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오자마자
손발씻고 양치하고
기왕이면 샤워까지 딱 끝내는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이 참 부럽습니다.
이런 사람이 많을까요?
아님 생각보다 적을까요?
저는 운동이 아닌 외출시엔 하루종일 어깨를 얽매던 가방을 턱하니 침대에 던지고 일단 누워요. 피곤하면 좀만 쉬다 씻자며 미루다가 안 씻고 잘 때가 종종 있어요. 잔다고 썼지만 실은 기절에 가깝습니다. 세수는 커녕 옷도 못 벗고 기절. 전화가 와도 깨지 않고 방에 전기불도 켜 놓은채 잠결에 간신히 브라끈이나 바지 단추만 풀고 잡니다. 설령 누군가의 전화를 받는다 해도 다음날 아침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술 마신 것도 아니고 몽유병환자도 아니건만 아주 고약한 잠버릇이죠.
물론 매일 그렇다는 건 아니고
가끔, 혹은 피곤한 시기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누군가는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가방을 내려놓은 후 TV나 오디오를 켤 수도 있고, 누군가는 옷부터 갈아입을지도 모를 일이고, 누군가는 손만 씻고 요리를 할 지도 모르죠.
혹은 컴퓨터 전원버튼부터 발꼬락으로 딸깍 누를지도요.
안녕하세요/정녕 탐나는군요. 손 자주 씻는 버릇. 비파/또 다른 제 모습이네요. 나갈 일 없음 세수조차 안 하는.. 이인/딴 소리 하자면 욕실에 빵빵한 스피커를 설치해보는 것도 로망 중에 하나에요. 침흘리는글루건/개기름에 눈따가움 또르르... 속옷바람으로 집 안 활보도 소소한 로망이에요. 실제/트렁크팬티가 그런 면에선 진리인 듯 해요. 송쥬/씻기 전에 액세서리 해제가 필수죠 참. 일단 집에 오면 손부터 씻는 부류랑, 갑갑함 해제 부류로 나뉘는 것 같네요. 저같은 드러븐 부류는 한 분도 안 계시네요ㅠㅠ apogee/가방이나 시계보다 양말 해제가 먼저군요. 전 씻기 전까진 절대 양말 안 벗어요. 발 땀이 방바닥에 묻는 게 싫어서..(그러다 또 잠들면 찝찝함의 극;) 이게무슨/사람마다 정말 천차만별이네요. 폰충전은 간단한 건데도 상상 못했어요. 하룬/티비 없이 혼자 사는 자취방. 요즘 제 로망을 모두 갖춘 분이시군요. 혼자 살면 먹은 것도 내가 치우지 않으면 그대로 남고, 빨래도 그대로이고. 매순간 혼자라는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는 의미의 문장을 봤어요. 불 켜는 것이 가장 먼저군요. 그 다음은 고요함 내쫓기.
저도 아난 님처럼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심할 때는 집에 와서 옷도 못 벗고(심할 땐 겨울외투도 입은 채로 잔 적도 있어요;;) 방바닥에 누워서 기절해요. 침대에는 절대 외출복을 입고 걸터앉지도 않기 때문에 방바닥에서 기절하는데 그러면 등이 배기고 켜 놓은 불 때문에 눈도 부시고, 안 씻은 찝찝함에 새벽 3~4시에 깨죠. 그러면 그 때 부랴부랴 샤워하고 다시 살포시 침대로 가서 잠이 들고요.
전 이렇게 귀가해서 옷도 못 벗고 잘 때가 빈번해지면 제가 여러모로 상태가 안 좋구나 하고 깨달아요. 일종의 스트레스 및 우울의 징후 같은 거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