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저는 아마 중1 아니면 6학년이었어요. 애들과 성당 미사를 마치고 영화를 보러 우루루 몰려갔을 때 볼 수 있는 건 8월의 크리스마스 뿐. 뭔지도 모르고 팝콘에 오징어 먹다 남은 식은 피자까지 바리바리 챙겨 들어갔습니다.
관객은 많이 없었고, 저희 근처에는 커플 한 쌍이 있었어요. 지금 뒤돌아보면, 그 커플에 참 미안합니다. 저희 꼬꼬마들이 정말 어매이징하게 시끄럽게 했거든요. 음식소리 있는대로 다 내면서 먹고 아 지루해 재미없어 난리를 치다가 짠한 대목에서는 시끄럽게 울고 또 지루해하다가 마지막엔 폭풍울음.
한 이삼년 지난 후 머리가 좀 더 크고 나서 그 영화를 다시 보게 됐는데...깊은 "빡침"과 미안함이 몰려오더군요. 내가 어찌 이런 영화를 그딴 태도로 봤단 말인가. 하면서요. 물론 그 나이가 대부분 adhd 직전의 태도로 삶을 살긴 하지만요.
저는 지금까지 총 여덟번정도 그 영화를 봤어요. 볼 때마다 밀려오는 영화의 감동만큼 그 때 우리 옆에 있었던 그 커플, 우리때문에 온전히 그 영화를 누리지 못했을 커플에게 미안함을 느껴요. 부디 그 연인이 언젠가 다시 그 영화를 제대로 보는 경험을 했기를.
암튼 시작과는 다르게, 저는 허감독의 팬이 되었네요. 이제 곧 8월이네요. 시간 참 빨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