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연락/문자중계 하는 버릇..
저는 밖에 나오면 집에 연락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초등학교때도 학교 끝나고 친구네 놀러가면 집에 전화 걸어서 '누구네 놀러왔는데 숙제하고 몇시까지 들어갈게요' 라고 했다고 합니다.
중고등학교때는 뭐 학교-집만 왔다갔다 하는 편이었는데, 쉬는날 친구들 만나서 놀면 전날이나 아침에 '누구랑 어디서 뭐하고 놀건데 대충 몇시쯤 들어올것 같다' 라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대학가서도 비슷했어요. 수업 끝나고 일이 생기면 집에 연락을 해서 무슨 일이 생겨서 늦는다. 막차전에는 들어간다 같은 내용을 이야기 했고.. 막차를 놓친적은 없었습니다. 술을 잘 못마시다 보니 분위기 타서 막차 놓칠일이 없었던거죠.
동생이 대학을 가서 제일 스트레스 받은게 이것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왜 너는 집에 연락을 안하고 늦게 들어오냐.. 왜 막차를 놓쳤다고 외박을 하냐..' 같은 소리를 듣는데, 동생은 형이 이상한거지, 내가 보통의 대학생활이다! 라고 주장했죠. 제가 적당히 술먹고 늦게 오고 연락 없이 외박하고 했으면 부모님이 미리 훈련이 되어서 동생이 덜 혼났을거라나..
바이크를 타게 되면서, 제가 왜 그리 집에다가 연락을 했는지 깨달았는데, 같이 사는 자식놈이 연락도 없이 안들어오면 부모님이 걱정하실테니까 였던것 같습니다.
바이크를 타고 나가면 중간중간 어머니께 문자를 날리게 되더라고요. 어디에 도착했다, 점심 뭐 먹는다 정도만 보내도 사고 없이 잘 다니고 있구나 하시니까요.
한번은 일요일에 장거리 바이크 투어를 나갔다 마지막 휴게소에서 '어디서 출발하니까 1시간반정도면 집에 도착한다' 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중간에 접촉사고가 났었던 적이 있습니다. 다친곳은 없었지만 사고처리를 해야 해서 집에다가 '일이 생겨서 몇시간 늦는다' 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어머니가 사고났구나, 연락온거 보니 많이 다치진 않았구나 하셨더라고요.
친구나 부모님이랑 약속이 있을때도 집에서 나갈때 '지금 집에서 출발하니까 몇시에 도착할듯' 같은 연락을 하고, 중간에 '차가 막혀서 **분쯤 늦을 듯' 같은 문자중계를 합니다.
이건 상대도 제 이동상황을 가늠할 수 있어야 시간낭비를 안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결혼을 하고 나서는 문자 중계(?)를 하는 대상이 여보님으로 바뀌었는데..
'회사 도착했어요' '점심 뭐 먹었어요' '몇시에 퇴근해요' '오늘 몇시까지 야근할듯' '지금 퇴근해요' 같은 내용입니다.
동창 모임이 있어서 혼자 나갈때도 중간중간 중계를 하고요..
연애할때부터 결혼초기까지는 여보님이 이런 중계에 익숙치 않으셔서, 뭐 이런 남자가 있나 하셨는데, 지금은 중계문자가 없으면 '많이 바빠요?' 하고 연락을 먼저 하십니다.
자기가 하기는 귀찮은데, 받는건 안심이 되신다고.. (아직 생기지도 않은) 우리애도 이렇게 버릇 들여야 겠다고 하시네요.
제가 너무 수다스러운걸까요.. 아님 시간활용에 강박을 가진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