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바꾸는 일...

오늘 형제와 친구에게 추천받은 점집을 다녀왔어요.

무당집이죠. 무술인도 좀 독특하고 여러모로 좀 요상한 곳이었는데..


여러가지 얘기가 있었는데 제일 특이했던건 형제에게 종교를 바꾸라고 한 일.

아주 강경하게, 마지막까지 꼭 종교를 바꿔야 한다고 막 일갈했어요.


해당하는 형제는 지금 기독교를 믿고 있어요.

사실 그걸 믿음이라고 해야하나..

어릴때부터 이 사람은 뭔가 무서움증이 상당히 심했어요.

집 서재에 꽃혀있는 책을 봐도 무섭고, 어두운 밤도 무섭고,혼자 자는 방도 무섭고...

그게 성인이 되어 좀 심화되어 헛것을 보고 듣는 지경까지 발전하게 되었고,그 두려움과 강박은 더 심해졌죠.

특히 이 사람에게 기독교의 상징들과 얘기들은 특히나 두려웠대요.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과 지옥, 교회의 상징물들, 성경등등..

두려움이 커져서 뭔가 환각을 볼때마다 그런 상징물들이 등장해서 괴롭혀댔죠.


그래서 이 형제가 기독교를 선택하게 된건 특별한 교리에 대한 믿음이나 신앙때문이 아니라 그 두려움때문이었어요.

거기서 기도를 하고 하는 행위에서 뭔가 정신적인 안정을 찾았던거죠.두려운 대상에게 뭔가 응보를 하는 행위에서 오는 안정이요..


그런데 제가 봤을때 이 사람에게 기독교는 악영향만 미친다고 생각해왔어요.

일단 이 사람이 교회를 다니면서 그 공포가 누그러지고 마음의 평온을 얻었다면 다행이지만,오히려 알면알수록 공포들이 더 심화되고, 그래서 더욱 매달리게 되고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봤거든요.

그래서 이 사람은 그 두려움때문에 새벽기도를 나가고, 십일조다 뭐다 한달에 몇십만원씩 헌납해대고 그러면서도 안정은 찾지 못하며 더욱 불안함을 느끼고, 내 정성이 부족하고 기도가 부족해서 그런가 싶어 더욱 매몰되게

되고 그런 지경이었어요.

더욱이 그런 공포심 때문에 잘 알지도 친하지도 않은 신자가 사람 쉬워보이는 이 형제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고 안면몰수하고 했던 일도 있었지요.

그럼에도 분별이 사라진 이 사람에게 그 부조리함은 보이지 않나봅니다.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이 강하고,특히나 형제에겐 더욱 안좋은 상황을 이끈다고 봤던 제게, 오늘 점집에서 형제에게 기독교를 바꾸라는 얘기는 뭐랄까..좋은 기회다.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형제가 교회에 가서 무슨 직책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하거나..그런것도 없습니다.조용히 혼자서 기도만 드리고 오고,오히려 교회에서 맺는 어떤 활동이나 인관관계에 대단히 불편함을 느껴요.단지 공포심때문에 그걸 해야한다.는 강박만 있을뿐이죠.


무술인은 형제에게 절을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참선도 하고 불교관련 서적들을 읽으면서 마음을 안정시키라고 얘기했어요.

작은 절에 가면 스님들의 참견들이 있는데 그런데 말고 큰곳에서 조용히 혼자 둘러보면서 참선할 수 있는 그런곳을 가라며..

기독교에 대한 얘기,종교가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일절 말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얘기여서 좀 놀랐는데...형제에겐 절이나 불교는 전혀 생경하고 역시 두려움을 주는 장소래요.기독교의 경우 뭔가 익숙한 느낌이 있어서 다니는데 절은 그것조차 없어서 뭔가 꺼려진다며..


무술집에 다녀온 오늘, 집에 다른일때문에 약간 싸움이 있었는데,그 상황을 이 형제는 본인이 교회에 안가고 점집을 가서 받는 벌이 아니었을까..그렇게 생각 한대요.


그 무술인의 말을 믿고 안믿고를 떠나서 일단 전 이 사람과 기독교를 좀 분리시키고 싶어요..대단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라 그게 어떤 열성신자를 설득하는 일보다는 쉬울 것 같은데,오늘 무당의 얘기 때문에 형제도

좀 뒤숭생숭 하고 마음이 갈팡대나봐요.

이 기회에 어떻게 종교를 바꿔보라는 설득을 하는게..주제 넘는 일일까요.

    •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 일원이 되었다라는 얘기를 보니 만화 베르세르크의 어떤 귀족 아가씨가 생각나네요.
      폭풍이 무서웠기 때문에 폭풍에 뛰어들어가 폭풍의 일부가 되려했고
      화형대의 불길이 무서워서 집행자의 일원이 되려했던...
      어쩌면 생각보다 꽤 보편적인 방어기제일지도요.

      그런데 그게 종교를 바꿔서 될 일인지는 모르겠네요.
      이유없는 공포감에 환각까지 경험할 정도면 다분히 신경정신과적인 문제로 보이는데 병원부터 가는 게 순서가 아닐까 싶네요.
      혼자 끙끙 앓으면서 마음 다잡는다고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물론 병원도 다닙니다.
        공포심과 불안감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약을 먹는다고 사라지는 현상들은 아니라서요.
        정신적인 어떤 내상들이라는게 그냥 병원가서 치료받으면 뚝딱 낫고 다시 일상적이 되고 문제없는 삶을 살고..그런 선상이 아니더라고요.
        종교는 생활에서 의지할 수 있는 수단이겠지요.
    • 개종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잖아요. 점쟁이의 말을 따르는 것도 웃기고.

      무속인의 말을 전했으면 더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의지처가 예수이든 술이든 게임이든 포르노이든 성인이라면 자기선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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