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곱순님께] 떼인돈을 받아내는 방법에 대해서

리플을 달까 하다가 길어질것 같아서 새로 글을 세웁니다.

 

글 내용을 보니 법적인 조치를 염두에  두고 계시는 듯 한데,

 

우선 말씀드릴 내용은, 정식으로 법적인 절차에 들어가게 될 경우 상당히 오랜 기간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셔야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채무자와의 인간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에는 적반하장격으로 뒷담화를 퍼뜨리고 다니는 수도 있습니다.

 

서두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추후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 이런저런 이유로 절차를 취하하실 가능성이 높아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잃고, 돈잃고 시간낭비까지 하게 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법적인 절차에 착수하시겠다는 생각을 굳히신다면,

 

"이후에 어떤일이 생기더라도 내손에 돈이 들어오기 전에는 절대로 취하하지 않는다"

 

는 생각을 명확히 굳히고 절차를 개시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래에 적어드리는 내용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세부적인 사항을 모두 적자면 책 한권분량이 나올 터이므로, 대략적인 얼개만을 우선 설명드리겠습니다.

 

의문나는 사항은 쪽지를 주시거나 리플을 달아주시면 보충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이러한 경우 '법적인 절차'는 크게 민사와 형사로 나누어집니다.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사기죄로 고소한 후 기소되면 배상명령신청을 하거나, 사기의 형사판결을 근거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의 이점은, 수사기관에서 사실관계를 모두 조사하여 증거를 갖추어 기소를 하기 때문에,

 

일단 사기죄로 기소되는 단계까지만 오게 되면 민사소송이 매우 수월해지고,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채권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채무자가 추후에 파산`면책결정을 받는다고 해도 채권이 살아있게 됩니다.

 

또한, 수사기관에서 소환을 하게 되므로 심리적인 압박을 통해 임의변제를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안과 같은 경우에는 채권액이 일반 사기사건에 비해 크지 않고, 돈이 오고간 경위에 비추어 사기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고,

 

인정된다 하더라도 구속영장이 발부되거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다음으로는 민사절차인데요,

 

민사절차는 크게 "보전처분 -> 본안소송 -> 강제집행"의 순서를 거칩니다.

 

보전처분이라 함은 흔히 말하는 가압류, 가처분 같은 것들인데요,

 

본안판결이 진행되는 동안에 재산을 빼돌릴 염려가 있는 경우에,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절차입니다.

 

본안소송은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집행권원(채무명의)를 획득하는 절차입니다.

 

집행권원이 있어야 강제집행이 가능해 집니다.

 

보통 말하는 소송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본안소송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알아야 합니다. 성명과 직접 우편물을 송달받을 수 있는 주소를 알면 우선은 소송이 가능합니다만,

 

추후 강제집행단계까지 감안한다면 주민등록번호까지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인적사항을 모를때는 어떻게 하는가 하면,

 

1.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알고 있는 경우에는 주소불명으로 소장을 작성하고 접수와 동시에 법원을 통해 '금융거래정보제공명령신청'을 해서 해당 은행에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조회하는 방법을 이용하거나,

 

2. 통신사에 사실조회를 보내서 채무자 명의로 가입되어 있는 휴대전화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거나,

 

3. 기존 주소지로 송달을 시도해 보고, 송달불능이 되는 경우에 법원에서 발급하는 보정명령서를 들고 가까운 동사무소에 가면 상대방의 주민등록초본을 뗄 수 있습니다.

(주민등록 초본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정확한 주민등록번호를 알고 있거나, 채무자의 현재 또는 과거의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주소를 알아야 합니다.

성명만으로는 동사무소 전산에서도 조회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4. 보정된 현재의 주민등록상 주소로 송달이 되지 않는다면 공시송달 결정이 나게 됩니다.

(공시송달 결정이 나게되면 피고에게 송달이 된 것으로 간주하고 소송이 진행됩니다.)

