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웨스트윙 시즌 5 보고 있는데 너무 좋네요
몇달 전부터 웨스트윙을 달리기 시작해서 지금 시즌 5 후반까지 왔는데 이 드라마 정말 명작이군요.
남의 연애에 별 감흥이 없는 인간인지라 한국드라마는 안 보고 미드만 조금씩 보고 사는데 드라마 보다가 이거 DVD를 사야겠단 생각이 드는 건 처음이에요.
시즌7까지 다 보고 나서도(아마도 연말쯤) 이렇게 좋으면 박스셋 질러서 평소에는 몇편 못 본 아빠랑 동생한테도 정주행 시킬 겁니다.(지금은 엄마랑 둘이 보는 중이거든요)
첫 두세편을 볼 때는 드라마가 대사는 엄청 많은데 아직 시동이 안 걸린다고 해야 하나, 좀 느린 느낌이었고 저보다 인내심이 없으신 엄마는 '아 이거 재미없다 안 볼래' 하셨다가
후반에 대통령이 등장해서 드라마의 밀도가 확 높아지면 '다음편 또 봐야겠네' 이러면서 덜컹 거리는 상태로 진도를 나갔는데 지금은 엄마도 아주 좋아하세요.
이때까지 본 미국 드라마 중에 제일 감동적이다, 남는 게 있다 이렇게 극찬을 하고 있습니다.
좀 우습게 들리겠지만 이 드라마가 주는 교훈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니 맘대로 다 하지는 못한다'인 것 같아요.
늘상 토론과 협상을 거쳐서 타협을 해야하고, 양보와 희생이 필요하고, 그렇게 힘들게 나온 결과물은 100% 목표했던 대로 나오는 법이 없어요.
방금 본 편에서만 해도 대법관의 공석을 메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우와 내 저 여자한테 반하겠다 싶었던 랭 판사를 대법원장 자리게 앉히기 위해서
"으악 뭐야 저 또라이는?!"을 외치게 했던 멀리디도 함께 대법관 자리에 앉혀야만 했습니다.
뭐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인지라 미친놈인 줄 알았던 멀리디마저도 그릇이 되는 인물이었고 꽤 근사한 보수주의자였지만 말입니다.
시즌 3~4쯤 봤을 때 아 이 드라마는 부시 치하의 암울한 시절 미국 민주당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자위용 드라마였겠구나 싶었는데
지금은 만약에 정치적 오르가즘이란 게 있다면 내가 요즘 웨스트윙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그거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이 드라마 이거 진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