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에서 온 두꺼운 쥐포와 양말
9월은 추석도 있고 이래저래 바빠서 운동을 쉬다가,
오랜만에 다시 운동을 했죠.
운동을 하는 건 참 좋아요. 감각이 바뀐달까요.
내 배, 허리, 팔, 다리, 엉덩이, 그런 것들에 정신을 집중해요.
운동 선생님이 "한 시간에 한 번씩 목을 돌려주고 어깨를 풀어주세요." 라고 말하면,
진심으로 고개를 끄덕거리게 돼요.
나는 왼쪽 어깨보다 오른쪽 어깨가 아프다는 것을 느끼고
유심히 거울을 보면서 양쪽 쇄골에서 한쪽이 살짝 올라가 있다는 것도 발견했죠.
그렇게 땀을 흘리고 숨을 고르고, 뜨거운 물을 잔뜩 부어서 연하게 탄 커피를 마시면 정말 좋아요.
오랜만에 운동을 하고 아주 보람찬 기분으로, 평소보다 좀 더 감각적이 된 느낌으로
돌아다니다가 문득
삼천포에서 온 두꺼운 쥐포와 양말을 파는 트럭을 봤어요.
송종국을 닮은, 그보다는 열다섯 살쯤 많은 형처럼 보이는 남자가 팔고 있었죠.
어째서 쥐포와 양말을 같이 파는건지, '두꺼운' 쥐포는 대략 얼마나 두꺼운 건지,
정말 삼천포에서 온 건 맞는지, 무엇으로 증명할 것인지
여러 가지 생각이 아주 빠르게 머릿속을 스쳤지만
저는 무심하게 지나치고 말았어요.
분명히 아무 것도 사지 않고 물어보기만 할 수는 없을 거라는 예감에.
근거는 없어요, 송종국을 닮은 그는 과묵해보였지만 동시에 부담스런 눈빛처럼 느껴졌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냥 느낌인데.
그렇게 지나쳤던 트럭이 이 시간에 문득 생각나네요.
쥐포 하나 구워 먹었으면 싶고, 좀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러고보니 한 시간에 한 번씩 목과 어깨를 돌려줬어야 했다는 것이,
이 글을 쓰는 지금에서야 생각이 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