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SF 출판사 불새(휴고상 수상작 2편 출간, 하인라인 출간!)
원래 카페지기는 일반적인 직장인이었다. 출판계에 종사할 거라는 생각은 2-3년 전까지는 꿈도 전혀 꿔 본 적이 없었다.
카페지기는 어릴 때 과학과 기술을 좋아하긴 했지만 주머니 사정이 좋지 못해 SF책은 구비하지 못했다.
특히 SF독자들의 성서라고 할 수 있는 '아이디어 회관' 전집은 없었다.
하지만 단권으로 몇 권 정도는 있었고, 해문출판사에서 나온 SF 시리즈 등이 있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책은 버로우스의 화성의 공주를 축약한 '화성의 괴물들',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을 축약한 '로봇 머신 X' 이런 것들이 있다.
방학 숙제로 탐구생활과 함께 필수적으로 제출하는 쓰기 위해 억지로 읽었던 것들 중 하나였지만.
그리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며 SF와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았다.
OECD 최장근로시간의 나라답게,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주말도 없이 그렇게 살다
어느덧 40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가 돼버렸다. 열심히 살긴 살았지만, 주위를 보니 모두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 전에 다니던 직장은 꽤 괜찮은 곳이었고,
연봉도 많이 주는 곳이었지만, 그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었다.
주위 사람 모두들 밖으로 나갈 용기가 없어서, 나가서 먹고 살 길이 없어서,
처자식 부양해야 해서, 그냥 그렇게 죽어가면서 삶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아이러니했다.
사회에서의 경험이 쌓이자, 내게도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가치관이 생겼다.
사춘기를 겪지 않고 별다른 고민이 없이 어른이 되었던 탓인지, 뒤늦게 내게도 고민이라는 게 생겼다.
돈? 출세? 권력? 이런 것들은 어린애들이나 하는 고민이지, 진정한 어른이 하는 고민은 아니었다.
기적적인 확률로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과연 어떤 일을 하면서 일생을 보내야 할 것인가? 그것이었다.
번뇌가 많아지자 고교 때 수험대비용으로 이외에는 처음으로 문학책을 사 읽게 되었다. 특히 SF가 재밌었다.
한국의 SF 독자라면 피해갈 수 없는 그리폰 시리즈와 행책SF, 오멜라스 시리즈 등을 읽었다.
읽으니 재미가 더욱 커져, 힘들게 여기저기 도서관에서 구해
한뜻에서 나온 하인라인 시리즈와 집사재의 필립 딕 단편집, 고려원 SF 단편집 등은
복사를 해서 읽었다.
더 읽고 싶었는데, 문제는 책이 잘 안 나온다는 것이다. SF의 소위 황금시대부터
주루룩 시대를 따라 읽어내려가고픈 마음이었는데, 안 나온 고전이 너무나도 많았다.
기획자의 눈에 들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없었다.
그런데 엄밀하게 말해 한국에서 SF 기획자는 1분만 있다고 하는 게 정확한 현실일 것이다.
그리고 그 분은 자신의 기획물을 번역도 직접 하셔야 하기에 다른 일은 도저히 할 엄두를 못 낼 것이다.
냉정하게 판단해보니 내가 읽고 싶은 책은 내가 죽을 때까지 아무 곳에서도 안 내줄 게 뻔했다.
안 해주면 그냥 포기하고 사는 게 속편할까? 사람으로 태어나 하고 싶은 일도 한 번 못해 보고 그냥 눈을 감아야 하나?
그래서 출판사를 차리기로 했다. 그리고 카페지기의 개인적 취향을 기준으로 읽어보고 싶은 작품을 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카페지기는 쌩고전 시대까지의 작품, 즉 20세기 중반까지의 작품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단 한 명, 예외는 H.G.Wells는 예외로 하지만. (카페지기의 개인적 선호입니다. 부디 양해를...)
카페지기는 과학이 사회를 압도한 2차대전 이후의 시대, 그러면서도 과학기술의 문제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소위 '황금시대' 때의 작품이 읽고 싶다. 우리나라에도 이 시기의 작품들은 빅3를 제외하면 거의 공백 상태로 남아있다.
