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블루- 팔자 기구한 여자 얘기로 봤습니다(내용 댓글 스포 가득)

토요일에 설국열차 보고 와서 신나서(이건 재탕할 겁니다) 듀게 들여다보다가 그랑블루 평이 엄청 좋고
마침 일요일 11시에 영화의 전당에서 하길래 귀중한 일요일을 써서 집에서 차 몰고도 30분을 가야하는 센텀까지 나갔어요.

그런데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런지 아님 그냥 저랑은 안 맞는 작품이었는지 진짜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왜 평이 좋은지도 알 수 없는 영화였어요.

전 마음 줄 인물이 있거나, 실컷 감정이입하면 동일시할 인물이 있거나 하다못해 불쌍히 여길 인물이라도 있어야 이야기에 집중을 하고 재미를 느낍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중 어느것도 충족시키지 못했고 대신 제가 말만 들어도 짜증이 솟구치는 계획에 없고 대책도 없는 임신 이야기가 있더군요.
정말 단 한번도 '우울하다'라고 느껴본 기억이 없는 인간인지라 자크의 감정을 따라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인물이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고
결국 남는 건 예쁜 화면과 괜찮은 음악, 가끔 등장해서 귀여운 얼굴로 꺅꺅대는 돌고래뿐인데 이걸로 3시간 가까이를 버티긴 무리였어요.

아 생각보다 재미없네 지루하다- 이러고 처음 시계를 봤을 때가 약70분 지점이었는데 그 후로는 점점 화를 내면서 앉아있었습니다.
여자의 임신 공표를 거부한 후(바다에 뛰어들어서 얘기 좀 하자 했을 때요)부터는 꽤 취향인 얼굴에도 불구하고 자크 꼴도 보기 싫은 상태에 도달했고요.

다 보고 나서는 결국 이건 멀쩡하게 생겼지만 정신이 불안정한 남자랑 사랑에 빠졌다가 직장도 없는 싱글맘이 되는 여자의 이야기인가 뭐 이런 허탈한 기분으로 영화관을 나왔습니다.

다른 분들은 정말 이 영화 재밌게, 감동적으로 보신 건가요?

    • 저도 그랑블루 못봤다가 이번 기회에 봤는데 그닥 큰 감흥은 못받았습니다. 그냥 내츄럴 본 바다인간의 끝없는 자기도전, 친구와의 우정을 기반으로 한 잠수대결, 그리고 사랑.. 뭐 이런 것들을 다룬 건 알겠는데 저도 크게 감정이입을 못했어요. 뭐랄까.. 소설이라면 끝없이 주인공의 심리를 안으로 파고드는 서술이 이어져 이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걸 영상으로 바꿔놓니 시종일관 공허하고 허무하고 헛헛하더라구요. 그 헛헛함이 아름다운 바다 심연의 이미지와 어우러져 더 쓸쓸하고 고독하게 느껴지기도 하였지만 그냥 거기까지였습니다. 참.. 그리고 불만 하나.. 여자는 남자에게 존댓말을 남자는 여자에게 반말로 번역해 놓은 건 이유가 뭘까요? 가뜩이나마 자막 덕분에 여주인공이 더 수동적으로 느껴지는 효과가 있더군요. 리마스터링 해서 개봉했으면 자막도 한번 검토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 네 그것도 짜증났어요. 섹스하자마자 남자는 (자막으로) 반말 틱틱하고 말이죠.
    • 시네마테크에서 보셨죠. 저하고 같이 보셨네요. 저는 차 몰고 1시간 50분을 갔었습니다.

