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영화 『설국열차』 탑승객에게 권하는 SF!



 현재 무서운 기세로 관객 몰이 중인 봉준호 감독의 SF 영화 『설국열차』! 프랑스 만화가 원작인 이 영화는 고전적인 SF의 향취가 물씬 느껴지는 독특한 작품인데요. 빙하기에 지구를 달리는 설국열차 안의 생존자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는 설정은, 시스템에 의해 지배받는 디스토피아 SF, 인류가 멸망한 이후를 다룬 포스트 아포칼립스 SF를 떠올리게 하며, 항성 간 세대 우주선을 다뤄서 문명을 잊어가고 갇혀버린 인간들을 다루는 SF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설국열차』를 보고 나서 SF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 설국열차 탑승객 분들에게 권하는 몇 권의 SF입니다. 국내에 소개 된 SF만 해도 상당히 많으므로 다 소개할 수는 없으니,(재미있는 SF야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을 비롯해서 깊은 사유가 엿보이는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까지 많겠습니다만.) 몇 개만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조던의 아이들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은이) | 최세민 (옮긴이) | 기적의책 | 2011-04-18 | 원제 Orphans of the Sky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와 함께 SF의 황금시대를 이끈 로버트 하인라인의 소설. 세대우주선 SF의 고전으로 불리는 작품으로, 국내에서 처음 발간되는 정식 한국어판 완역본이다.

고대의 성스러운 기록에 따르면, 탐험선은 머나먼 켄타우루스를 향해 가고 있다고 했다. 탐험선은 우주 그 자체였다. 모든 것은 창조주의 뜻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탐험선 위쪽, 중력이 약한 곳에는 뮤티들이 숨어 있었다. 인간과 비슷하지만 기괴하게 변형된 모습을 한, 인간들을 잡아먹는다는 괴물들. 그들은 악의 화신일까, 아니면 인간의 개체 수를 유지하기 위한 신의 안배일까?

과학자 후보로 발탁된 호기심 왕성한 젊은 생도, 휴 호일랜드. 어느날 뮤티들에게 납치되어 그들의 우두머리(들)인 '머리 둘 달린' 조-짐의 하인 신세가 된 휴는, 조-짐이 의외로 지성과 교양을 갖춘 천재임을 알고 놀란다. 한편 조-짐은 신의 율법에 따라 누구도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전해지는 '주조종실'로 휴를 끌고 가는데…


※ 세대 우주선의 고전 [조던의 아이들]입니다. 해설도 풍부하므로 꼭 사서 읽어보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 이전에 SF 거장인 로버트 하인라인의 『조던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모험물입니다. 예전에 아동판으로 우주 방랑 도시로 국내에 소개된 적도 있는 이 책은, [설국열차]가 지구 안에서 기차 안에 폐쇄된 생태계를 선보이며 엔진을 신성시한다면, [조던의 아이들]은 우주선 안에서 주조정실을 신성시해서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는 곳에 팀을 짜서 들어가게 되는 등 유사한 정서를 지니고 있습니다. 직접 읽어보면 왜 이 작품이 세대우주선의 고전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도 모험은 여전히 흥미진진하며 결말에 이르러서는 짜릿한 스릴을 만끽하게 해줍니다.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23150920
* 클리앙 모두의 공원(자유게시판)에서도 [설국열차] 스포만을 읽고 [조던의 아이들]이 연상된다고 글을 쓰신 분이 있었죠. 저 역시 영화를 보고 오자마자 리뷰에서 세대우주선의 관점으로 쓴 설국열차 리뷰를 썼었습니다.


* 재고도 얼마 없다고 하니 구입하실 분들은 서둘러야 할 듯합니다. 최근에 [SF 명예의 전당 1, 2, 3, 4]와 [히페리온의 몰락] 등이 절판되었죠.

이 책은 SF팬이 직접 만든 1인 출판사 기적의 책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기적의 책은 [화성의 공주](SF), [반지 속으로](SF), [조던의 아이들](SF), [무랑가시아 송](판타지) 등의 책을 냈습니다.




태평양 횡단 특급
이영수(듀나)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 2002-10-07


내가 태어난 곳은 베이징을 막 지나치는 유라시아 횡단 특급의 B-27번 침대차 2번 객실이었다. - 『태평양 횡단 특급』 첫머리

※ SF 작가이자 영화평론가, 칼럼니스트인 얼굴 없는 작가 듀나의 대표작 『태평양 횡단 특급』입니다. 이 작품은 문학과 지성사라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 출판사에서 본격 SF 단편집이 출간된 것으로도 당시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표제작인 「태평양 횡단 특급」은 『설국열차』를 보고 이미 인터넷에서도 많은 분들이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 나온 SF 단편집 중 수준급이면서 아직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인 듀나의 이 SF 단편집을 접해보지 않으셨다면, [설국열차]를 탑승한 이번 기회에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멀리 가는 이야기 l 작가의 발견 3
김보영 (지은이) | 행복한책읽기 | 2010-06-05

수록된 작품 중 '미래로 가는 사람들' 연작은 지금까지 한국어로 쓰인 SF 중에서 가장 큰 공간적, 시간적 스케일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광속에 접근하는 우주선의 물리와 우주의 종말이라는 형이상학적 주제를 결합한 우주SF소설이다. 



