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종의 내면화

극기훈련 캠프에서 정신없이 ‘구르기’ 시작하면, 처음엔 대개 똑같은 생각에 사로잡힌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그러나 아무 목적도 이유도 없이 계속 육체적 한계 상황에서 고통당하다 보면 생각 자체가 날아가 버린다. 명령·복창·수행의 조건 없는 반복을 통해 위계에 복종하는 것이야말로 각종 병영 체험이 개인에게 요구하는 미덕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인은 논쟁·설득·합의 따위가 ‘얼마나 시간 낭비인지’를 깨닫는다. 무엇이 옳은지 고민하는 것, 왜 그래야 하는지 묻는 것이 ‘얼마나 소모적인지’를 체험한다. 인내와 극기로 포장되지만 실은 사고 정지와 굴종을 내면화하는 훈련이다. ‘가짜 해병대 캠프’는 다섯 목숨을 앗아갔다. ‘진짜 해병대 캠프’에 대한 한국인의 자부심과 애정은 모두의 영혼을 좀먹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7290


아무 생각없이 남들하는대로 사는 게 일단은 편하죠. 하지만 항상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왜? 라는 질문을 항상 마음에 담고 사는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사회생활 못 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좋죠.

    • 그래도 무플이라 댓글 남깁니다.
      때로는 사회생활에서는 명령 복창 수행도 필요합니다. 과하게 되면 문제가 되지만요
      사회생활에서 논쟁 설득 합의만 있다면 과연 잘 돌아갈까요?

      이 작은 게시판조차 설득 합의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데요

      님이 쓴 글만 봐도 알수 있잖아요?
      • 그런 발상으로 독재도 하고 그러는 거죠.
        • 과하면 문제가 된다고 했는데도 왜 독재가 되지요?
          이거 아니면 무조건 저거인가요?
    • 이책 서평을 조선일보라고 안할 수도 없고 어거지로 했는데 잘 썼네요.
      이런 생각을 해봐요 막가파 정치의 핵심은 반란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것,순리의 의미가 그들의 뇌에서 사라지면 오히려 평화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http://book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7/13/2013071300231.html
    • 이 곳에 가끔 들르면서 세멜레 님의 글들을 꽤 읽어보았습니다. 본문 자체에서 논쟁적 여지가 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누구에게나 논쟁적 주장이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세멜레 님의 답글 스타일이 언제나 인상적이었어요. 세멜레 님의 게시글이 나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나온 것처럼, 게시글에 달리는 덧글도 나름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달리는 건데, 세멜레 님은 너무 간단하게 답변을 하시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셨고, 그 중에 공감되는 것도 있으실테고, 아닌 것도 있으실텐데 그것을 상대에게 최대한 알려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어떤 답글이든 여러 의미가 있고 그 의미들로 하나의 의견을 나타내는 것인데 세멜레 님의 답글 스타일은 그 중에 한가지 요소-논리-주장에만 포커스가 맞춰지는 느낌이에요. 좀 더 세심하게 상대의 의견을 듣고, 그 의견에 대한 세멜레 님의 의견을 좀 더 깊이있게 설득하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의 모스리 님의 의견만 해도 충분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의견인데, 단 한 문장만으로 그 의견을 넘기셨어요. 세멜레 님이 모스리 님의 의견을 어떻게 이해하셨고, 그 중 어떤 것이 문제인지... 이런 것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으니 제가 모스리 님이라도, 여러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거지요. 그냥... 세멜레 님의 여러 글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제가 뭔가를 강요할 순 없겠고, 각자만의 스타일이란 걸 침해할 생각도 없습니다만, 의문스럽긴 했어요.
      • 설득 합의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듀게에서 명령복창 따위가 효과가 있을까요? 모스리님이 너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느낌이 들었죠.
        • 죄송한 말이지만, 가끔씩 저는 세멜레 님의 말에서 '명령-복창'의 이미지를 느끼곤 합니다. 물론 아이러니죠. 그리고 모스리 님의 의견은 듀게에 한정해서 명령-복창의 효과에 대해 말씀하신 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렇게 이해하신 줄은 몰랐네요.
    • 4박5일간의 병영체험을 통해 내면화되는 것은 굴종보다는 저항이겠죠.
      • 근데 그게 또 사람마다 다양하더군요. 군생활의 수많은 폭력을 겪으며 느낀 게 그런 거였어요. 누군가는 거기에 저항하고, 누군가는 굴복하지만 기본적으론 굴복과 저항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걸... 정말 많이 느꼈어요.
        • 그렇죠. 눌림을 통해 발생하는 긴장이 굴복과 저항을 동시에 포함하는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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