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초딩같은 박정희 관련 질문입니다..

보통 박정희 옹호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경제발전 관련해서 상당히 강력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되는 근거가

바로, 똑같이 미국원조 받은 다른 나라들은 별로 발전을 못했는데 우리나라만 잘됬다는것은 지도자의 영향이 크다, 

라는 것입니다.


같은 시대에서 비슷하게 원조등을 받았는데 우리나라만 경제발전을 이뤘다면, 확실히 지도자가

상대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것 같아서요...


하지만 제가 박정희를 싫어하는 마음이 크달까,, 우리나라같은 경우는 미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으니까 그리 쉽게

돈을 못 빼돌리고 어느정도 미국에게 성과를 보여줘야하는 상황이었어서 그런거뿐인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느정도 황당한 생각인가요?ㅋ... 너무 허접한 질문이라 올리기가 부끄럽네여..



    • 망한나라가 어딘가요?
      • 아, 죄송합니다. 망햇다기 보다는 경제발전이 별로 안되었다는 뜻이었습니다..
        잘 기억은 안나는데 필리핀? 같은 동남아 쪽 나라들였던것 같습니다..
    • 그 시대에 우리나라랑 비슷한 수준으로 원조를 받은 나라는 동남아에서도 없...을 걸요?(자신없음)

      나름 관심 있는 분야여서 이런 저런 강좌를 들어본 적 있는데, 물론 재야단체라는 점에서 시선의 편향성은 있다는 걸 감안하자면요.

      우리나라처럼 그렇게 막대한 원조를 집중적으로 받은 나라도 없거니와 그런 혜택을 볼 수 있었던 게 다 냉전 때문이라고 보더군요. 일종의 체제의 플래그십스토어?ㅋㅋ 같은 느낌으로 돈을 쏟아부었다고요.

      이 지점에서 그래도 지도자가 뻘짓 안 해서 이렇게 성장한 거 아니냐는 말인데 뭐 뻘짓 안 했다고 보지도 않고, 뻘짓을 할만한 배포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적당히 눈치 봐가며 한국 대통령들이 미국에 거슬리지 않을만큼만 한거죠.

      시대적인 상황도 또 운이 좋아서 전쟁 끝나고 다시 경제가 부흥하던 세계적인 추세랑 맞물려서 그 낙숫물 받아먹은 거고요.



      어쨌든 경제성장에 있어서 어른들의 노고를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우리나라가 이만큼 클 수 있었던 건 진짜 운이 좋아서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원조를 받으면서 우리나라랑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한 나라가 없는 건 운이라는 건 그렇게 자주 좋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 망한 나라와 우리나라의 차이는 단지 그 지도자 뿐이라는 가정을 하고 들어가면 그런 말이 나오기도 하겠네요.
    • 박정희의 경제개발 정책이 (우연찮게?!) 성공적이었다는 점을 굳이 부인할 필요는 없다 봅니다.

      다만 두 가지를 이야기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게 비민주적, 독재적 행태 특히 유신헌법 이후의 행패들을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근거나 논리도 제공할 수 없다는 점(흔히 말하는 독재와 경제개발 간의 불가피한 연관성은 쌈싸먹고 말죠),

      둘째는 당시의 성공적이었던 경제정책마저 현재에는 그 불가피한 부작용 때문에 재평가 받아야 할 지점들이 많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그 쪽으로 되돌아가려는 어떤 노력도 시대착오적이라는 점이죠. 때문에 현재 박정희를 그리는 모든 정책적 시도들은 오롯이 위험한 정치적 의도로 소급될 수 밖에 없다, 뭐 그렇게 주장하고 싶네요.
    • 이런글은 자료가 있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할것 같습니다.
      평가기준이 다른나라와 비교할때의 원조규모에 바탕이 있으니 말이죠.
      자료가 있어야 다른나라랑 비슷하게 받았는지 아님 다른나라보다 더 많이 받았는지 확실해지지 않겠습니까.
    • 레이먼드 피스먼의 <이코노믹 갱스터>가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한국의 예는 앞부분에 일찌감치 나오는데,
      케냐와 비교해서 그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주죠.

      제3세계 국가들이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의 원조를
      어떻게 독재자들과 그 가족들의 배를 불리는데
      착복하였는지가 생생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 그 유일한 예외가 한국 정도인 점은
      주목할 만 합니다.

      http://blog.naver.com/hajin817/60118331400
    • 잉여력이 갑자기 상승해서 참고자료를 하나 만들어 올립니다.

