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옛날 게임들이 재밌어지는 이유가 뭘까요
옛날에 C:\에 커맨드 입력하던 시절에 사천성이라는 게임이 컴퓨터에 깔려있어서 열심히 했습니다. 마작 솔리테어(?)라고 해야 되나... 마작패 구십몇개 깔아놓고 같은거 짝맞춰서 까는 그거요. 요즘은 핸드폰 게임에도 있더라구요? 컴투스에서 나온거.. 참고로 이거는 한판 깰때마다 야한 사진(-_-)이 나오는데 어렸을때는 무슨 나쁜짓 하는거처럼 두근거렸는데 지금 보니까 아무것도 아니더만요.
그걸 우연히 찾아서 하는데 너무 재밌는거에요. 그러다가 갑자기 필이 꽂혀서 소위 고전게임이라고 하는 옛날 도스시절 게임들을 잔뜩 다운받아서 하는데, 이렇게 몇날며칠을 집중해서 재밌게 게임해본게 몇년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실행시키는 것 자체가 도전일 정도의 옛날 게임들인데 하나같이 너무 재밌어요. 물론 도스시절을 경험한적 없는 세대에게는 그림도 후지고 조작도 불편하고, 현대적 감각(?)에는 맞지 않는 구식 게임들이지만, '재밌게 논다'는 게임의 본질에 하나같이 너무나 충실한거 같아요.
원래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라 반쯤은 의무감으로 최신게임 재밌는게 나왔다고 떠들썩하면 꼬박꼬박 구입해서 하는 편인데, 진짜 아이러니하게도 그래픽 쩔고 무슨 가상현실 수준의 정교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요즘 게임들보다 도트가 막 튀는 옛날 게임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재밌고 금새 빠져들더군요.
보통 추억은 미화된다고 하잖아요. 고전게임 찬양하는 얘길 고깝게 여기는 게이머들이 비아냥대는 레퍼토리인데, 웃긴게 해보면 실제로 더 재밌어요. 저는 도스시절에는 게임을 구입할수가 없으니까 다양하게 즐겨보질 못했거든요. 돈주고 게임 사서 할수 있게된것도 나이를 먹고 나서였고.. 딱히 추억이랄게 없었죠(머리속으로 '와 저거 얼마나 재밋을까'하고 침흘리던 추억은 있네요)
인터넷으로 정보검색을 하거나 매뉴얼을 읽어야 할 정도로 복잡하거나 볼륨이 풍부하지도 않고, 붙잡고 5분이면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게임인지 파악이 될 정도로 직관적이고 단순한데, 너무 재밌는거에요. '내가 지금 존나게 멋지고 GOTY를 휩쓴 짱짱게임을 하고있어'라는 기분이 아니라, '난 지금 존나 재밌게 놀고있어'라는 느낌을 주는... 사실 게임은 재밌으려고 하는건데 말이죠.
게임을 즐기는 감각이란 것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데 내가 거기에 따라가지 못하고 구시대 사람이 되어버린건가.. 싶기도 하네요. 플스3랑 엑박도 있는데 언제 켰는지 기억도 안나요. 심지어 (돈도 없는 주제에) 게임을 샀다가 포장도 안뜯고 고대로 친구한테 넘긴 적도 있는..
아니면 걍 머리가 굳어서 아저씨가 된건가 하는 생각도..; 한번은 친구가 '이거 엄청난거다 이것도 할수있고 저것도 할수있고 이런것도 숨겨져 있고 이건 이렇게 하면 나오고...' 열변을 토하면서 강추를 해준 게임이 있었는데 플레이 해보기도 전에 지치더라구요. '아니...내가 그런걸 공부하면서까지 굳이 그 게임을 해야해?' 걍 생각하는게 싫은 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