      자크는 완전히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심 되요. 언젠가 이해하실수 있을지도, 이해 못 하실수도 있을거에요.
      하여튼 저 영화는 말로는 설명 못하는 매력이 있어요.
      • 다른 듀게분도 마주쳤는데 어제 시네마테크관에 듀게분 여럿 있었군요. 전 임신에 대해서 책임감은 커녕 아무런 관심도 안보이는 지점에 너무 분개했어요. 섹스와 임신의 상관관계를 모를 만큼 다른 존재도 아니면서 말이죠. 아 생각하니까 또 빡치는 것 같습니다.
        • 여자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그럴수 있죠, 그러나 아버지를 바다에 잃고, 친한 친구마져 자기에 대한 경쟁심으로 같은 바다에 죽은게, 본인에게 큰 죄책감이 될 수도 있었죠. 더이상 삶이 의미가 없었을수도 있구요.
    • 여성의 권리나 현실적 상황 같은 것에 이입되어서 본다면 그냥 이상한 영화일 뿐이죠. 더군다나 처녀에게 애 낳기를 권유하는 미혼모인지 이혼녀인지가 있지를 않나(엔조의 잠깐 여자친구). 푸른 바다 만큼이나 비현실적인 낭만성, 이상향을 그리는 영화로 봤습니다. 잘만들었고 아름답고요. 전 블루레이도 샀어요.
      • 도대체 뭐가 낭만이고 이상향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게 제 한계이겠지요.ㅠ 심지어 엔조랑 자크의 관계도 아니 니들 언제부터 그렇게 친했음? 이러고 봤어요.
    • 본지 하도 오래된 영화라 스토리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임신 이야기도 있었나요?
      • 네 후반부에 조안나가 임신하죠. 근데 자크는 말할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고, 마지막에 얘기를 듣고도 아무 반응도 없고요.
    • 그랑블루를 리얼터치로 이해하심 좀 거시기 하죠.....자크는 사람이 아닙니다. 어떻게보면 천녀유혼에서 성만 바뀐 버전이죠.
      • 장국영 나오는 영화가 천녀유혼이죠? 전 그것도 안 봐야겠습니다.
    • 제말이 그냥 뻥카가 아닌게 심지어 멀쩡하게 영화속에서 자크의 호흡기관?을 가지고 돌고래 운운하는 부분이 나오죠 ㅋㅋㅋㅋㅋㅋㅋ
      • 아, 그것은 수중 포유류 효과라는 것으로 실제 다이버들에게 나타나는 증세? 같은 거랍니다. 차가운 물에 잠기면서 심박수가 획기적으로 느려지는 것. 완전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예요.ㅎ
      • 전 그냥 스포츠심장 뭐 이런 건가? 하면서 봤어요. 그냥 자크의 재능을 설명하는 거지 다른 존재임을 이야기하는 거라고는 생각 안했고요.
    • 아... 아직 못본 사람들을 위해서 제목은 좀 수정하시는게...
      • 댓글확인이 늦었는데 일단 수정했습니다.
    • 제가 느낀 이 영화의 교훈은 사연 있어보이는 남자에 빠져 제 팔자 자기기 꼬지 말자 입니다. 근데 그 사연 많은 남자의 관점에선 또 이해할 만한 내용이라고도 생각했어요.
      • 네 자기 팔자 자기가 꼰 거라서 조안나가 불쌍하지도 않았어요. 그저 자크가 몹쓸 놈으로 보일 뿐.
    • 약간 불공평한 느낌이 들어요. 베티블루보고 나서 남자인생망친 몹쓸년이라고 욕하지 않잖아요.
      여자애가 자기의 직업적 권위?를 이용해가면서 남자와의 만남을 억지로 만들었고, 스토킹했죠. 자기가 불구덩이에 제발로 빠져들고 상대방을 비난하는건 곤란하죠.
      자끄가 딱히 가정적인 캐릭도 아니고,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캐릭터라는거 뻔히 알면서 피임안한 여자잘못아닌가요? 보통은 남자가 피임준비해야 하겠지만, 이 경우는 남자가 정서적,사회적으로 상태가 딱히 좋다고 할 수 없잖아요.
      여주인공이이 자끄의 정서적 상태를 모르고 임신한것도 아니고, 정말로 침엽수님처럼 진지하게 본다면 이경우에는 여자의 잘못이 60%는 된다고 봐요. 우울증내지는 대인기피증 있는애랑 동거하다가 '아이라도 생기면 이 사람이 나한테 더 관심가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싸질렀으면 우울증내지는 대인기피증이 없는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거 아닌가요? 더군다나 우울증 있는애가 우울증없는 애한테 사귀자고 먼저 들이댄 것도 아니잖아요.
      • 전 사실 그랑블루는 안 봤는데요. 베티 블루 보고나서 남자 인생망친 ㄴ이라고 욕했습니다.. 그냥 이런식으로 감정이입이 영화의 의도와 다른쪽으로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 전 베티블루건 그랑블루건 실제 연애건, 내가 사귀자고 했으면, 혹은 내가 그 연애를 하기로 결정했으면 그 연애의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상대방이 사기를 치거나 폭행을 한다면 몰라도 상대방이 바람을 피우거나 손목을 긋거나 하는것 까지는 내가 책임지고 결정할 문제라고 봐서요. 각자의 연애관이 다른 거겠죠.
      • 일단 제가 베티 블루는 안봐서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조안나랑 자크를 두고 누가누가 더 몹쓸 인간이냐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데, 전 정상적인 성인이라면(자크가 한정치산자는 아니잖아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봅니다. 본인이 바다의 천성을 가졌든 돌고래의 천성을 가졌든 임신이란 결과를 맞닥뜨리면 낙태를 하자든가 낳아서 기르자든가 뭐든 대책을 세워야죠.

        사실 위에도 썼듯이 조안나도 지 팔자 지가 꼰 거라서 불쌍하지도 않습니다만 절 더 화나게 만드는 건 자크쪽이었어요.
    • 스토리나 개연성만 두고 영화를 보는 건 아니니까요.그랑블루는 영상미가 인상깊은 작품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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