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알겠다 vs 세상은 오리무중

이태원 타르트 카페에 앉아 듀게 글 읽다가 갑자기 든 생각이에요.

저는 요즘 제가 알던 세계의 지형도가 급격히 바뀌는 중이에요. 예전엔 도무지 모르겠던 게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해부되기도 하고 반대로 내 비록 암것도 모르는 천둥벌거숭이지만 이것만은 확실하고 변치 않는다 생각했던 게 뒤집히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굳이 가르자면 지금은 세상은 오리무중 시기를 지나는 중이죠. 나쁜 느낌은 아니에요. 개인적으로는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도 있고 성숙한 인적 자원도 주변에 포진한 서른 중반에 미뤄뒀던 정체성 위기를 겪는 게 약간 기회라고도 생각하거든요.
어머 넘 소녀틱한 감성이다,얘...라는 느낌에 스스로 닭살 돋을 때도 있지만 전 사실 성장이라는 테마 되게 좋아하거든요. ㅎㅎ

주위를 살펴보면 사람들은 나이를 막론하고 나름 세상을 안다는 느낌 속에 살아가는 듯 해요. 그렇죠. 정체성 혼란이 천년만년 계속 되면 곤란하겠죠. 그런 건 잘 살다 아주 가끔 빡세게 겪어줘야 제 맛.

오늘은 이 혼돈의 카오스 끝에는 꽤 편안하고 유용한 새 지형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마도 타르트가 꽤 맛있었기 때문에?!

나른한 그러나 속으로는 다이내믹한 추석 오후네요.
다들 남은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 지형도는 점점 퇴색하여 변질 되고 낡아 부서져 축소 되고 뭐 그러다보면 원리를 단일화 시키기 편해지겠죠 저 말입니다.
      • 원리를 단일화한다 .. 경험자가 아니면 나오지 않을 표현이네요.
    • 세상을 안다는 사람들이 세상은 이런거다 쪽집게 과외를 해주어도
      전 죽는날까지 그런 어마어마한 느낌은 못느낄것 같습니다.
      새 지형도를 찾아낼 기운도 없으면서 이길을 계속가야 하는가
      끊임없이 주저함을 잠시 멈추고
      맛있는 타르트를 먹어봐야겠네요.
      아..근데 식욕도 없어요ㅡ ㅡ;;;
      • 맛있는 타르트 =비싼 타르트 식욕 없으신 게 천운입니다 ㅎㅎ 계산하고 나오면서 홈베이킹을 직접 배울까 진지하게 고민했다니까요.
    • 얇게 요약해서 넣어주는 교과서도 다 못 익히는데 하물며 세상을요.
      • 진지 먹자면 얇게 요약한 개론서를 이해하기란 참 어렵지 않나요. 일단 개론 파고 각론 두루 겪고 다시 개론으로 돌아올 때야 비로소 얼개가 보이는 것 같아요. 어쩌면 세상도?
        • 음 사는 건 영원한 각론 아닌가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각론 중에서 특정 챕터에 강한 사람들이 있을 뿐인데 그들이 총론을 안다고 착각하는 게 아닐까.
          • 흠..끄덕끄덕..자신은 총론이라고 생각하지만 일개 각론에 불과하고 결국 자신의 각론의 폭과 깊이를 넓혀가는 것일까요
    • 김영하의 <흡혈귀>주인공이 사무치도록 부럽습니다. <샤바케>의 천년만년 요괴들도요
      • 말씀하신 책들은 모두 읽어보지 않았지만 저도 더 많은 시간과 젊음이 허락되길 바래요. 지금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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