼고 맨땅에 헤딩.
재밌는 건 딱 마지막 전투 전까지 레벨업에 열올리다가 막상 마지막 전투는 하기 싫어진다는 거예요. 해보나 마나 이기는 게임이니까 뭔가 맥이 빠지는 거죠.
나 사는 것도 언젠가 모자람이 없어서 맥이 빠지는 단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룰 더 스카이는 작년에 레벨 구분을 잠시 없앤 이벤트때문에 안 하게 됐어요. 레벨마다 살 수 있는 아이템들이 정해져 있는데 그걸 없애니까 하기가 싫더라고요.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건, 레벨 구분이 있고 '나는' 그 레벨을 뚫고 올라가는 게 가능한 그런 사회인가 싶더군요. 저 그렇게 고렙도 아니었었거든요. 하기야 게임에서 레벨은 시간 아니면 돈에 정확하게 비례하죠. 요샌 노가다로 뚫을 수 없는 현질 필수 게임이 늘어난 것 같지만.
가끔 꾸는 기분 나쁜 꿈의 원인을 찾지 못했어요.
검은 안개 속을 헤매고 다니다가 종종 끔찍한 (그러나 만화적인) 시체도 발견하고 그럽니다. 어디선가 적들이 오는 것 같아요.
범인은 워크래프트 였어요. 이 게임 이름이 워크래프트인지도 자신이 없네요 .파일 이름이 워 쓰리, 둥둥둥둥 하는 음악이 나왔던 것 같은 도스 시절 게임인데 이거 다시 하고 싶군요. 스타크래프트는 이것보다 재미없게 했고, 와우는 그냥 안 했어요. 현실의 사람들이 게임에 끼어들면 이미 저한텐 그게 게임이 아니라 실제 생활이 되니까요. 제게 게임의 재미란 답답할 정도의 투자-수확의 정비례, 그리고 언제든 저장했다가 되돌아갈 수 있다, 두 가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