 

 

흔히들, 차용증이 없으면 재판에서 이길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관행상 아는 사람들끼리 금전거래를 하는 경우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방 명의의 은행계좌에 입금한 내역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승소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채무를 인정하는 내용의 카톡이나 문자메시지 내역도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보통 이정도 규모의 사건인 경우에는 상대방이 송달을 받고 법원에 출석하면 화해나 조정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임의조정이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으므로, 이를 집행권원으로 삼아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판결이건 조정이건 화해건간에 집행권원이 확보되었다면 채권추심을 위한 준비과정이 끝났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다음 단계로 강제집행을 통해 실제로 내 손에 돈이 들어오게 되는 단계가 남았습니다.

 

강제집행의 방법은 매우 다양한데요,

 

채무자 명의 부동산이 있다면 부동산을 경매에 부쳐 배당을 받는 방법

은행예금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집행하는 방법

전`월세 보증금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집행하는 방법

제3채무자(채무자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추심하거나 전부명령을 받는 방법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월급을 압류하는 방법

 

등등이 있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다시피, 이상의 내용은 모두 대략적인 전개과정만을 말씀드렸을 뿐이고, 실제로 직접 수행하시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겁니다.

변호사나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으시더라도 본인이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알고 계셔야 하기 때문에 설명드린 것이구요,

이정도 규모의 사건으로 변호사를 수임하시기는 어려우실 것으로 보이고(수임료 때문입니다.),

 

채권자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법원 앞에 가시면 법률구조공단 지부나 출장소가 있습니다.

무료법률구조대상자가 될 경우에는 민사절차에 관한 일체의 비용이 청구되지 않고,

유료대상자일 경우에도 일반 변호사 선임비용에 비해 훨씬 저렴합니다.

(월급 260만원 이하인 경우 유료구조대상이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다만, 법률구조공단에서는 고소대리업무는 수행하지 않습니다.

 

모쪼록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 일반적인 법률상담으로 얻으실 수 있는 정보는 이정도가 한계입니다.
      나머지 구체적인 사항은 개별적인 사건의 진행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 이 분야에 대해 잘아시는 것 같은데 궁금한게 있어서 여쭤봅니다.
      시중 대형은행에서 채권추심 업무도 해줬나요? 자기들 채권 말고 (은행입장에서)제3자들간의 송사에 끼어들어 해결해주는거 말입니다.
      • 글쎄요... 은행의 채권회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제3자간의 송사에 개입한다면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긴 합니다만,
        은행입장에서 중요한 고객일 경우에는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경우는 있을 수 있습니다.
        • 며칠전 모은행을 찾아갔었는데 은행 입구에 코팅된 A4용지에 "민사, 상사채무(채권이었나) 받아드립니다. XX은행 XX지점"이라고 써있더라고요.
          써있는 모양새가 중요한 VIP고객이나 뭐 이런 수준이 아니라 아예 본격적으로 '의뢰'를 받아서 하는걸로 이해됐거든요. 그래서 은행에서 이런 업무도 했었던가?라는 생각이 들어 문의 드렸습니다. 제가 뭔가 오해 & 해당 내용을 잘못받아들였을 가능성도 있긴합니다.
    • 공들여서 쓰신 좋은 글이네요. 'ㅅ'b (좋아요 마크).
      • 핫핫핫.. 휴가가 끝나고 출근했더니 도통 일을 하기가 싫어서 월급도둑질을 했다고는 말 못하겟...;;;;
    • 이런 글이 많이 알려지면 돈 떼먹는 나쁜 놈들이 줄어들 것 같기도 하네요.
      • 그러면 제 밥줄이 끊기므로 곤란합니다 ㅋ
    • 소중한 글이네요. 절대 지우지 마시길..
      경험상 얘기하자면, 떼인 돈 받아내겠다는 마음만으로는 저 길고 지리한 과정을 겪어내긴 힘들어요.
      이 색히 나한테 사기를 쳐? 내가 아주 징글징글하게 괴롭혀주겠어.. 라는 '오기+분노' 의 동기가 있어야 헤쳐 나갈 수 있어요.
      사기 친 놈이 되려 큰 소리 치는 경우가 많은데(예를 들어 니가 내 인생 망쳤다,너희 집 알고 있으니까 각오해 등의 어이없는 협박을 한다거나)
      여기에 의연하게 대응할 수도 있어야 하고요.
      라곱순 님께 바라건데, 아예 시작도 안 하시거나 중도에 포기하실 공산이 커 보이세요. 그래도 하는 데까진 해 보세요. 그 과정에서 얻는 게 많아요.
      저도 그랬어요. 아예 시작도 안 하면 두고두고 후회하실 거예요. 심정적으로 너무 얽매이지 마시고, 이상한 얘기겠지만 즐겨보세요. 인간이란 게 참 치사뽕하구나 제대로 경험하게 됩니다.
    • 근래 들어 '어떤 이유에서라도 법원에 가지 않고 살기' 가 인생의 소소한 목표로 부상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근데 변호사 선임 비용이나, 무료 변호사의 의지 같은 것도 괜히 궁금해지네요. 찾아봐야..
      • 저야 송사가 직업이니 자주 다닙니다만, 일반인은 민사건 형사건 법원에 갈 일은 평생 없는게 좋다는건 백번 지당한 말씀입니다.

