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만혼


요즘 자의든 타의든 결혼 늦게들 하는 경향.

진짜 문제 아닌가요. 불과 10여년 사이에 초혼 연령이 몇 살씩이나 훌쩍 올라갔다는 것도.

저도 그 축에 끼지만 딱히 더 늦기 전에 해야겠다 그런 생각도 안 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모여 그 사회의 경향이 되는 건데

정작 정책 입안자들이나 오피니언 리더라카는 사람들은 그다지 신경 안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도 부유층들은 다들 때맞춰서 잘 해서 그런 건지.


예전엔 없이 살아도 다들 그냥저냥 일찍 결혼해서 애들 잘 낳고 살았는데

요즘은 웬만큼 살아도 엄두를 안 내는 것 같아요.


푸념이든 분석이든 좀 듣고 싶군요. 왜 그럴까요.















    • 저희 부모님은 단칸방에서 시작하셔서 바로 아이 둘 낳으셨는데요. 이젠 가치관이 달라진 것 같아요. 우리 세대는 그렇게 살바에는 시작도 하지 않지요..
      • 저도 그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삶의 기준이 예전에 비해 훨씬 높아지긴 했어요.
      • 가치관이 달라진 게 아니라 사회적 환경이 달라진 거죠. 부모님 세대에는 단칸방에서 시작해도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는 부를 일구고 애들 대학도 보내고 사회의 일원으로 만들 수 있었지만 지금 단칸방으로 시작하면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자식의 자식까지 단칸방 생활을 하게 될겁니다.
    • 옛날;; 에는 학원 안다녀도 대학가고 취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지금은 영어유치원~학원~대학 나와도

      학자금대출에 인턴사원...



      곧죽어도 차는 있어야 하고 아파트는 30평대 아님 , 혼자 살고 말죠..
      • 결국 경제적 문제인 건데 어느 정도 맞춰가면서 살면 될 듯한 상황에서도 그냥 포기해버리니까.
        그렇다고 서구 여러나라들처럼 동거 커플이나 비혼 출산 커플이 일반화되는 것도 아니고.
    • 그냥, 생존일지도요. 저 혼자선 어떻게든 적게라도 벌어서 아끼고 살 수 있겠지만 내 자식들은 못 키울 것 같아요.
      • 그쵸. 저도 지금 혼자 사니까 부족한 거 없이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지만
        가족이 있다면 아낄 수 밖에 없겠죠.
    • 아 얼마전에 결혼 관련으로 무슨 뭐더라. 결혼 적령기에 결혼하라시던, 그 분인 줄 알았어요 닉네임도 비슷한 것 같아서
      왜 그러냐면 결혼이 필수불가결이 아니란 생각이 모두에게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예전엔 잘 살던 못 살던 내 삶이 있건 없건 소득 등등 수준이 되건 안 되건 무조건 결혼은 해야하고 자식은 낳아야 하는거 -> 이젠 그런건 아니고 필요하면 하는거
      왜 그렇게 생각들이 변했냐 하면 역시 살기 팍팍해서가 아닐깝쇼
      • 그분과는 하는 얘기가 전혀 다르잖아요.ㅎ
        불과 몇 년 사이에 사람들 생각이 그렇게 바뀌고 실제 사회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
        놀랍게 느껴지는데 이제 다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마는 분위기라 의아합니다.
    • 당시는 경제성장기니까 지금은 여기 살아도 열심히 벌고 아껴서 모으면 어떻게해서 집한채 마련하고 집값오르는 것도
      바라고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옥탑 반지하 단칸방도 신혼집삼는거 대해 저항이 덜했구요.
      아주 잠깐이었지만 고용도 나름 안정적이었고요.
      단지 요새 사람들이 고생할 각오가 안되어서 갖추고 시작하길 원하는 것처럼은 안보여요.
      성장이나 뭔가 마련할 희망조차 없어진것 같아요. 지금은. 언제 잘릴지 모르고, 집은 커녕 방한칸 마련하는것도
      어렵고 무엇보다 힘든건 이 상황이 타개될 가능성이 거의 안보인다는 거죠.
    • 사실 만혼이 개인의 요구사항에 의한 거라기 보단 윗세대의 부추김이 더 크지 않나 싶어요. 빨리 결혼하라면서 조건이 줄줄이;
      우리나라 결혼이 워낙 가족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다보니...저야 만혼은 커녕 혼자 살아야 되니 딱히 문제란 생각도 안 드네요.
    • 사회에 희망을 안 걸어서라면 문제는 문제겠죠.
      그냥 미루고 있는 거라면 사람들의 눈높이를 못 따라가는 경제발전이 문제? '방'이 '집'으로 바뀐 지 몇 백 년 흐른 것도 아니잖아요. 몇 년 사이에 휙휙 사람들 눈은 높아지는데 거기 맞춰서 경제가 성장할 리는 없고.
      듀게에서 본 글 같은데 '우린 우리 부모 세대가 이룬 부를 결코 스스로 이루지 못 할 거예요' 이 말이 무척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는 아마 그 막차 세대였을 거예요. 아니면 막 차 떠나는 걸 본 세대거나. 저 개인이 부를 일구었느냐의 문제와는 별개로.
    • 저도 브누아님의 의견에 한 표. 고생해서 열심히 일해도 지금보다 나아지리라는 희망이 없고, 그 고생스런 삶이 대물림된다고 생각하면 아이를 낳고 싶을까요. (그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되는' 사람들에게도, 결혼해서 전보다 힘든 삶이 기다리고 있다면(소득은 그대로인데 지출은 늘어난다든가..) 결혼하기 전 고민이 클 것 같아요.
    • 전에는 결혼 안하면 큰일 나는 줄 알았고 지금은 큰일은 안난다는 것을 아는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 그러고보니 지인 중에 집안도 좋고 직업도 좋은데 결혼 안 하고 있는 경우도 꽤 있네요.
      그러니까 경제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자의로 결혼을 안 하는 이런 사람들도 전에 비해 훨씬 많아지긴 한 것 같습니다.
      어떤 커다란 가치관의 변화가 생긴 듯 한데 그게 너무 갑작스럽게 바뀌어서 왜 그런지 잘 모르겠네요.
    • 푸른새벽/ 그런 커다란 가치관이 갑작스럽게 바뀌었다는 생각은 안 해요.
      결혼을 의무(꼭 해야 하는 것)로만 생각하다가 비혼도 하나의 선택지가 되는 건 비단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역사적/세계적으로 봐도 자연스러운 흐름일 것 같고,
      그런 흐름이 천천히 바뀌어오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변화가 누적되어서 가시거리 안에 들어온 것이겠죠.

