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네" 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는 점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관등성명을 수시로 대야 했고 "잘 못들었습니다?" 라는 해괴한 표현이 난무하죠. 참 바보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정말 쓰기도 싫었죠. 물론 어쩔 수 없이 쓰다보니 익숙해졌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진짜 이상해요. 왜 "네"라는 대답을 못하게 했는지.. 반말도 아니고, 다른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제가 있던 부대는 특히 "네, 알겠습니다" 혹은 "네, 그렇습니다"라고만 답해야 했어요. 그냥 "네"라고 했다가 제대로 개빠진 놈으로 찍히곤 했죠.)
응? 특이한 부대 나오셨네요. 네는 가능합니다. 네? 라고 반문하는게 안 되고 반문할때는 죄송합니다, 잘 못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를 줄여서 잘 못들었습니다? 라고 표현하는거죠. 그냥 알겠다는 뜻의 네는 가능하고, 잘 못 듣거나 반문하는 네? 가 안 되는건데 부대 전통이 좀 특이한 곳 나오신듯 해요. 그리고 군인은 원래 까라면 까야하는거라 반문의 여지를 차단한 조치라고 봐요.
좀 다른 얘기지만 신병 시절 가장 인상적인(!) 금지 사항 중에 '문고리를 잡지 말라'가 있었죠. 너님이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음.. 뭐 이정도의 의미 였던 게 아니었나 싶었지만 왜 그런건지는 아무도 몰랐던 걸로. 바로 위 선임이 우리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문을 열어줬는데 타이밍이 안 맞아서 제 앞으로 문이 닫히는데 문을 잡을 수가 없어서 그냥 부딪혔던 기억이.. (걍 잡았어도 됐을 텐데 그땐 정말 극도의 어리버리...) 아오.. 빡쳐.
저희는 이등병때 '~말입니다.'이거 못썼어요 모든 질문을 할 때는 "~지 알고싶습니다." 이렇게 써야했죠 이등병때 새해를 맞이했는데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지 말입니다."라고 새해인사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등병은 새해 인사할 방법이 없는거죠 "받으십시오." 당연히 안되고 "받으시지 말입니다."도 안되고.. 고민 끝에 "새해 복 많이 받으실건지 알고싶습니다."라고 해서 다들 빵 터졌던 기억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