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다들 자기생활없이 사는 건가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월급은 적지만 직장에 속해 있으면서도 마치 프리랜서처럼 의뢰받은 일만 딱 해내면 그 과정에 대해선 전혀 터치가 없는 곳이라 안주하고 있었어요.

심지어 출장도 마음대로 해도 되었고, 의례 얽매여야하는 회사 인간관계조차 좀 거리두기를 시전해도 업무평가에 큰 지장이 없었죠.


그런데 요즘, 뭔가 제 일에 대해 더 많은 규칙성이 부여되며(주일에 몇개 완수.등)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어요.

마감일은 빠른 시일내에 종용되고, 그걸 맞추려면 주말이고 뭐고 침범당하기 일쑤가 된거에요.


갑자기 드는 생각이.


내가 너무 편하게 살았나.

원래 기존의 방식이 문제가 있었던 건가.

원래 주말이고 뭐고 내 생활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에 매달려 사는게 정상인가.싶은 아리까리함.


젊을때는 잠도 줄이고,일에 매달려 사는게 사실 사회적으로는 능력과 연결해서 칭송되는 시대잖아요. 일중독자들에 대한 존경의 시선들.

다양한 직군들에서 야근은 당연한 일.주말이고 뭐고 없다...라는 소리가 당연하게 나오는 지경이라 이렇게 일에 치여 사는게 당연한 현재의 풍속도이며, 저도 인정을 하고 동참을 해야 하는건지...


이건 언제까지 마감.그럼 난 이걸 며칠에서부터 며칠까지 끝내야하고..그럼 이때는 야근을 하고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고..막 그 계산을 하다보니 이거 담당자한테 "지금 내가 주말에도 일해야 한다는건데, 그럼 내 개인 일들은 언제 하란 말이냐? "라고 말하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그렇게 얘기하면 "일이 우선이죠"라는 말이 돌아올 것 같단 말이죠. "어떻게 개인 사생활들을 포기하며 일을 한단 말이냐" 라고 대꾸하고 싶지만 왠지 그건 "나 여기서 일하기 싫소"로 연결될 것 같은 가시감...


평일에 퇴근시간 되면 딱 일이 종료되고, 나는 저녁 있는 삶을 살고, 휴일에는 불필요한 잔업없이 사는게...현실적으로 희귀한 일인건가요?

공무원의 삶이 그렇다고 배웠던 것 같은데 파견업무를 하고보니 공무원들의 삶도 썩 그렇진 않더라고요.


제가 너무 게으른건지, 헤이한건지 뭔가 억울하고 이런 생활은 오래 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패배감이 들어요.

직장을 바꿔 볼까요?

    • 이민가야죠/ 농사를 지으면 농한기에는 좀 한가합니다. / 일본처럼 프리터 생활이 가능한 곳도 있을거고... 장정일이 동사무소 직원이 되어 칼퇴근해서 글읽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데 그것도 지금 생각하면 엉뚱한 소리고요...
    • 전 일단 시간 많기로 유명한 직업인 교사를 하고 있어서 이런 댓글 달기 좀 그렇긴 합니다만(...)
      공부 빡세게 시키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할 땐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거의 매일 밤 아홉시, 열시에 퇴근했었어요. 그러다가 한참 전에 중학교로 옮기고 나니 보충 수업 수당 받을 일이 없어져서 연 수입은 천만원 이상 줄었는데, 대신 칼퇴근이면 네시 반, 그게 아니어도 다섯시 전후로는 퇴근이 가능해졌습니다.
      처음엔 수입 줄어든 게 굉장히 신경쓰였었는데. 이 생활에 적응하고 나니 그만큼 더 벌려고 고등학교로 가야겠단 생각이 아예 사라지더군요. 가난함-_-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이 달라졌다는 느낌.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개인적인 여유 시간이 보장되는 쪽이 훨씬 더 좋은 것 같아요.
      • 이보시오 이보시오 교사양반, 아이돌 팬질과 천만원을 바꿨단 말이오 ㅎㅎ
    • 퇴근시간도 따로 없고 주말까지 일해야 한다면 아무리 많은 보수가 주어진대도 그 생활 자체가 짜증스러워서 못 견딜 것 같네요.
      공무원은 맡은 업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일반 직장인에 비해선 시간적 여유가 많더군요.
      특히 위에 교사이신 로이배티님도 계시지만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행직 공무원들 별일이 없는 한 네시 반이면 퇴근.
      대신 일단 급여 수준만 보면 웬만한 중소기업 사원들보다 적게 받더군요. 물론 정년 보장이나 연금 등을 따져보면 또 얘기가 달라지지만.
    • 제가 지금 로이배티님 아이돌 글에 달린 동영상도 못 보고 일 하고 있어요.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세 시에 이게 뭐람. 엉엉엉엉.
      • 결국 4시 넘어까지 일하고 정시출근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 저녁이 있는 삶, 이라는 슬로건이 선풍적인 인기였던 건 역설적으로 사람들의 삶에 저녁이 없어서죠.

      그리고 더 하류층의 삶에는 사실 주말도 없어요. 그나마 화이트칼라나 되니까 주말이 있는 삶이라도 누리는거죠.
      • 공감.공감.동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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