        소가가 천만원 정도의 사건이라면 수임하겠다고 나설 변호사는 별로 없을 겁니다.

        굳이 수임을 한다면 한 3백만원 정도 되겠습니다만, 좀 그렇지요....

        법률구조공단의 경우 사건이 워낙 많아서 사선변호사만큼 꼼꼼하게 모든 사건을 케어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이길사건 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임금청구소송은 국내에서 최고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요.
    • 스크랩했어요..글 지우지 말아주세요
    • 글과 닉네임이 이렇게까지 어울리기도 힘든데, 정말 좋은 글 잘봤습니다.
      주변에서 비슷한 경우로 사건을 진행중인 분이 계신데,
      민형사 모두 승소하여 피의자가 징역형을 집행받고,
      민사판결을 받았음에도 재산이 없다는 이유로,
      몇년이 지났어도 아직 한 푼도 못받고 있으시네요.
      • 그래도 판결문을 받아 놓은것하고 아무것도 안 쥐고 있는건 차이가 큽니다.
        신용불량으로 등록해 놓을 수도 있구요, 추후에 재산이 생기면 집행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아, 그리고 확정판결의 소멸시효는 10년이기 때문에 시효가 임박하면 다시 소송을 해야 됩니다.
        시효연장을 위한 소송은 이전 판결문만 증거로 첨부하면 간단하게 판결이 납니다.
    • 아하, 도움 많이 됐습니다. 저는 누구 빌려줄 돈도 없지만;;
      • 사람 일이라는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요
        생활법률 상식은 알아둬서 결코 나쁠건 없습니다^^
    • 가족이 채무관계로 소송 중인데 꽤 오래 걸리더군요. 1년 이상... 민형사 다해봤는데 기소는 안돼 민사만 진행 중이에요. 액수만 크지 않았다면 포기할 수도 있었을 텐데..뭐 당한 가족은 돈도 돈이지만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더 분노했어요. 친분이 있는 사이에서 보통 이런 일이 발생하니까요. 이체내역에 가압류도 해놨지만 문자는 지웠고 상대 거짓말이 그럴 듯하게 들리는 상황이 전개되니까, 사기도 법도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싶더군요.. 액수가 큰 탓도 있지만 솔직히 그 돈이면 할 수 있었던 게 저도 생각나서 내가 번 돈 아닌데도 속이 아프던데, 라곱순님도 포기하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결국 떼일 수도 있겠다 각오하고 있어요ㅠㅠ 세상에 돈 떼이는 일은 안 겪는게 상책인 듯..참 닉네임에 충실한 글이네요;
      • 옛말에 틀린게 없다는 말이 있죠. 가족이나 친한 사이일수록 돈거래는 하지 말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닙니다.
        현실적으로는 돈도 잃고 사람도 잃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 역시 돈거래를 하면 안되겠어요...!
      • 정확히는 '내가 이 돈을 이사람에게 그냥 주어도 괜찮다'는 범위 내에서만 돈이 오고가야 합니다.
        '이 돈을 못받으면 곤란하다'는 생각이 드는 액수라면 차라리 칼같이 끊어내는게 맞습니다.
        그정도로 깨질 인간관계라면 유지하지 않는게 맞는거구요.
    • 위에 어쭈님 말씀마따나 '내 인생을 망치더라도 혼자는 안 되겠어, 너 인간의 집요함을 제대로 한 번 맛봐야겠어' 이런 마인드가 아니면 혼자서 소송 진행하기 진짜 힘들더라고요. 저도 나름 '알토란같은' 전세금을 찾기 위해 혼자 외롭게 반환소송을 시작했는데 법정에서도 이런 아마추어들을 좀 귀찮아하는 분위기고(이걸 더 추가해 와라, 추가해 가면 또 다른 걸 추가해 와라 등등) 진짜 스토커 수준으로 쫓아다녀야 집 주소며 주민등록번호며 이런 것들을 알아내겠더군요. 한 일 년쯤 생고생하다가 아직 한창 소송이 진행 중일 때 집주인이 갑자기 '자 이거 먹고 떨어져, 징한 놈' 하면서 돈을 내줬어요. 진작 그럴 것이지.
      • 정말 귀찮아 하는 판사라면 그냥 입증부족으로 패소판결 선고해 버리고 맙니다.
        이것저것 추가하라고 말해주는건 오히려 고마운 일이에요.
        아무튼 쉽지 않은 일이셨을텐데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내용 저장해놨어요 ^^

