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보이 보고 왔어요
기다리고 기다렸던 페이퍼보이를 드디어 봤습니다. 그래도 개봉을 해서 다행이네요.
작년 11월에 개봉하려던게 취소되고 감감무소식이라 언제 개봉하나 기다렸거든요.
영화는 지금 날씨와 딱 어울립니다. 가뜩이나 날씨도 찜통인데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습하고
찐득찐득한 분위기라서 보고만 있어도 더운 느낌이에요. 현재 국내 날씨보다 더 더운 습한 기운이 내내 흐릅니다.
내용은 예상대로 굉장히 산만합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많은데 정리가 안돼요.
각 인물마다, 그리고 인물들간에 얽히고설킨 사건들, 유기적 관계 등이 복잡한 계보도를 그리고 있고
여기에 60년대 남부의 인종차별, 변화화는 사회 분위기등 여러가지를 다각도로 심어놓으려고 노력은 하는데
이야기가 죄다 겉돕니다. 그래서 당최 뭔 얘기를 하고 싶어서 저렇게 많은 소재와 관계망을 그려넣었으며
중간이 가도 정리가 안 되는데 대체 어쩌자고 저렇게 많은 구성을 풀어놨나 정신이 없습니다.
크게는 잭 에프론이 맡은 대학중퇴생 잭의 성장담이라고 보면 되고요. 잭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죠.
내용보단 역시나 배우와 화면빨로 가는 작품입니다. 영화의 질감이 60년대 남부 배경의 미국영화처럼 거칠고 뿌옇습니다.
의도적으로 색을 뺐는데 영화의 정서랑 잘 어울리고요. 요즘 물이 한창 오른 매튜 매커너히의 완벽하게 잘 어울리는 남부 출신 기자 연기도
훌륭합니다. 니콜 키드먼의 몸을 전혀 사리지 않은 과감하고 파격적인 연기에 관객들도 당황해 합니다.
가슴이나 엉덩이 같이 노골적인 신체 노출 없이도 충분히 과격한 육체 표현이었어요.
리 다니엘스가 작정을 하고 아름답게 잡아낸 잭 애프론의 근육질 몸매도 조각상 같고요.
벗고 나오는건 매튜 매커너히와 그 동료 기자로 나오는 흑인 배우, 그리고 존 쿠삭이지만 속옷 차림으로 횡보하는 잭 애프론이나
천박한 메이크업과 쫙 달라붙는 야한 의상을 걸쳐 입고 나오는 니콜 키드먼이 훨씬 야해보이고 매력적이었죠.
니콜 키드먼은 이 영화로 몇몇 영화상의 조연상 후보에 올랐는데 출연 분량은 조연급 이상이더군요.
영화가 좀 더 잘 만들어졌다면 오스카 후보도 노려봄직 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원래 흥행영화와는 거리가 먼 배우이긴 하지만 그래도 니콜 키드먼도 이쯤에서 흥행작 한편 정도 나와야 되는데 말이에요.
물론 최근작인 스토커나 페이퍼보이가 흥행에 크게 연연할 영화는 아니긴 하지만...북미에서 제작비 회수한 영화 마지막으로 출연한게 콜드 마운틴 같아요.
마이 프리텐더 와이프는 특별출연이었으니 제외한다면요.
배우들 연기는 다 좋았어요. 내용이 겉돌아서 그렇지.
잭 애프론과 그 가정부로 나오는 흑인 배우의 관계가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구석도 있었어요.
전 기대했던 영화고 기대했던것보단 별로였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정말 축축하고 음습하고 습도도 뒤덮여 있는 영화의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남들에게 차마 추천까지는 못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