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아기 사진 있음)

조기 진통으로 입원한 글을 쓴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퇴원하고 2주동안 룰루랄라하고 집에 있다가 다시 진통이 와서 입원했었습니다.

이번엔 이틀도 못 버티고 32주차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것도 무통주사도 없이요...--;

응급 상황이라 폐성숙 주사도 원래 4번 맞아야 하는 걸 2번 밖에 못 맞았습니다.

저는 허리와 배 진통이 같이 온 터라 너무 아파서 간호사한테 살려 달라고 애원을 했구요. 지옥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는 태어나자 마자 바로 인큐베이터로 간호사가 안고 달려 가서 울음소리도 못 들었어요.

일단 낳고 나니 너무 살만한 겁니다. 다들 막 출산한 사람 같지 않다고...ㅎ 날아갈 거 같아서 그날 밤은 잠도 못 잤습니다.

제 담당 교수님은 아이 낳고 나서야 조금만 아이가 컸으면 자연분만이 불가능했다고 제 골반이 아이 낳기에 좋지 않다고 하네요. 응?-_-;

제 몸상태 때문에 제왕절개 하고 싶다고 했을 땐 무조건 자연분만하라고 하셨으면서...ㅠㅠ

 

어쨋든 18일 전에 2020g으로 태어난 아기랍니다. 예정보다 두달이나 일찍 태어나서 작지만 아직 큰 이상 징후는 없어요.

다음날 시어머님이 서울에서 오셨는데 사정사정해서 잠깐 아기 면회가 가능했어요. 나중에 듣기로는 아기를 보시고 우셨다고...

예상보다 이른 출산으로 신생아용품도 준비하지 못했고 산후 조리도 친정에서 옛날 방식으로 하는 중인데다가,

이 철없는 엄마는 영화관으로 달려가서 남편과 함께 1년동안 기다렸던 컨저링을 봤어요. 모친께 잔소리를 듣기는 했지만요.

살인소설이 좀 끈적끈적하고 불쾌한 느낌을 주는 공포영화라면 컨저링은 대놓고 소리 지르라고 보여주는 느낌이랄까요?

남편은 제 손을 자기 눈에 대고 덜덜 떨면서 봤어요. 아무도 소리 안 지르는데 혼자 헉하고 소리 지름..ㅋㅋㅋ

요즘 저는 먹고, 자고, 미드 보고, 아기 면회 갔다온 후 신생아용품에 대해 폭풍 검색을 하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출산 전에 주문했던 칼바니아 이야기를 최근에서야 뜯어 봤답니다. 링월드는 아직 손도 못 댔어요.

 

지난 주부터 젖병 훈련에 들어가서 60mm를 먹고 있습니다. 오늘 면회를 가서 체중 체크지를 보니 체중이 확 늘었더라구요.

간호사가 키도 컸다고 뿌듯해 하시면서 저에게 동의를 구했지만 저는 잘 모르겠어요.

매일 봐서 그런지 저에겐 여전히 첫날 그때 본 작고 여린 모습만 생각납니다. 이게 내 아기인가라고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지요.

 

 

수건에 매우 집착을 합니다. 잘 때도 그렇고 깨어 있을 때도 인큐베이터를 사방팔방 휘젓고 다녀요.

옆에서 보면 불안합니다. 자꾸 인큐베이터를 손이나 발로 쾅쾅 차거든요.

 

 

 

뭐가 좋은지 웃고 있어요. 자는 중에도 찡그리다가 우는 시늉을 하다가 웃기도 합니다.

분유를 많이 먹는 꿈이라도 꾸는 걸까요.

 

이제 2주쯤 뒤면 아기가 퇴원합니다.

아직 아기 이름도 못 지었는데 큰일이네요.

시부모님은 부부가 원하는 대로 지어라 하시면서도 돌림자를 생각하시는 모양이고 저는 무난하고 놀림받지 않은 이름을 주고 싶네요.

중간에 '후'자가 들어가는 이름은 예쁘지가 않아요...ㅠㅠ  

지율, 재희, 윤서...이렇게 시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다 퇴짜 맞았답니다. 으앙.

