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궁금한 친구

지금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학창시절 친구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였는데 나름 어른스럽다고 자부했던 당시의 저보다도 훨씬 더 성숙했던 애였서요

반 맨 뒷 자리줄을 꿰차고 애들 괴롭히는 일진들을 보고 "상고, 공고있는 진짜 노는 애들도 아닌데 왜 무서워하냐"고 말했고,

실제로 거침없이 행동했었죠.  선생님이나 어른들을 대하는 것도 남달라서, 약간의 주저함도 없었어요

예의가 없었단 게 아니라, 어른들 말 다 듣고, 다시 자기 입장을 정확하게 얘기하곤 했었죠

1~2학년 때 친했다가 이과,문과 나뉘고 3학년 되면서 잘 못 보고 지내다가 수능 끝나고 만났는데,

어디 쓸 거냐고 했더니 담임이 고대 이과계열 넣자고 했는데 자기는 재수할 거라고 하더라 고요

거기가서 나중에 뭐 하냐고, 말하던 친구가 당시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나중에 들어보니, 1년 재수해서 어디 의대 갔다고 하더라고요

 

오늘 함익병 씨가 나오는 힐링캠프를 봤는데 저렇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굉장히 진보적이고 또 보수적이기도 해서 참 신기한 애였는데

어떻게 살고 있을지 진짜 궁금하네요

다른 분들도 이런 친구가 있었는지도 궁금해요

꼭 친하지 않더라고 뒷 얘기가 궁금한 애들?

 

 

    • 저는 반에서 저보다 더 따돌림당한 곱슬머리 친구의 지금이 궁금해요

      둘이 채근담이나 탈무드의 좋은 문구를 베껴서 연애편지처럼 주고받고 했는데...



      또 반대로 지금 알고 지내는 사람들의 중고등학교 시절도 궁금해요 가끔 과거로 돌아가 어린 시절의 그 인물에게 미래의 스포일러를 살짝 흘리며 잔소리하는 상상을 합니다

      "이봐요 이쁜 어린이, 지금 이렇게 편식하다간 나중에 어른돼서 키 안큰다고 푸념하게 된다!!! 진짜라니까?!?"
      • 학창시절이 가장 즐거운 시절 이라고 말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진 않고,,,,
        다만, 저도 비슷하게 다시한번 그 때로 돌아가면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은 해봅니다
        세이브-로드가 안되니 불가능하지만요 ㅋ
    • 중학교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가 부모가 없고 할머니 한분과 살고 할머니는 시장에서 채소를 판다고 했었죠..문맹이었고 물도 없어 목욕도 못하고 교과서도 없고 옷이라곤 교복 한벌이 전부였죠..아버지가 의사라던가 했던 아이가 스컹크라는 별명을 붙히고 왕따를 주동했고 아이들은 매일 스컹크를 합창하며 왕따를 했고 그걸 오락거리로 삼았었죠..주동자의 학대가 점점 심해져서 울면서 애걸하는 수준이 되자 반발한 아이들이 결국 주동자를 억제시켰고 뜸해졌죠..
      가난한 사람들이라는게 그런 삶을 살고 있었을 줄은 그땐 몰랐어요..왕따라는 단어도 없었었고..
      그 아이가 제일 궁금해요..친구라는 개념은 피차 없겠지만..
      • 주동자에게 반발하고 억제시킨 아이들이 인상깊습니다. 보통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은데.
        • 주동자도 그쯤해서 멈출 생각이었던거 같아요..성적도 떨어졌고 권투를 배운 아이가 서열에서 급속하게 치고 올라왔고..
          더 큰 왕따가 나타난 것도 있었죠..미국에서 전학 와서 미제라는 별명이 붙은 아이였는데 잘난 척한다고 있는집 자식들과 선배들까지 가담한 거국적 왕따를 당했죠..
      • 개인적으로 집단으로 하는 모든 행동에 거부감을 가지게 된 원인 중에 하나가 집단 괴롭힘이였서요
        저는 남들이 저한테 어떤 짓거리를 하든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녔지만 말하신 친구같은 상황이었다면
        그렇게 못했을 거 같네요
        비슷하게 부채감이 드는 친구로는 중3 때, 졸업식날 반 앞에서 절 기다린 걸 보고도 못 본 척했던
        얘가 생각나네요. 당시에 이것저것 겹쳐서, 굉장히 혼란스러운 때라서 도망쳤는데, 지금은 많이 미안합니다.
    • 궁금하다기보단 너무 보고싶은 친군데 제 두배만한 덩치였죠. 저를 데리고 이주일에 한 번씩 목욕탕에를 가서 제 때를 아주 박박 벗겨주었었어요. 초딩 동급생이 마치 아버지와 아들처럼. 위아랫집이어서 그 애가 쪼그맣고 더러운 저를 항상 데리고 다니고, 그당시 진짜 비쌌던 레고같은 장난감도 내가 좋아하면 통채로 줄만큼 정말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은 친구였지요. 그러다 제가 소위 잘 논다는 무리에 끼면서 뚱뚱하고 재미없다고 느껴져 피하고 외면하고 했었죠. 마지막 기억은, 노는 중학생 형들에게 저와 친구가 걸려 들었는데 진짜 짱가처럼 그 친구가 딱 나타났어요. 그 친구는 2대1로 싸우다 대나무로 정시없이 얻어 맞고, 우리는 도망가라는 말에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막 튀어버리고.. 저 참 소박한 인간이었네요. 지금은 조금이나마 정의롭고 용기가 생겼을까..
      부모 말고, 감정섞인 애인말고 댓가없이 그리 해 줄수 있는 사람을 죽기 전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지금도 세상 삭막하고 외로우면 그 친구 생각 많이 납니다. 덩치보다 마음이 더 컸던 친구. 아마 변하지 않았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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