7인의 집행관
김보영 (지은이)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3-01-15

『멀리 가는 이야기』와 『진화신화』라는 두 권으로 묶일 만큼의 단편만을 발표했으나 한국 SF 팬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작가 김보영의 첫 번째 장편소설.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딘가?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알 수 없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알 수 없는 나. 겹겹이 쌓여있는 비밀들을 하나하나 들춰나가는 안개 속의 슬로모션. 아름다운 여인을 뒤로 한 채 터져나오는 핏빛 폭력의 선열한 이미지들…

김보영의 신작 [7인의 집행관]은 그 자체로 이미 숨막히게 아름다운 한 편의 영화입니다. [다크시티] [매트릭스] [인셉션]과 같은 영화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그러나 동시에 그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독창적인 구조 속으로 우리를 몰고가는, 새롭고 신비스러운 문학적/영화적 체험입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강렬합니다. - 『설국열차』 봉준호 감독





△ 설국열차 영화 엔딩 후 나오는 크레딧. 시나리오 과학 자문 [김보영]




『설국열차』 시나리온 초고가 나왔을 때, 봉준호 감독은 김보영 작가의 작품을 읽고, 김보영 작가에게 초안 자문을 부탁했는데요.(충무로의 장르 탐험가들 : 봉준호와 김보영 (무비스트, 2009년 7월)) 이 인연으로 김보영 작가의 첫 장편 소설 [7인의 집행관]이 나왔을 때, 먼저 읽고 추천을 해주었습니다. 『설국열차』를 보고 나서 복잡함이 없다고 아쉬운 분이 있었다면 한 번 읽고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기 힘든, 정말 [인셉션]처럼 복잡하면서도 우아하고 환상적이며 감탄이 절로 나오는 [7인의 집행관]에 한 번 도전해 보시길! 읽고 나서는 머리가 그 현란함 때문에 머릿속에서 정리하면서 상쾌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도전 의식이 있는 분들은 펜으로 상황을 정리하고 싶어질 정도로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멀리 가는 이야기』 또 『진화신화』까지 한국 SF 단편을 번역해서 해외 SF 잡지에 발표하고 싶은 단연 1위의 작가 김보영의 SF의 경이감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읽고 나면, SF의 매력, 김보영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을 자신하는 책입니다.(김보영 작가는 《씰》, 《나르실리온》, 《씰 온라인》 등의 게임 시나리오를 집필했으며 《레이디안》에서는 그래픽을 담당했고, 2004년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전 중편소설 부문에〈촉각의 경험〉이 당선되었습니다.)





신의 궤도 세트 - 전2권 l 신의 궤도 
배명훈 (지은이) | 문학동네 | 2011-08-24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신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신은 늘 가까이에서 행성 주위를 공전하시지만, 그 크기가 너무나 작으셔서 세상 어떤 성전에 설치된 망원경으로도 감히 그 모습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 신앙이 신앙으로 남아 있는 것은 신께서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시기 때문이었다. 신은 그렇게 언제나 모습을 감추고 계셨다. 그래서 수도자들의 목표는 언제나 신을 직접 관측하는 것이었다.
_『신의 궤도』 중에서


※ [타워], [안녕! 인공존재], [총통각하], [은닉], [청혼] 등을 쓴 배명훈 작가의 가장 긴 분량을 자랑하는 장편 SF입니다. 여기에는 세대우주선을 비롯해서 휴양 행성 등 온갖 SF 장치가 섞여 있으며 배명훈 작가의 단편들에서 보였던 아이디어들이 한데 모여 기묘한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신이 인공 위성에 있다는 휴양 행성 나니예를 배경으로 비행기들로 돌아다니는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타워]도 [설국열차]의 기차와 타워가 같은 직선의 공간이라는 것. 인간들을 서랍 속에 가두며 우리 사회의 축소판으로 기능하려 한다는 점에서 연관성을 꼽을 수 있으나 절판인 상태군요.



견인 도시 연대기 한정판 세트 - 전4권 l 견인 도시 연대기 
필립 리브 (지은이) | 김희정 (옮긴이) | 부키 | 2011-09-02

2002년 '네슬레 스마티즈 어워드' 금상 수상작. <모털 엔진> <사냥꾼의 현상금> <악마의 무기> <황혼의 들판>에 이르는 견인 도시 연대기 4부작은 "필립 리브의 복잡다단한 상상의 세계는 해리 포터의 마법의 세계마저 단순해 보이게 할 정도"(인디펜던트), "SF 어드벤처계의 디킨스"(가디언)라는 평가를 받은 필립 리브의 역작이다.