    • 이쁜 아가 무사히 낳으셨네요! 축하드려요 아기 눈이 굉장히 맑고 초롱초롱해요

      아기 낳은지 얼마 안 됐으니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푹 쉬시면서 산후조리 잘 하셔야 해요 >ㅁ<
    • 아기가 참 어여쁩니다. 애정을 담지 않은 타인의 눈에도 단정하고 예쁜 이목구비네요. 엘시아님 장합니다. ㅎㅎ 고생하셨어요. 물론앞으로 할 고생이 더 많다고들은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기도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각자 참 잘했다 치하하고 자랑스러워했음 좋겠습니다.
    • 축하드려요~ 저는 아직 뱃속에 넣어두고 있는데...37주차입니다. 똘망똘망한 게 귀엽습니다. 건강하게 퇴원하시고 엘시아님도 즐거운 육아하시길~
    • 아기가 일찍 세상 구경을 시작한 아기인데도, 또렷하고 깨끗하고 예뻐요!
      (저도 엘시아님만큼은 아니지만 비교적 일찍 출산한데다 아이도 작아서...저렇게 아기가 또렷한 모습을 보니 참 신기하고 예쁘네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나저나 아기 이름은 또 다른 후보작이 있으신지요?^^예쁜 아기이름 지으세요!
    • 후돌이 귀엽네요 ㅋㅋㅋ
      지율 재희 윤서 다 여자이름 아닌가요?
      그나저나 고생 많으셨어요. : ] 건강하게 자라라고 전해주세요.
    • 아유, 이쁜 아기네요. ^^ 고생많으셨어요. 우리 애기 어여 쑥쑥 자라길.
    • 제목만 보고서도 순간 소리질렀습니다! 아이고, 득남 정말 축하드리고,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팔삭둥이인데 아가가 정말로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예쁩니다. 만삭이신 분들의 뱃속에 들어있는 아기 모습들이, 저렇게 또렷할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출산하시자마자 극장에서 공포영화 보고 오셨단 이야기에 역시 엘시아 님^^ 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앞으로 육아때문에 또 정말 힘드실텐데, 종종 사진과 글 올려주세요. 후가 들어가는 예쁜 남자 아이 이름, 뭐가 있을까요? ^^
    • 축하드립니다. 안그래도 안부 궁금해하던 차였어요. 저는 갑자기 양수가 터져서 37주에 낳았어요. 이제 5일됐네요.

      아기가 참 예뻐요. 건강히 잘 커서 퇴원하길 바랍니다.
    • 침흘리는 글루건/조리를 해야 하는데, 산후풍의 심각함을 못 느껴서 그런지 자꾸 탈출하고 싶어요. ㅋㅋㅋ
      Quinny/저도 이번 출산을 통해 많은 걸 느꼈답니다. 입덧 때문에 못 먹었는 게 후회가 되더라구요. 아기 생각해서 잘 먹을걸...
      비파/감사합니다. 이래서 부모들이 팔불출이 되나 봅니다. 예쁘다고 칭찬을 들으니 하늘을 날아갈 거 같아요!
      초록미피/우왕. 이제 곧 순산하시겠어요. 제 아기가 퇴원할 쯤에 초록미피님도 아이를 낳으시고 같이 육아의 지옥을..ㅋㅋ
      구름진 하늘/아기 이름은 후재, 후현, 후락(????), 후남, 후진 등등 여러 후보작이 있답니다. 으헝.
      이인/저는 중성적인 이름을 짓고 싶어서 머리를 쥐어 짰는데 저 이름밖에 안 나왔어요. 다들 별로라고..ㅠㅠ
      aires/감사합니다. 저도 빨리 쑥쑥 자랐으면 좋겠어요.
      라곱순/컨저링을 개봉하니까 산후조리건 뭐건 뛰쳐 나가고 싶더라구요.^^; 보고 와서 무릎이 시큰거리긴 했습니다. 흑흑.
      미나/미나님도 낳으셨군요. 한창 수유하시느라 정신없으시겠어요. 축하드립니다^^ 미나님 아기 사진도 보고 싶어요!!
    • 후민, 후연, 후재, 성이랑 잘 맞아야하니까요..
    • 아기 표정이 참 어른(?)스럽네요^^ 매력적이에요.
    • 그새 아기 낳으셨군요! 축하합니다. 힘드셨을 텐데 밝은 기운이 막 묻어나요. 예쁜 아기를 낳으셔서 그럴 수 있는 거겠죠. 아기 사진 잘 봤습니다. 엘시아님, 조리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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