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항산 무항심

무항산 무항심

 

김능환이 5개월 간의 편의점 주인을 끝내고 로펌으로 들어가면서 내뱉은 변명입니다.

 

생활이 안정되지 못하면 마음의 안정을 갖지 못한다.

 

얼핏 들으면 말이 되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맥락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위 문구는 맹자가 쓴 책 중에 양혜왕편에 나온 것으로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발췌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나라 선왕이 정치에 대하여 묻자, 맹자는 ‘백성들이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지내면 왕도의 길은 자연히 열리게 된다. 경제적으로 생활이 안정되지 않아도 항상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뜻있는 선비만 가능한 일이다. 일반 백성은 경제적 안정이 없으면 항상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 항상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면 방탕하고 편벽되며 부정하고 허황되어 이미 어찌할 수가 없게 된다. 백성들이 죄를 범한 후에 법으로 그들을 처벌한다는 것은 곧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과 같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항산>

 

이 이야기의 핵심은 나라가 백성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김능환의 입장이 웃깁니다. 그의 입장이 선비일까요? 아니면 백성일까요?

편의점을 운영하던 5개월 동안 생활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느낀 것인가요?

옛날 백성은 오늘날의 국민 내지는 서민으로 바꿔 부를 수 있습니다.

옛날 선비에 해당하는 신분은 오늘날에 뭘까요? 저는 사회지도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능환은 넓은 의미에서 보면 백성보다는 선비에 가깝죠.

그런 그가 자신을 백성으로 스스로 깎아내렸습니다. 이게 뭡니까?

 

얼마를 더 벌어야 마음이 안정이 될까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하면서 벌었던 연봉이 그리웠나봅니다.

그럴거면 텔레비젼이나 신문에 나오지 말았어야죠.

 

김능환의 변명을 자신의 그릇을 보여주는 척도밖에 되지 않는군요.

 

    • 고위공직자 출신의 친척 어르신이 '품위유지'를 위해 쓰는 비용 생각해보면 편의점으로는 힘들었을 것 같긴 합니다.
      그놈의 품위가 뭐길래...
    • 편의점은 생활안정이 안되는 업종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해줘야죠.
    • 청빈은 어렵죠. 작은 금액이라도 또박또박 나오는 공무원 생활 할 때와 편의점 주인으로 살아가기는 차이가 많습니다.
      특히 요즈음의 편의점 주인은 50% 이상이 위약금만 없으면 당장 전업하고 싶다는 업종이지요.

      다른 업종으로 생업을 꾸려 나가는 것도 만만치 않지요. 도대체가 평생 해 온 그일 외에는 잘 할 줄 아는 게 없잖아요.
      법을 다루는 거 외에는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는데, 그리고 훈련 받은 것도 시간도 없었는데, 그 곳에 포진해서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 온 동종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살아 남기를 바라는 건 어려운 일 아닐까요?

      본업으로 돌아가셔서도 마음만 굳으시면 그런대로 소신을 지키면서 살아갈 수 있으실겁니다.
      응원합니다.
    • 대법관까지 지내신 분이 은퇴 후 편의점을 열었다는 소식에, 이 양반도 참 세상 돌아가는 걸 잘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기자들은 취재나가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6개월이면 딱 제 처음 생각만큼만 버티신 것 같네요.
    • 아파트에 살다가 다세대 주택으로만 이사가도 삶의 질/격이 팍팍 떨어지는 걸 느끼는 마당에
      고위공직자로서 살다가 편의점 주인으로 전직했을 때의 멘붕이란 엄청났겠죠.

      지난 30년 간 누군가 자기 앞에서 잔돈 안맞는다고 짜증내고, 얼굴 붉힌 적이 있었을까요?
      벌이도 그렇지만, 자신에 대한 타인들의 대우가 천지차이였기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을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릇 운운할 거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 쑈하다가 전관예우 놓치기 전에 급히 간거죠 --;;
      전관예우 받으면서 몇년동안 변호사로 벌어들이는 돈은 대법관 연봉과 비교할 수가 없죠.
      생계 운운은 좀 역겹네요. 연금만 해도 충분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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