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숲 저편에는 라이언 고슬링 오빠가.

<더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이야기. 고슬링 중심의 잡담일 뿐 특별한 스포는 아마도 없습니다만, 아무런 정보 없이 보실 분이라면 주의하세요ㅎ






영화를 볼 때 감독이나 배우 이름 외에는 별다른 정보 없이 보는 편이라 

어디선가 얻은 갱영화스러운 인상에 라이언 고슬링+브래들리 쿠퍼+데인 드한이라는 조합만 보고 셋의 쩔어주는 애증과 갱 케미 따위를 기대했는데

왜 아무도 이 셋이 동시에 나오는 게 아니라 순차적으로 등장한다는 걸 알려주지 않은거죠ㅋ(왜냐면 니가 안 알아봤으니까ㅋ)

어떤 의미로 애증이 쩔긴 하더군요. 넴.


게다가 먼저 본 지인이 '남자 등짝이 제법 볼 만한 영화다' 라는 감상을 남기며 추천한 탓에

'내가 간만에 등짝영화를 보겠구나'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관에 찾아갔는데,

마침 또 오프닝에 고슬링 오빠가 문신 가득한 맨등짝으로 등장하길래 저는 마치 카메라에 찰싹 붙어 그 등짝을 스토킹하는 기분이 되어

'아, 이것이 앞으로 등장할 무수한 등짝의 서곡이구나...'하고 기대했는데,

음.

그래요.

제가 약을 샀군요.

뭐, 후줄근한 옷에 싸인 데인 드한의 왜소한 등짝은 귀여웠어요.


데릭 시엔프렌스는 라이언 고슬링을 잘생긴 똥차남으로 묘사하는데 비상한 재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드라이브>로 고슬링에게 한껏 반해 있던 저에게 <블루 발렌타인>로 현자 타임을 준 무서운 사람...

사실 <드라이브>도 너무 멋있게 나와서 그렇지 걔가 결혼했으면 별 수 없이 똥차일 거야, 같은 생각은 들긴 하지만요.

라이언 고슬링도 시작은 창대하여 로맨스 영화의 벤츠남이었건만. 물론 그 때도 그는 가난한 벤츠남이었죠.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도 숲을 배경으로 금발에 빨간 가죽 재킷을 입고 오토바이 위에 걸터앉아 있는 고슬링에게서는

마치 게임캐 설정화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종류의 아름다움이 느껴졌습니다.

이 오빠는 진짜다! 같은. 전갈이 등에 그려진 블루종을 입은 모 드라이버에서도 느껴졌던 비현실적인 멋짐이 말이죠.

<드라이브>는 저에게 대단한 것을 선사했는데, 전 아직도 밤에 가끔 혼자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는 드라이브 OST를 틀어놓고 나이트콜부터 듣곤 하죠.

이 영화를 기억하는 한 전 마초 똥차남 라이언 고슬링에 대한 로망을 버릴 수 없을 듯.

똥차인 게 뭐가 중요해! 운전만 잘하면 되지!


잡소리가 길었는데, 영화 자체는 기대보다는 그냥 그랬어요. 좋은 장면들도 있었지만, '에, 야개....'같은 느낌을 남겼습니다.

보면서 몇년 전에 본 <인 어 베러 월드>가 떠올랐습니다. 그 영화는 아름답고 쫄깃쫄깃했었는데.

셋 중에서는 브래들리 쿠퍼가 조금 처지는 느낌이었고, 레이 리오타 아저씨가 등장시간대비 임팩트가 제일 쩔어준 듯.

로즈 번은 걱정이 많고 피곤해 보이는 캐릭터가 정말 어울려요.

데인 드한은 정말 사랑스럽군요. 이 청년이 웃고 있는 걸 보면 껴안아주고 싶어짐.

멘탈 후진 약쟁이 총각같이 생기긴 했지만...그런 점이 매력.


끝나고 어두운 극장의 스크린 위에 스탭롤이 흐르는 가운데 오랜만에 본이베르를 듣는 기분은, 꽤 좋았습니다.

어쨌든 간만에 기분전환이 되긴 했네요. 고슬링 오빠도 보고.


    • 이동진씨도 데인 드한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 나름 기대하고 봤는데, 이야기나 연출이 평이해서 살짝 김새는 감이 있었어요.
      • 이야기가 좀 뻔해서 연출이 잘 살려줬으면 모르는데 전반적으로 들쑥날쑥하더군요. 전작에서는 그런 부분이 좀 매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는데 더 큰 규모의 이야기가 되니 내공이 딸리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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