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기억에 남은 영화 촬영지는?
아래에 홍콩 관련 질문을 적고 나니 다른 분들의 영화와 여행 이야기가 궁금해서 글을 하나 더 씁니다.
저는 여행갈 일이 있으면 그쪽에서 찍은 영화가 있는지를 알아봅니다.
그리고 영화에 나오는 장소가 진짜로 있는지를 찾아다니죠.
영화를 여러 번 돌려보지 않고서야 기억만으로 여기가 거긴지 알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그 와중에 마주치게 되는 낯선 풍경들, 낯선 사람들을 여행의 재미로 삼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흐릿한 목표는 있고 것때문에 많이 걷기는 하지만 딱히 용써서 목표를 달성하지 않아도 좋은 정도랄까요.
너무 관광지화한 곳-겨울연가의 남이섬 같은?-은 찾아가는 재미가 없으니 그런 곳보다는
스쳐 지나가기 쉬운 장면이지만 저한테는 인상에 남은, 그리고 거기서 현지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뭐 그런 장소가 그 '흐릿한 목표'가 되지요.
영화랑 같은 구도의 사진을 한 장 찍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상관없고요.
그렇게 돌아다닌 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곳은 <비정성시>의 배경이 되었던 대만의 쥬펀입니다.
관광지로 꽤나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제가 갔을 땐 비수기인지 골목골목이 좀 헐렁헐렁했고요,
심지어는 타이베이에서 그쪽으로 가는 시외버스엔 달랑 저 혼자 타고 있었죠.
적당히 흐리고 간간이 부슬비도 뿌리는 날씨가 흑백영화의 분위기랑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 한 번 영화를 보면서 내가 갔던 곳과 영화의 장면들을 겹쳐보는 것도 부록같은 재미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장소는 어디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