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정원 이슈로 다시 타오른 촛불을 보면서 희망을 느끼는 한편 무력감 같은 것도 느낍니다
민주사회가 시간이 흐르며 발전될 수록 시민의 저항에도 지켜야될 선이 있다, 라는 암묵적 동의 내지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생긴 것 같아요
촛불이 처음 대중적 시위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던 게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망 사건 때가 아니었나 싶은데, 그때 촛불은 차별적인 한미관계에 대한 분노에 더해 안타까운 소녀들은 죽음이라는 사건을 더욱 극대화하는 감정적 요소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감정적' 이라는 말은 어떤 부정적 의미가 아니라 시위의 중요 요소인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데 촛불이 일임을 했다는 의미에서 쓴 말입니다)
그렇게 시위에 촛불이 전면에 등장하며 얌전해보이는 여고생들이나 평범한 소시민들도 시위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적게 느끼게 되는 효과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점점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다보니 이명박 정부 이후부터 촛불 들 일은 수없이 많아지고, 이젠, 물론 어용 언론 때문에 그런 측면이 크지만, 촛불집회의 파괴력이 너무 낮게 비춰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중가요 따라 부르고, 집회 주최측 연설자들의 청자가 되고.. 방송이나 신문의 그림이 될 만큼 많이 모여주는 것 정도가, 물론 손에 든 촛불이 참가자들의 행동반경을 좁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할수 있는 전부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럼 달리 뭘 할수 있느냐 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약 십년 정도 유지돼 온 집회에서의 촛불의 역할을 이젠 다른 무언가 이어받아 더 큰 파괴력을 갖추도록 해야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 이렇게 더운데 너무나 고생하신 집회 참가자 여러분들께는 너무나 고맙고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시간이 날땐 저도 참가하는 편이지만 매번은 어렵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