      그런데 당사자인 라곱순님의 성격상 한탄만 하다가 그냥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99%라서 걱정이 좀 됩니다. 돈문제 말고도 지금까지 듀게에서 보여주신 모습을 보면 언제나 수많은 조언과 질책을 듣고도 별로 변화를 보여준 적이 없어서요.
      '야, 니깟 놈이 날 뭘 안다고 그래? 본때를 보여주마!' 이번엔 이런 마음가짐으로 꼭 행동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네요.
    • 앞으로 전개될 댓글들이 유용한 혹은 실용적 조언/체험등등 좋은 글들로 계속 채워졌으면 합니다.곱순님 글 읽자 마자 떠오른 분이 저도 바로 글쓴 님이었거든요 ㅎㅎ..논의가 좀 더 전개되면 저도 다른 영역에서 별도로 독립된 글을 써 볼까 합니다. 편안한 오후 되시고 참 고맙습니다.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종종 올려주시는 유익한 글들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 아무리 전문분야라고 해도 이렇게 써주시기 쉽지 않았을 텐데, 마음씀이 느껴져서 제가 다 고맙습니다. 저도 주변에서 듣고 봐서 송사만은 피해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법률상식을 알고 본인의 재산과 마음을 지키려는 자세는 필요하다 싶어요.
      • 쉽게 쓰려고 노력하긴 했습니다만, 제 뜻이 잘 전달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좋게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 스크랩, 했습니다. 정말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연락만 된다 하더라도 좀 숨이 트일텐데, 너무 답답했는데... 그래서 듀게에 로그인해서 글을 올렸는데
      이렇게 귀한 답을 얻게 될 줄 몰랐습니다.

      법률구조공단에서 검색을 해 보았는데, 사기죄는 힘들다고 하고요, 그렇다면 민사소송을 준비해야 할 듯 합니다.
      굉장히 긴 길이 남아있을것 같습니다.

      질문. 민사소송을 할 때, 반드시 변호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요? 말씀하신것처럼 저런 절차를 밟는다 하더라도요.
      • 직접 하실 수만 있다면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쉽진 않은 일입니다만, 막상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만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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