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원 보고 왔습니다

우선 이준익 감독이 일선에 복귀한게 반가웠습니다. 은퇴 선언할 때부터 머지 않아 은퇴 번복을 할것같아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예상보단 빨리 복귀했네요. 은퇴 선언하고 3년도 안 돼 신작을 들고 나왔으니까요. 그러나 왕의 남자 이후 거의 해마다 신작을 냈던

감독이라 지난 약 2년 반년 정도의 부제는 많이 아쉬웠죠. 세련되게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은 아니었지만 스토리텔링이 강한 감독이었고

배우들 연기도 다 좋았으니까요.

 

소원도 영화의 스타일은 투박하지만 설경구나 엄지원, 아역 배우 등의 연기는 모두 좋았습니다. 특히 설경구는 작년 타워부터 시작해서

감시자들, 스파이, 소원 중 소원에서 연기가 제일 낫습니다. 연기할만한 꺼리가 많은 작품이긴 하지만요. 불편한 소재이고 별로 끌리지도 않아서

보길 망설이다가 첫째, 이준익 감독 작품이고 둘째는 예고편에서 코코몽 인형 탈이 벗겨진 설경구의 절망에 빠진 표정 연기에 좀 울컥해서요.

그래서 봤죠.

 

영화는 예상대로 보고 있기 힘든 작품입니다. 노골적으로 호소하는건 아니지만 신파 요소도 강하고 관객 울리는 영화에요.

극장 안 많은 사람들이 극중 가해자에 대한 처리 방식에 공분하고 울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잘 만든 영화는 아니네요. 이준익 연출작들이 기본적으로 이야기 구성은 늘 좋은 편이었는데

이번 신작은 왕의 남자 이후 이준익이 연출한 작품 중 구성이 제일 딸립니다.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성이 어른용 동화의 탈을 쓰고 있는데 그 부분이 작위적이고 지나치게 감상적이라서

별다른 효력이 생기지 않죠. 선전 효과로 보자면 서툴고 부자연스럽긴 했지만 돈 크라이 마미같은 영화가 성폭행 문제에 대해

보다 직접적인 화두를 던진것같습니다. 소원은 너무 낯간지러워요. 시도는 좋지만요.

 

어떻게 보면 코코몽 캠페인 영화 같기도 합니다. 과도한 코코몽 간접광고 부분은 극 전개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어느 정도는 의도한바도 있겠죠. 어쨌든 협찬이니까. 그러나 코코몽 탈인형이 4번째 주인공이라 할 만큼 분량이 많아서

코코몽 인형을 뒤집어쓰고 어린 딸에게 다가서려 하는 묵묵한 부성애가 의도한만큼 살아나진 못했습니다.

결말도 너무 답답하게 끝나고요. 완전히 동화로 갔거나 건조한 사회 드라마로 갔거나 둘 중 하나는 택해서 색깔을 확실히 했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 음... 이 영화도 그냥 패스하는게 좋겠네요.
    • 방금 이동진씨 블로그 보고 왔는데 평이 생각보다 좋아서 궁금하던 중이었어요. 듀나님 평은 안 좋았기 때문에 그래도 평이 갈릴 정도의 수준은 되나보다 라고 기대 아닌 기대를 했거든요.
    • 성폭력 사건이죠 아마? 그래서 못 볼 것 같아요. 이상하게 감정이입이 돼서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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