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태어나자마자 그때의 상황을 기억하시는 분은 없으실 거고, 대략 4~5세 정도의 시절부터 기억하실 텐데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최초의 경험, 혹은 기억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명확하진 않지만, 엄마, 아빠, 고모,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던 마당 딸린 집에서 어느 날, 고모방에서 자다가 눈을 뜬 그 시점이 제가 떠올릴 수 있는 최초의 기억이 아닐까 싶네요. 제 머리맡에는 “자키자키”라는 과자가 먹다 남겨져 있었고, 당시 대학생이던 고모의 방엔 두꺼운 전공서적이 책상에 꽂혀 있었구요. 방은 왼편에 갈색의 장롱이 놓여 있었고, 침대 없이 방바닥에서 잤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가 제가 기억하기론 4살이었던 거 같아요. 방에서 일어나자마자 마당에서 키우던 ‘수지’라는 이름의 강아지에게 얼린 식빵을 줘야 한다고 엄마한테 조르던 기억이 나요. 살던 동네이름이 기억이 나요. 도봉동..
제 첫기억은 여름에 엄마가 단발머리에 핀을 꽂고 파란면원피스를 입고 아파트 앞 평상에 앉아있는데 배가 조금 볼록했던 거. 전 그늘에 앉아서 엄마를 쳐다보고있었는데 엄마 얼굴에 해가 비쳐서 엄마가 땀을 흘리던게 기억나요. 제 동생이 1월에 태어났으니까 아마 8월 말 늦여름일테죠. 제가 태어난지 3년 7개월 됐을 때네요 :)
이외에는 거실에서 디즈니 만화영화를 보고 있는데 집이 아주 조용했고 해가 빨간커튼에 비추는데 거실 바닥이 붉어보여서 한참 쳐다봤던 기억이 나요.
외할머니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더니 어둑한 복도였어요. 엄마를 만나러 가는 중이었죠. 이게 꿈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정보를 모아보니 엄마가 동생 낳고 병원에 계실 때 만나러 갔던 기억이더군요. 3년 6개월쯤이었을 거에요. 아마 일요일이라 병원이 그렇게 어둑하고 사람도 없었던 모양인데, 이후 이런 밀폐된 공간이 자주 악몽에 나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