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악필이 된 경과

제가 처음부터 악필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쓸때야 다들 삐뚤빼뚤하지만

 

익숙해질때 바로 악필이 나오는 경우는 많지는 않을것 같아요.

 

저는 주로 짝이 쓰는걸 많이 따라했는데

 

그래서 매년 글씨체가 달라졌습니다.

 

 

제가 맘에 든 짝꿍의 글씨만 따라했지만요. 그래서 글씨체가 안변하는 해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좀 안좋아지면 무의식적으로 안따라했던것 같아요.

 

이응을 점으로 찍는다든가 별로 좋은 습관은 아닌것도 따라했습니다.

 

적당히 이쁘게만 보이면 됐구요.

 

 

 

그러다 대학에 왔는데

 

교수가 글씨 이쁘게 쓸 생각하지말고 빨리 쓸 생각을 해라라는 말을 듣고

 

그때부터 급속도로 악필이 됐어요. 그땐 이미 누구 글씨체를 따라한다는건 관심이 없어졌기 때문에

 

그게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악필로 진행은 되고 있었던것 같지만

 

휘갈겨 쓰기 시작하다보니 노트 필기하고 일주일 지나면

 

제가 뭐라고 썼는지 못알아봅니다.

 

시험기간되서 노트를 펴면 기록을 보면서 기억을 하는게 아니라

 

기억을 떠올려서 기록을 해독하고 있어요...

 

물론 모든 글씨를 못알아보면 해독이고 뭐고 없겠지만 한페이지에 뭔지 모를 단어가 두세개씩은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누가 노트 빌려달라고 하면 난감했어요. 남들은 알아볼수가 없거든요.

 

알아볼수 있다면서 빌려간 사람들 다들 한숨쉬면서 돌려줍니다.

 

 

 

뭔가를 날림으로 빠르게 하는것보다 제대로 느리게 하는게 훨 어려운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번 휘갈겨 쓰기 시작한 이상 필요가 없으면 바꾸진 않을것 같아요.

    • 전 펜 잡는 법이 잘못된건지, 이상하게 글씨를 공책 한면이나 한장정도 분량만 써도 손가락이 아팠어요.
      (숙제로 깜지 이런거 내주는 사람 싫었음.)
      그래서 점점 힘을 빼고 흘림체로 쓰다보니 어느새 악필이 되었죠.

      저는 필기 많은 선생/교수가 싫었어요.
      프린트물로 떼우는 사람들이 좋았어요.

      때때로 연예인 커플들 나와서 손편지 준 거에 감동받고 이런거 보면요.
      이야~ 나 같은 악필은 절대 못할 일이구만하죠.

      너를 생각하며 쓴 편지야. 하면서 줬는데... 초딩스러운 악필작렬!!!
      • 그런 경우도 있더라구요. 꽉 잡는다던가 대충 그런 이유로요.

        대충 흘려쓰다보니 필기 자체에는 스트레스가 없었네요. 중고딩때는 딱히 별 설명도 없이 필기만 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싫었지만요.

        저도 편지 쓰는건 스트레스였어요. 진지하게 써도 이상해보이기 때문에..
    • 요즘 간간히 손글씨 쓸 일 생기면 은근 스트레스입니다. 십몇년을 손글씨 거의 안쓰고 살다보니 이건 뭐 글자들이 살아서 움직여요~
      • 저도 컴퓨터만 쓰니까 되게 낯설어요. 의식적으로 알아보게 쓰는것도 스트레스 ㅎㅎ
    • 저는 요새 유행하는 말로 하면, 손글씨 성애자에요...^^ 종이에 펜촉이나 연필끝이 삭삭 스치는 소리를 너무 좋아해서 각종 노트와 필기구를 종류별로 사모아두고 그걸 이리저리 매치해가면서 몇 시간씩 화장실도 안 가고 글을 써요. 그래서 학창시절에도 공부는 잘 못했지만 깜지숙제는 너무 좋아했죠. 그러다 몇 해 전에는 만성 손목통증에 시달린 끝에 병원치료까지 받았었는데...
      그런데도 글씨를 못써요. 그림도 못 그리고...ㅜㅜ
      어떡하면 잘 쓸 수 있는 건지, 정말 타고나야 하는 건지 가끔은 진짜 억울한 기분도 들죠.
      • 버스타면 가끔 글씨교정학원 광고도 있더라구요. 누가 가긴 가나 싶지만 필요한 사람도 있겠죠.

        부모님이 글씨를 잘 쓰시는데 이게 경조사 때는 좋더라구요. 초딩 글씨로 축 뭐시기하면 너무 웃겨서..
    • 글 속에 요즘 세태를 풍자하는 깊은 뜻이... ㅎㅎ
      손글씨의 필체에서 전해져오는 그 분위기가 좋은데요. 특히 짧은 메모같은 것.
      내가 누군가에게 고백하기 위해 쪽지를 남겼어요. "항상 지켜보고 있다.."
      남겨진 그 메모를 보며 상대방은 나에 대해 이런저런 상상을 할텐데..이 초딩스런 글씨체는 로맨틱한 상황을 반감시키고 ㅠㅠ
      • 저도 그 분위기가 좋아요. 일반적으로 잘쓰는 글씨체가 아니라, 잘쓰지 못하면서도 분위기 있는거요. 현실은 초딩글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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