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운한 일이 있어서 우울한 마음에 전화를 했는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와중에 열심히 마우스 클릭질이 울리더군요!
들어보니 게임하는 것 같은데 기분이 안좋았어요.
기분이 안좋다고 하니까 지금 하는 게임 끝나고 나서 다시 연락한다고;;
클리셰도 이런 클리셰가...
순간 멘붕당했어요.
도중에 끝낼 수 없냐고 했더니 그럴 수 없는 게임이래요.
하루종일 어제 일 때문에 우울해 한거 알텐데
너무 한다 서운하다 이게 아니라 그냥 좀 어처구니가 없어요 ㅋㅋ
게임은 한 시간 안에 끝날것 같은데 걍 쿨한 척 있을까 싶네요 ㅎㅎ
저는 둘 사이의 감정이나 사랑에 대해서 꽤 진지하게 과잉 우울에 빠진 상태였는데..
그런 제가 너무 웃겨요 ㅎㅎㅎㅎ
아... ㅜ.ㅜ 남편이 몹시 기분이 안좋았을 때, 일단 퀘스트 깨고 그 다음 이야기를 듣자고 그랬더니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도 게임에 접속하고선 안좋았던 기분을 잊더군요. 이해해 달라고는 못하겠어요. 그거 이해해 주는 분들은 이런 경험이 한, 두번이 아닌 분들 뿐이예요.
롤은 일시정지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통화에 집중하기 위해 잠시 손을 놔버리면 온갖 쌍욕, 심지어 부모님 욕을 들어먹어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구요. 롤과 연애를 병행해 본 입장에서 가르강튀아님이 먼저 전화를 걸었을 때 통화중에 게임을 시작하고 끊어버렸다면 물어볼 필요도 없이 남자친구분의 잘못이긴 한데 이미 게임 중인 상황에서 전화가 왔다면 저도 비슷한 반응이었을 거 같아요. 특히 랭크게임이었다면 더더욱 그렇구요...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게임을 정상적으로 끝내고 문제상황을 다루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을겁니다. 롤 게이머들이 좀 그래요.
이 글을 보시면 위안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짜로 화장실도 못갈수도 있어요;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653&query=view&p=1&my=&category=&sort=PID&orderby=&where=&name=subject&subject=&content=&keyword=%B7%D1%C3%E6&sterm=5284280&iskin=&mskin=&l=5115457
저도 소시적에 게임으로 날린 학점이며 식음전폐하고 뜬눈으로 지샌 밤이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람보다 더 중요할 순 없죠. 만일 그 전화 통화가 진짜 다급한 전화였다 해도 (가령 집에 불났다던가...) 게임 붙잡고 앉아 있었을까요? 롤 하다 포즈하거나 나가버리면 온갖 쌍욕, 부모님 욕 들어먹는 분위기라고 위에 어느 분이 표현하셨던데, 님의 우선순위가 딱 그정도 인겁니다. 남에게 욕먹는 것 보다도 아랫 순위란 거죠. 물론 원글님이 이해심과 사랑이 하해같이 넓거나, 혹은 같이 게임에 푹 빠져서 그런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괜찮을텐데, 원글을 보면 님의 경지가 그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 것 같으니, 이번 한번이 아니라 앞으로도 종종 이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럴때 님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을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어 보십쇼.
기분이 많이 우울하셨나본데 웃어 넘기시는 게 좋은 거에요. 남친이 롤하다가 전화를 잘 받아주면 아주 사랑하는 거다 이런 말 들려서 비교될지 모르겠는데 저런 말 다 거짓말이고 그런 사람들 다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농담이고요. 아무튼 사랑과 전화가 여기서는 크게 상관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분위기와 안 맞게 좀 죄송하지만 가끔 여성분들이 연애 초기엔 안 이랬는데, 라고 말하는 거 좀 치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연애 초기에는 서로를 잘 모르고 아직 관계를 확정한 것도 아니니 상대의 작은 감정 표현들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관계의 초석을 잘 다지기 위한 투자라고 봐요. 일단 관계가 안정되었다면 행동이 달라지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싶은데, 이렇게 말하면 사랑이 식었니 어쩌니 하는 경우가 있으니 남자들이 많이 곤란하다고 봅니다. 덧붙여서 남친과 더 돈독해지고 싶으면 롤을 좀 배워서 (같이 하지는 말고) 관전을 하면서 응원하고 칭찬해주면 많이 좋아할 겁니다. 듀게 롤하는 남친 둔 여성분들을 위한 팁입니다.
계속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는 단 한가지 경우밖에 없습니다. 1. 남자친구가 롤 때문에 당장 전화받기가 곤란하다는 사실을 가르강튀아님이 완벽하게 이해한다. 2. 반대로 가르강튀아님이 롤을 하느라 남자친구가 우울하고 힘들 때 전화를 못 받아도 남자친구도 완벽하게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