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피곤한 건지 세상이 피곤한 건지
동생 회사에서 선물을 보낸다고 주소 알려달라 그래서 동생이 본가 주소를 알려줬더래요.
백화점에 주문한 산지 직송 횡성한우랍니다. (동생네 회사가 요즘 돈이 많나봅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백화점은 유통을 담당하고 횡성에서 잡아서 포장한 것을 바로 택배로 보내주는 시스템이죠.
지난 주에 백화점에서 연락이 와서 금요일에 택배가 도착할 거라고 해서 기다리는데 금요일에 안 오더니
토요일에 연락 해봤더니 택배가 밀려서 하루를 묵었는데
신선식품이라 그렇게 되면 못 쓰니까 받으면 바로 반송 하라 그래서 저녁에 택배 받아서 그렇게 했답니다.
백화점 쪽에서 거듭 죄송하다고 하면서 추석 직전이라 지금은 배송이 어려우니 연휴 지나고 보내겠다고 했고 그렇게 하라 그랬는데
오늘 열차 배송으로 해서 집에 왔더랍니다. 퀵으로 보낸 거죠.
거 참, 한우 한팩 가격이 얼마나 한다고 퀵으로까지(물론 백화점 판매하는 횡성 한우 세트라면 가격이 적진 않겠지만)
근데 어머니께 그 사정 이야기 전화를 받는데 문득 피곤함이 몰려옵디다.
그 백화점 직원은 얼마나 정신없고 바쁠까,
반품된 고기는 죄 폐기처분 했을 텐데 그 손해는 또 누가 감당하나,
택배 직원한테 패널티가 돌아가면 어쩌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연휴가 길다보니 택배를 비롯한 물류가 아마 난리도 아닐 겁니다. 평소 직원보다 추가로 인원을 늘려서 해도 부족하겠지요.
한쪽에서는 연휴라 좋다고 휴가 내서 놀러도 가고, 귀성길 밀릴까 미리 내려가기도 하고
명절 때 집안일 고생해야 하는 며느리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족들 보고 쉴 생각에 마음이 좋을텐데
관련 업계에서는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아마 야근 특근 해가면서 지금도 고생들 하고 있을 거고
아니 택배가 기왕 이렇게 된 거 연휴 지나서 보내도 되는데 굳이 퀵으로 보내기까지 해야 하는지
그런데 그게 요즘의 세태인 것만 같아서 마음이 씁니다.
(비싼 돈 들여) 제품을 구입했으니 예정에 맞게 착착 처리가 되는 게 최선이지만,
간혹 그렇지 못할 경우 이해할 마음의 여유들이 없는 것 같아요.
예정이 어긋나는 건 특별히 누구 잘못이 아니라도 상황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데
혹시라도 컴플레인 들어올까 업체에서는 하부 구조(하청업체나 직원)를 쥐어짜서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그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어차피 또 서비스를 쥐어짜이는 하부 구조의 일부일텐데 말이죠.
이런 악순환이라니. 세상사 너무 피곤하기 짝이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