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나와 오빠와 음악과
엊그제 "사이터스"라는 리듬게임을 업데이트 해서 열심히 하는 도중에 굉장히 멋진 음악이 나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동영상을 어떻게 하는 지 몰라서 ㅠㅠ
전 이 음악을 알게 되자마자 오빠에게 카톡으로 완전 흥분해서는 당장 들어보라고 닥달하였어요.
아무튼 새롭고 좋은 음악을 발견 할 때마다 얘기할 상대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런 사람이 저에겐 4살 차이 나는 친오빠입니다.
남편과 처음 연애 할 때에는 서로 취향이 정말 달랐거든요.
좋아하는 음악, 영화, 서적 등등 맞는 것이라곤 단 한개도 없었어요.
그래도 아쉬운 마음은 1그램도 안들었는데, 그 이유란 그것들을 저는 전부 우리 식구들하고 나누고 있었기에 그런 면에서 결핍을 느끼지 않아서 인 것 같아요.
엄마와 오빠 저, 세 가족은 어릴 적부터 항상 문화적 교류를 나누면서 자랐거든요.
엄마는 주로 클래식이나 올드팝 같은 걸 좋아하셨어서 엔리오 모리코네 등등을 늘 들으셨고, 오빠는 팝과 롹, 헤비메틀 즉 밴드음악을 좋아했었어요.
저는 주로 받아 먹는 쪽 이었던 것 같네요. 하하.
엄마한테서 찔끔 좋은거 받고, 오빠한테서 찔끔 좋은 거 얻어 듣고.
그래서 제가 제일 취향은 광범위한가 봅니다.
초등 고학년 어느 방학 때에는 엄마와 오빠와 문화휴가를 보낸 적이 있었어요.
하루는 굉장한 전시회를 감상하고, 하루는 롯데월드엘 갔다가 마지막 날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레 미제라블'을 영화로 보았어요.
그리고 늘 주말마다 비디오 테이프를 하나 빌리거나 모여앉아 주말의 명화를 감상했었지요.
특히 오빠와 저는 음악적 교류가 많았어요.
주로 오빠가 어딘가에서 굉장한 음악을 구해가지고 오면 저한테 들려주곤 어떠냐고 물었죠.
전 대부분 좋다고 생각했어요.
90년대 초반 즈음엔 서태지와 아이들, 이오공감, 전람회 등등을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후로 오빠는 '외국음악' 이라는 것에 눈을 떠서 리차드 막스나 테잌댓등 소프트한 팝 위주로 들려주다가
90년대 후반에 가서는 헤비한 밴드 음악에 빠져서 저흰 여름 내내 메탈리카, 라디오 헤드, 판테라, 미스터빅 등 롹 스피릿에 빠져 들었습니다.
오빠와 지하철을 타고 어딘가에 갈 때면, 늘 이어폰 허브로 두개의 이어폰을 연결해서 음악을 들려주던게 생각이 나네요.
그러다가 둘다 머리가 크고 나서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고 부터는 각자 좋아하는 분야가 생겼지만 그래도 여전히 오빠가 가지고 오는 음악들은 저의 마음을 끌었어요.
어느 날엔 오빠와 함께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간 적도 있습니다.
오빠가 좋아하던 프로그레시브 락 밴드의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당첨되서 직접 참여하러 스튜디오에 가야 했거든요.
오빠랑 손잡고 엠비씨에 가서 배철수 아저씨 앞에 앉았던 생각이 납니다. 그 때 당시 저는 중 2...ㅎㅎ
배철수 아저씨가 제가 어리니까 귀엽다고 흐뭇하게 웃으시면서 뭔 음악을 좋아하냐고 물으셨는데 저는 다만 얼굴이 벌게져서 대답도 못하고 어버버 하니까
오빠가 라디오헤드를 좋아한다고 대신 대답해 주던 기억이 나네요. 철수 아즈씨는 선물로 10대용 화장품을 보내주셨어요.
앞으로 나이가 들고 오빠도 자식을 보고 늙고 그래도 이런 교류가 끊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확실히 뭔가 심적으로 든든하고 감성적으로도 충족되는 느낌이라서 좋아요.
아 참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에 발견한 저 음악, 듀게분들에게도 추천 드리고 싶어요. ㅎㅎ
LOW-PASS라는 일본 그룹인데, 보컬이 없는 밴드 음악이에요. 장르를 찾아보니 무려 장르가 ㅎㅎㅎ Math rock.
듣도 보도 못한 장르라서 매우 신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