이 책은 지구가 궤도 발사 원자탄과 '60분 전쟁'이라는 이름의 맞춤형 바이러스 폭탄으로 초토화된 지 3천 년 후의 미래 인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살아남은 소수의 인류는 지진, 화산 폭발 등 자연 재해로부터 생존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던 중 영국의 발명가 니콜라스 쿼크의 '도시진화론'을 받아들인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거대한 바퀴와 모터에 의지해 움직이는 견인 도시를 만들어 힘 있는 도시가 힘없는 도시를 잡아먹으며 살아간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하늘은 잔뜩 찌푸린 어느 봄날, 런던 시는 바닷물이 말라 버린 옛 북해를 가로질러 작은 광산 타운을 추격하고 있었다. 
좋은 시절 같았으면 이렇게 보잘것없는 사냥감이나 쫓고 있을 런던이 아니었다. - [모털 엔진] 1권 첫머리.


※ 책의 기본 설정만으로도 읽고 싶어지는 게 SF의 매력 아닐까요? 세계관이 곧 이야기의 핵심 주제를 전달한다는 것. 필립 리브의 [견인 도시 연대기]는 국내에 전 4권이 소개되었습니다. 설국열차와 마찬가지로 미래에 지구에는 소수의 인류만이 살아남았습니다.
이들은 도시에 타서 도시끼리 잡아먹는 세계입니다. 그야말로 놀라운 상상력인데요. 설국열차가 기차에 인류를 가두었다면, 이 소설은 움직이는 도시에 인류를 가두었습니다. 런던 시가 작은 광산 타운을 추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견인 도시 연대기. 아직 안 읽어보셨다면, 이번 기회에 접해보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 설국열차에서 기차가 인류이자 지구를 은유하듯, 여기서도 결정적인 대사는 그것을 표현합니다.


메트로 2033- 인류의 마지막 피난처 l 제우미디어 게임 원작 시리즈 
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 (지은이) | 김하락 (옮긴이) | 제우미디어 | 2010-04-26 | 원제 Metro 2033

러시아 작가 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의 SF소설. 소설은 각 지하철역이 하나의 도시가 된다는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2033년 각 지하철역은 작은 국가가 되었다. 세상의 마지막 전쟁 후 인간은 모두 지하철로 숨어들었다. 아직도 지상은 사람을 태워버릴 듯한 방사선이 나돌고, 인간들은 이제 남은 인류를 위해 마지막 전투를 준비해야 한다.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소설가) : 굉장한 소설이다. 모스크바 지하철은 이미 전설이 되었다. 
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는 메트로를 소재로 환상적인 대 서사시를 썼다.


※ 도시가 도시를 잡아먹는 견인 도시의 연대기에 이어서 이번에는 러시아 SF입니다. 바로 각 지하철역이 하나의 도시가 된다는 상상력. 메트로 2033은 게임으로도 나와 국내에서도 게임 원작 소설로 2010년 4월 20일 초판 1쇄를 찍은 이래, 2013년까지 증쇄를 거듭하며 31쇄가 넘어간 작품입니다. 그만큼 꾸준히 많이 팔렸다는 소리겠죠. 설국열차에서 지구를 달리는 설국열차가 인류의 마지막 피난처가 되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지하로 내려갑니다. 지하철역이 인류의 마지막 피난처가 된 세계를 그리고 있지요. 후속작인 [메트로 2034]도 출간되어 있고 역시 많이 팔렸습니다.




이 외에도 좋은 SF 작품들이 얼마든지 있으며, 앞으로도 8월 말로 황금가지에서 아이작 아시모프의 대작 [파운데이션] 완전판을, 새파란상상 출판사에서 래리 니븐의 대표작 [링월드]를 출간 예정 중에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설국열차 탑승객 여러분, 이후로도 재미있는 SF 세계를 즐기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ㅎㅎ 제가 날개님 추천글 보고 김보영 작가를 접하게 됐어요.

      근데 7인의 집행관은 완독 실패 ㅠㅠ 설정은 정말 좋았고 읽는 중에도 재미있었는데 끝까지는 못 읽었어요. 제가 장르소설을 잘 못 읽어서인지 아님 책이 좀 길긴 했던 건지. OTL
      • 장편이기도 하고, [7인의 집행관]이 좀 복잡한 것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언제고 시간이 난다면 7인의 집행관의 구조를 완벽 해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어요.
    • 스크랩 완료!
      감사!
    • 처음 본게 오래전 태평양 횡단 특급인데 그때 느낌이 살아있어요.
    • 스크랩했어요. 추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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