      1954년에서 193년까지 미국원조를 받은 몇몇 나라의 지원액을 도시한 내용입니다. http://i.imgur.com/TkpGy4B.jpg
      원자료는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http://gbk.eads.usaidallnet.gov/data/detailed.html
    • 박정희 경제정책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장하준 책을 주로 읽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 어떻게 하면 빠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가는 경제학에서도 가장 논쟁적인 분야 중 하나입니다. 경제학자들도 모른다는 거죠.
      그러니 한 술 더 떠서 한국이 왜 경제성장을 이루었냐는 매우 논쟁적이어서 누구도 확실하게 답하기 어려운 문제이며, 자기가 보고 싶은 면을 골라 볼 수 있을 겁니다.
      저같은 경우 이 이슈에 기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1. 박정희 시대 경제성장률은 높았지만, 박정희 시대만 높았던 건 아니고 한국의 경제성장은 계속 쭉 높았습니다. 질적인 면까지 고려하면 더욱 그렇고요. 특이점이라면 오히려 이게 특이점입니다.
      2. 한국은 경제학자들이 합의는 못 이뤘지만 적어도 이런 면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거라고 느슨하게 정의한 요소들을 많이 갖추고 있습니다. 높은 교육열, 오랜 전통의 관료제와 법질서, 양과 질적으로 우수한 노동인구, 미국의 대규모 경제원조와 높은 저축율, 외부 시장과의 높은 연계 등이요.
      3. 남북한 대결과 유교적 국가관 강한 관료층 등으로 인해 아프리카 어떤 나라들처럼 독재라도 막장으로 치닫지 않고 권력집단이 경제성장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사람들도 정말 지독하게 일했고요.
      4. 완전한 시장경제가 낫냐 정부 주도 개발이 낫냐는 논쟁이 있는데, 적어도 한국은 결과적으로 보면 양쪽의 장점을 둘 다 얻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기에 박정희 개인과 당시 권력집단의 능력, 그리고 운이 얼마나 더해지고 빠진 거냐를 따져보는 정도가 일단은 제가 생각하는 가이드라인입니다.
    • 경데성장을 박정희의 공으로 오롯이 돌릴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어느 지도자든 똑같이 발전했을것이다(=경제성장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이뤘다) 내지는 미국때문에 이루어졌다는 주장 역시 무리가 있는 듯 해요. 위에 미재님 말씀처럼, 그게 운이든 뭐든간에 경제성장을 한 시기의 대통령인건 사실이니까요. 너무 미국 종속적이 되어버리면 결국 우리나라사람은 한게 없어져버리는....;;;;



      학교 다닐 때는 박정희보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흘린 피와 땀으로 경제성장했다고 주장하고 심정적으로 경제성장의 과실이 독재자에게서 나왔다는걸 거부하기도 했지만.. 세상이 뭐 어디 그런가요 맘만먹으면 미국에게 원조받은돈 스위스은행에 꼬물치고 그냥 농업이나 주구장창 해서 먹고살자...는 독재자도 허다한데 그렇게 안한것만해도 어디냐는 시각으로 바꼈어요. 그냥 공도 있고 과도 있는걸로.
    • 답변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hajin님 댓글의 이코노믹 갱스터라는 정확한 용어가 있었군요..
      九蓮寶燈님 자료제시 고맙습니다. 이탈리아만 빼면, 뭔가 인구당 원조액까지 안따져도 한국이 상위권이군요..
      그리고 호레이쇼님 말씀대로 박정희 전까지도 계속 성장률이 좋았다면, 박정희가 잘한것은 미국의 많은 원조와 감시 아래에서
      이코노믹갱스터가 되지않고, 적당히 그 시기의 대통령으로 남았다 정도일까요..

      그런데 원조받은 국가들중엔 이탈리아 독일 그리스 등도 있는데, 첫 본문에 쓴 박정희 옹호론에 대한 반론으로
      이러한 유럽 국가를 예시로 드는것은 적절한 것일까요? (뭔가 우리나라와는 처한 상황이 꽤 다른것같기도 하고..)
    • 동북 아시아에선 이차대전 이후 냉전시기에 공산권에 대응하기 위해서 일본, 대만, 대한민국이 미국의 원조를 받았죠. 베트남전 특수 혜택도 세 나라 모두 누렸죠. 일본 제국주의가 남긴 인프라로 미국 원조, 베트남전 특수를 누린 세 나라 중에서 박정희 정권의 대한민국이 특별히 경제성장으로 뛰어난 건 없군요.
    • 한국은 박정희 시대에 일본으로부터도 막대한 원조를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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