      그리고 전반적으로 삶의 수명이 늘어나고 사회화 되는 연령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될 것 같아요.
      옛날에는 기대수명이 짧았으니까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해야 하는 게 어쩌면 생존본능/전략이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리고 교육을 마치고 사회에 진입하는 연령대가 지금이랑 비교해보면
      5년~10년 차이 나는 것 같은데 그걸 감안하면 직장을 구하고 결혼하는 나이가 늦어지는 게 자연스럽죠.
    •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IMF 이후 변해버린 한국사회의 한 단면인거 같아요. 그럭저럭 살아가던 중산층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죠. 그 전에는 좀 부족해도 살면서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면 지금은 '어떻게 안된다' 라는걸 다들 뼈저리게 느꼈다고 할까요.

      그리고 지금 윗자리에 있는 분들은 '결혼은 당연히 해야 하고 아이도 당연히 낳아야 한다'라는 사고방식이기 때문에 '좀 어렵다고 결혼을 안하고 아이를 안 낳아?' 라면서 이해 못하고 있을겁니다. 원인은 사회안전망 확충이지만 윗분들은 정신자세가 안되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요.
    • 수명이 길어지니까 그런거죠.
    • 글쎄요..저도 결국 만'혼' 이란 걸 하긴 했는데..

      별로 큰 문제란 생각도 안 들어요; 지금도 인간은 넘 많다 싶어서 결혼이고 출산이고...특히 여자들..더 안했음 싶고. 사서 고생할 필요 없다 싶음.
    • 성해방을 이야기하시는 분은 없네요.



      만혼은 가족제도의 해체의 과도기적 모습으로 보여요. 또 우리 세대는 전 세대에 비해 많은것을 누렸어요. 단칸방도 살아본 사람이나 살지요.
    • 수명이 길어지니까 그런거죠22 의학이 발달하면서 (위험할 수 있는) 노산의 기준이 낮아지니까 거기 맞춰 자연스럽게 결혼도 늦어지는거라 봐요.
    • 개인적으로는 이 사회를 못 믿겠어요. 열심히 살아왔지만 취업도 힘들고.. 저는 어릴 때 부모가 없이 시작해서 재산을 늘려가는걸 보며 컸는데 제 한 몸 책임지기도 힘들더군요. 방 한 칸에서 시작하지 않는건 예전엔 대부분 그리 시작해 사다리타고 올라갔지만 지금은 방 한 칸은 방 한 칸으로 끝나기 쉬워요.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누려왔지만 더 경쟁은 심화돼서...불안한 사회이고 당연한 줄 알았던 부모세대의 결혼은 당연하지 않은지 오래이기도 하고요.
      • 이것도 흥미로운 말이네요. 최근의 황혼이혼의 증가를 설명하는 인자로 결혼의 내재적인? 속성, 현시대상, 가족구조의 변화(자녀의 성장) 들을 상정하고 어느것이 더 큰 설명력을 가질 것인지...
    • 인터넷, 방송 같은 미디어의 영향도 있겠죠. 요즘은 정보가 너무 많아요. 누군 어떻게 산다더라, 저떻게 산다더라, 비교의 연속...;
    • 사회안전망은 현재가 1950년대나 과거 어느때보다 더 나아졌다고 봐요.
      또한 7~80년대에 결혼하신 분들이, 한국경제가 발전하여 이렇게 잘 살게 되실 줄은 본인들도 몰랐지요.
      전 우리 세대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어서 결혼을 안하게 된것 같지는 않구요. 가치관이 변한것이 주 원인이 아닐까 싶어요.
      - 우리 세대가 현재까지 누린 만큼(혹은 그 이상)의 생활 수준이 유지되길 바라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전 세대와 달리 현 세대는 그것을 희생할만큼 가족에 가치를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 한국은 사교육 등 양육을 위한 비용의 비중이 소득대비 매우 큰데요.
      과거와 달리 문화생활, 여가라는 개념이 생겨났고, 여가에 들일 돈과 시간을 양육에 투자하는 것을 고통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것 같습니다.
      (여가와 양육에 돈과 시간을 충분히 소비할수 있는 경우, 양육도 크게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겠구요.)
    • 제목을 보다가 어느 회원이 결혼해서 닉을 문득 만혼이라 바꾸시는 망상을 했어요.
    • 수명이...33 꼭 수명이 아니더라도 10년전의 서른살하고 지금 서른살은 다른것 같아요. 그게 나쁜 종류의 변화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 문제인건가요? 사회 현상 중 하나지만 문제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정도가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족을 꾸려 생존을 하느니 혼자 생활을 하겠다.. 라는 선택인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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