빅3의 경우에도 하인라인의 경우를 보면 방대한 작품수에 비하면 그 소개량이 너무 미미한 것 같다.
한뜻에서 책을 내주지 않았다면 그 역시 말만 빅3로 그쳤을 것이다.
이렇게 뜻을 굳힌 후 사표를 내고 본격적으로 출판강좌, 학원 등을 수강하고, 출판업 카페에 들락날락하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다. 그리하여 작년 12월 해를 넘기기 직전에 지금의 대표님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대표님께서는 열심히 해보라고 하시면서 내탕금을 출자해 판권계약을 할 수 있는 자금을 확실히 늘려주셨다.
(사실 대표님께서는 인문, 사회과학 쪽 책을 하고 싶으셨지만 카페지기가 우겨서 자금을 SF에 몰빵시켰다)
이렇게 불새는 발을 내딛었다. 과연 모진 환경에서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불새가 될지,
부도서류를 머리 위로 던지는 직원들의 피를 마시는 새, 눈물을 마시는 새가 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카페지기도 좋고 독자들도 좋아하는 좋은 책을 출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감사합니다.
출처 : 도서출판 불새 공식 카페 창업 동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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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SF 출판사가 출범하는군요. 라인업도 매력적이고 기대됩니다.
현재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만 먼저 3권의 책 정보가 올라와 있습니다.
[SF 걸작선] (근간) 우주의 개척자(FARMER IN THE SKY) by 로버트 하인라인(Robert Heinlein)
[레트로휴고상 수상작]
우수한 보이스카우트 대원인 빌은 아버지와 함께 배급제가 시행되는 지구를 떠나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로 이민을 떠나게 되는데…. 가니메데의 가혹한 자연환경 속에서 그들의 생존은?
* 간단한 책 소개
부푼 희망을 안고 떠나 새롭게 정착하게 된 새로운 고향. 그곳에서의 가혹한 자연환경이 당신을 짓누른다면 당신은 그곳을 버리고 떠날 것인가? 아니면 그곳에 뼈를 묻는다는 각오로 머무를 것인가?
미국의 서부개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정신을 우주 개척시대에 대입한 소설. <고향> 또는 <내 집>이 갖고 있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들어줌.
[SF 걸작선] (근간) 신딕(THE SYNDIC) by 시릴 콘블루스(Cyril Kornbluth)
[프로메테우스상 수상작]
범죄조직이 정부를 몰아내고 세상을 지배한다면? 미국정부를 아이슬란드로 쫓아내고 범죄조직들이 대륙을 장악했다. 미시시피강을 기준으로 동쪽의 신딕, 서쪽의 모브가 그것.
신딕의 하급간부인 주인공 찰스 오시노는 암살위기를 넘긴 후, 음모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섬으로 쫓겨난 미국 정부에 잠입하는데... 신딕 속에서만 살던 그가 본 세상의 진실과 권력의 맨얼굴은?
* 간단한 책 소개
바람직한 정치체제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주인공의 여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시원한 하드보일드 SF 활극.
[과학교양] (근간) 시간의 장벽을 넘어: 최초의 타임머신 개발을 향한 세계 각국의 경쟁 by 제니 랜들스(Jenny Randles)
시간의 장벽을 넘어: 최초의 타임머신 개발을 향한 세계 각국의 경쟁 (원제: BREAKING THE TIME BARRIER: THE RACE TO BUILD THE FIRST TIME MACHINE)
전NATO군사령관 웨슬리 클라크가 말한 '빛보다 빠른 여행'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 주변에 보이는 시간여행자들의 흔적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웰스와 아인슈타인 등 타임머신 개발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 외에 실제 타임머신을 개발하기 위해 움직이는 각국 사례를 상세히 소개.
* 간단한 책 소개
연대순에 따라 인류 최초의 타임머신 개발을 위해 어떤 학자들이 어떤 이론을 내세웠으며, 아울러 세계 각국 정부도 타임머신 개발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재미있는 사례들과 에피소드를 곁들여 소개하는 과학 교양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