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은 누군가와 함께 하게 되어도 '이유 모를 헛헛함, 채워지지 않는 내 심연의 공허..;;' 등을 느끼며 다시 외로움에 빠집니다. 그리고 그건 고목을 파먹는 벌레와 비슷해서, 일단 발생하면 사라지진 않고 늘 퍼져만 갈겁니다. 지금 당장은 튼튼한 정신 맞으신거 같긴 하지만 너무 맘 놓진 마시라구..
외로움도 스펙트럼이 넓은 감정이라서요... 주변에서 본 적 없는 혼자만의 어떤 특성을 갖게 되거나 흔치 않으면서도 임팩트가 큰 사건에 휘말렸는데 이걸 타인 그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다 + 하지만 난 아무렇지도 않다 ←이런 적이 있으셨다면 진짜 자아가 단단하고 정신력이 강한 분이므로 마음의 외로움은 평생 느끼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저도 같이 사는 인간 가족과 사이가 좋은 편이라 외로울 틈은 없는데 가끔 이게 성격 덕인지 환경 덕인지 궁금하더군요. 많은 일이 수월하게 풀리고 있던 자취 시절에는 전혀 외롭지 않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시절에는 외로웠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외로움보다 화를 먼저 느끼는 타입이라 울화를 해소하기에 바빠 외로움을 돌보지는 못했네요.
대학 오면서 자동 독립해 혼자 산 지 10년 쯤 됐는데 혼자 있어서 외로운 적은 별로 없어요. 어려서부터 사람 북적대는 걸 힘들어하고 혼자 있는 걸 좋아했던 거 보면 태생적인 특징 같기도 하고, 외동이라 남들보다 조용한 환경에서 자라서 익숙해진 건가? 생각하면 또 사회적 요인 같기도 한데, 아무튼 이런 사람들은 혼자 있어서 힘든 것보다 같이 있는데 힘든 걸 더 못 견디는 것 같아요.
글쓴이입니다. 한번도 따로 살아본 적이 없고 혼자서 제일 오래 있었던 게 열흘쯤 시드니 여행 갔을 때였기에 내가 뭐 외로울 일이 있어야 외롭지- 이런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동거 가족+직장생활+개님에 애인도 있는 친구가 어쩌다 하루 혼자 집에 있으면 외롭다길래 '아니 어째서? 난 볼 영화도 없고 부르는 사람도 없고(참고로 원래도 몇 안됩니다) 식구들도 다 외출해 버린 빈집에 있으면 너무 신나는데!'라고 생각하는 스스로를 깨닫고 그냥 천성이 이렇게 설정된 건가 싶더군요. 연애가 끝나도 슬프다->좀 심심하다/덜 재밌다->욕구불만이다 뭐 이런 단계를 거치지 외롭다는 감정은 안 생기더라고요.
살 빼려고 안 먹는 거냐, 먹을 게 없냐의 차이겠지요. 저도 북적거리는 거 질색이고 '휴일은 사람 안 만나는 날'로 사는 사람이지만 정말 뚝 떨어져서 어디 연락할 곳도 없이 말 할 사람도 없이 얼마 살아 보니까 외로움이 뭔지 알겠더군요. 생존에 대한 공포에 가까운 감정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