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사진도 조금] 네츄라 클래시카로 찍은 사진, 최인호님 별세, 오랫만에 책을 샀어요.
1. 어제 다른 사이트에서 소설가 최인호씨가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보았어요.
포털에도 오르기 전에.
워낙 익숙한 작품들을 쓰신 작가이기도 하지만, 역시 그분의 글 중에서 <가족>을 제일 좋아해요.
한두 권은 소장도 하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남같지 않은 작가, 남같지 않은 가족 이야기였는데-특히 최인호씨와 그분의 부인 되시는 황정숙씨의
젊으셨을 적 러브스토리를 참 인상깊게 읽었어요-돌아가셨다니 침통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향년 68세, 요즈음이면 한창 더 사실 수 있는 연세인데.
암투병 중이고 (당시엔)나아지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을 땐, 힘드시겠지만 요즈음 60여 세면 한창 사실 나이고
나아지고 계시다 하니 당연히 더 오래 사실 줄 알았어요.
명복을 빕니다.
2. 귀국이 멀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또 1년 가까이 지낼 외국생활을 대비하여
쇼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지역에 사시는 분들의 패턴이 이렇더라구요. 워낙 공산품 종류가 다양하지도 않고
예쁘고 질좋은데 비싸거나/ 가격은 싼데 질 나쁘고 안예쁜 물건들 이렇게 양분된 곳에서 살다 보니,
어쩌다 한국에 나오면 이민가방 가득히 생필품, 공산품을 사가게 되죠.
저 역시 아기가 생긴 이후로는 예외가 아니고요.
그러다 보니 있는 돈은 죄다 주방용품,아기용품, 잡다구리(?) 사는 데에만 쓰게 되다 보니
지난달 남편이 한국에 와서 영화 2편 함께 본 관람료를 제외하면 문화생활에는 도통 돈을 쓰지 못했어요.
그런데 어제,앞으로 쓸 문구류를 좀 사러 교보문고에 갔는데
제가 '닥치고 사서 보는' 작가 윤대녕씨의 신작이 나왔더라구요.
마침 엊그제 철 지난 아기옷을 중고로 판매해서 얻은 돈이 있어, 이걸 어디에 써야 잘 썼다는 생각이 들까 룰루랄라 하고 있을 때
딱 윤대녕씨의 책이 눈에 든 거죠.
망설임없이 책을 구매했습니다.
<도자기 박물관>, 일단 아주 엷은 담홍빛이 감도는 표지부터 마음에 듭니다.
책을 사들고 가까운 카페에 가서 단편 몇을 읽었는데, 크게 무릎을 칠 정도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만족스럽고요. 무엇보다 오랫만에 책을 사서 읽으니 기분이 참 좋았어요.
3.저번에 네츄라 클래시카 카메라를 나름 오랜 망설임 끝에 샀다고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몇 장을 올려봅니다. 첫 롤과 두번째 롤에서 얻은 사진이에요.
첫롤의 사진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에요. 작게 띄우니 맛이 좀 줄었네요.
한여름 광화문 세종로에서 시원하게 물을 맞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이날 너무 더워서, 저도 뛰어들고 싶었어요.
삼청동을 걷는데, 그럴듯한 영국풍 티 하우스가 있어서 기웃거려 보니 다른 곳에도 지점이 있는 Chloris더군요.
이곳의 아이스 아쌈 밀크티를 아주 좋아해요.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삶의 질이 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예요.
여름에 엄마와 아기와 저 셋이서 김영희씨의 닥종이 인형 전시회에 갔었습니다.
사실 예전만큼은 못했지만,여전히 보는 사람에게 소박한 즐거움을 주는 인형들이었어요.
특히 이번엔 색 없는 인형작품이 많았는데, 색이 없으니 좀 심심할 수는 있지만
작품에 따라서는 주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효과도 있었지요.
이 작품이 그중 하나인데, 아이를 품어 안은 엄마의 표정이 너무나 따뜻하고 '커' 보였어요.
타국에서의 홀로육아가 1년이 다 되어 가니, 어느새 저런 표정은 제 얼굴에서 자취를 감추었었던지라,
저 엄마의 표정이 더욱 크고 뭉클하게 와 닿더라구요.
비교적 아기가 조용하게 굴 때, 함께 삼청동 카페 디인더스트리에 갔어요.
저의 소울 푸드 아이스 라테.
이것 없었으면 저는 많은 순간들을 어떻게 버텼을까 싶어요.
아메리카노도, 따뜻한 라테도 아니고 꼭 시럽 넣는 아이스 라테여야 해요.
지금은 젖병을 거의 뗐지만, 한동안 저의 외출 필수품이었던 아기 젖병과 간식통.
첫돌을 넘기고 어느새 두 돌을 향해 달려가는 저의 아기랍니다. 힘도 엄청 세고, 떼도 많고, 장난도 많이 치고, 한시도 가만있질 않아요.
하지만 저를 무척 좋아해 주죠.
할머니가 사주신 실로폰을 옆에 끼고 뽀로로를 시청하고 있습니다.
사실 두돌 안된 아이에게 TV를 너무 오래 보여주면 안된다는데, 저는 뽀로로 보는 아이의 모습이 때로 너무 귀여워요.
요즈음은 내용을(내용이라기보다는 분위기)이해하는 눈치입니다.
뽀로로가 친구들과 싸우거나, 상어(이 프로그램의 유일한 악당(?))가 나타나서 활개를 치면,
두 눈을 크게 뜨고 정신이 쏙 빠진 채 옆도 뒤도 보지 않은채 몰두해요.
그러다가 뽀로로와 친구들이 모두 사이좋게 지내게 되고, 상어도 물러가면 저를 보면서 안심이라는 듯 "하아아" 웃음짓지요.

이건 사실 잘 나온 사진은 아닌데, 작은 상황 설명이랄까요.
아기가 아주 어릴 때에는 제 친정집의 강아지와 아주 데면데면했어요.
친해질 새도 없이 외국 집에 갔다가 어느 정도 커서 다시 만나니, 둘이 꽤 귀여운 그림을 연출하더라고요.
강아지는 사실 '할아버지'라 불릴 만큼 늙은 개여서, 웬만한 자극에도 꿈쩍 않고 오히려 귀찮아 해요.
그런 강아지를 여기저기 주무르고 껴안고, 귀찮게 굴며 친한 척을 하는 쪽은 늘 아기이지요.
평온할 때는 둘이 저렇게 있지만, 가끔 아기가 장난이 지나칠 때에는 강아지가 막 도망가 버리거나,
때로는 아기 대신 엄마인 제 손가락을 무는 흉내를 내요(이 녀석은 진짜로 문 적은 없고, 무는 흉내를 내곤 했지요).
요즘 강아지와 아기는 좀더 가까워진 느낌이 드는데, 그건 아기가 밥을 먹다 남기면 남은 밥 조금을 강아지에게 맛보여 주기 때문이에요.
아기가 밥을 먹으러 오면, 강아지도 덩달아 그 옆에 떡고물 떨어질까 서 있어요.
가끔은 아기가 저 먹던 밥을 손으로 집어서 강아지에게 주려고 하기도 해요.
나중에 좀더 괄목할 만큼 잘 찍은 사진이 생기면 또 올려 보겠습니다. 봐 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