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옆에 있는 메가박스 아트나인 9관에서 봤는데요, 50여명 정도 들어가는 조그마한 상영관이었습니다.
앞에서 두 번째 줄에서 봤는데, 자리가 별로 좋지 않았어요. 스크린이 시야를 거의 넘어가 버려서 화면 구도를 보기가 여려웠는데요, 특히나 이 영화를 감상하는데 있어서는 장애가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또 화면이 크게 보이니까 자막을 보다가 화면을 놓치는 경우도 가끔 있었어요. 제 생각에는 앞에서 4번째 줄 정도가 좋지 않을까 합니다.
화면은 듀나님이 리뷰에 쓰신 것처럼 클로즈 업이 많더군요. 스타일 때문에 이렇게 찍었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싸우는 것 자체 보다는 고수들이 서로 상대의 무술을 '본다'는 점 인것 같아요. 궁가의 사람들과 엽문은 서로에게 자신의 무술을 보여주고, 또 엽문은 궁이의 64수를 살펴보는데, 이것은 단순히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방의 무술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맺고 연애감정을 일으키는 수단이 되는 것 같아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슬로우 모션이 많이 나오는 것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허세스럽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옛날 장예모 감독의 '영웅' 생각도 나고요.
기차역 격투씬은 보고 있으니까 좀 허망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총알 하나로 한순간에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시대에 뭣하러 저렇게 힘들게 몸을 써가며 싸우는가 싶더라고요. 아마 기차에 타 있던 일본군 군인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아요. 현실과 무관한 그들만의 세계속에서 자기네들끼리 죽기살기로 서로 싸우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장쯔이는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전 그냥 무술연기 잘하는 강한 인상의 배우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아름다웠어요. 양조위는 중년 치고는 피부 상태가 너무 완벽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송혜교는 오랫만에 봐서 반가운 느낌이었어요.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잘 봤어요.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불을 안 켜는 극장은 처음이었는데, 이것도 나름 좋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