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평상시에는 잘 느끼지 못하는 기본기를 조금 포기하고 편의 옵션을 중시하면 가성비에서 현기차를 따라갈 수 없죠. 다른 게시판에서 누가 그러더군요. 경차는 연비와 유지비에서 버는 대신 보이지 않는 생명수당을 지출하는 것이라고.. 얼마전에 말리부랑 K5 랑 서로 빗겨치기로 정면(?) 충돌했는데, 말리부 운전자는 걸어 나오고 K5 운전자는 에어백 안터져서 실려갔다는 사진도 꽤 돌았죠. 그때도 빗겨치기라 K5가 에어백 센서 각이 안 맞았다고 쉴드가 꽤 돌았습니다만.. 평시에 편의옵션을 즐기느냐, 긴급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더 덜 다칠 확률에 거느냐는 개인이 선택할 사항이고, 눈이 보이지 않는 쪽보다는 눈에 보이는쪽을 선택하는게 현실입니다.
아주 오래전 일입니다만, 제가 H모 사에서 잠깐 일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는 물론 그 회사가 지금처럼 공룡이 되기 전이고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못 높여서 쩔쩔 매던 시절입니다만. (지금 생각하면 진짜 격세지감) 그 때도 물론 해외에선 싸게 팔고 국내 소비자는 봉이라며 욕을 많이 들어먹고 있었죠. 그런데 당시에 미국 나가던 차들을 보면 옵션이 진짜로 완전 기본만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내수용은 차량용 안테나가 라디오를 켜면 자동으로 올라가고 끄면 자동으로 내려가는 파워 안테나 (당시 공급가 13000원) 그런데 미국 수출용은 모조리 막대기 로드 안테나 (2700원) 이었습니다. 가격으로 승부하기 때문에 비싸면 안팔리니 완전 최저 옵션들만 들어갑니다.심지어 오디오도 그 때는 아직 카셋 테잎을 들을 때였는데 내수용은 기계식 데크가 없고 모두 부드럽게 작동되는 전자식 로딩입니다만 미국 수출용은 무조건 기계식이었죠. 그게 골치가 많았어요. 왜냐하면 기계식 데크는 테잎이 잘 씹히는데 클레임이 많이 들어왔거든요. 그거 전자식으로 바꾸면 클레임이 확 줄텐데 미국 시장 품질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었음에도 돈때문에 못바꾸고 기계식 데크를 계속 집어넣고 있었어요. 비싸면 안팔리니까요. 거기에 비해 내수용은 뭐 기본이 고급 옵션이었죠. 덴마크에서 놀러왔던 친구가 센트럴 도어락 (그 친구는 그게 뭔지도 모름) 작동하는 거 보고 "우와" 놀라며 감탄하던 기억이 나네요. 오래전 일이긴 한데, 지금은 뭐 회장님도 바뀌고 공격적으로 해외 마케팅 하면서 정책이 바뀌었는지는 모르지만 자동차 회사가 해외 시장이라고 손해보며 장사하지는 않을 겁니다. 대신 덜 중요한 것들을 빼고 가격을 맞추겠죠. 그래서 수지 타산이 안 맞는 차종은 안 팔리죠. 그런 차종의 경쟁력은 뭐 한국 시장에선 넘사벽이겠죠. 여기서도 해외 브랜드들이 경쟁에서 밀리는데 한국에서 대안이 있을 수가.. 하지만 고급으로 넘어가면 수입 브랜드들의 장점들이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