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차 아빠 [음식사진 없습니다. 아기사진 약간]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저와 아내를 신기하게 섞어서 버무린 신통방통한 녀석입니다. 어떻게 보면 저랑 꼭 닮았는데 또 어떻게 보면 아내 판박이 입니다.
아내와 단 둘이 살때도 더 없이 좋고 행복하다 생각했었는데, 아이가 생기니 더 좋습니다. 말도 안되게 좋아요. 이런 감정이 배로 늘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응아도 푸지게 잘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태어날 때 엄마도 아이도 고생을 해서 가슴 졸였던 순간들이 있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더 감사하기만 합니다.
아들이 태어나고 일주일 후 저는 몸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받았습니다. 아기는 감기에 걸리고, 엄마는 출산 때의 고생으로 몸조리 중이었고, 아빠는 진통제 맞으며 병원에 뻗어 있었지요. 온 가족이 뭔가 하여튼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ㅋ 이제는 다들 순탄하게 회복중에 있습니다. 곧 건강한 가족이 될거에요.
처음에는 너무나도 얌전해서 조리원 선생님들에게 '사슴이', '선비'로 불리던 녀석이었지만, 이제 슬슬 사람 손맛(...)을 알았는지 안으라고 보채기도 하고, 새벽에 깨어 밥 내놓으라 난리도 치고 그럽니다. 특히 기저귀가 조금이라도 젖어있으면 어서 갈아달라고 난리법석을 치며 깔끔을 떠시는 지라 슬슬 육아의 헬이 어떤맛인지 엄마, 아빠에게 선을 보이는거 같기는 해요. 기기 시작하고 두 발로 대지를 딛고 일어서면 정점을 찍겠지요... 아마... 그리고 나의 건프라와 레고 컬렉션은 전부 가루가 되겠지
태어난 다음날의 모습입니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기만 했어야 했지요.
11일째. 싸개가 답답한지 뾰루퉁.
태어난지 보름. 아빠손이 좋은가 봉가.
눈은 엄마눈. 코는 아빠코.
초보 부모의 미숙함으로 땀띠 작렬 -ㅅ- 미안타 아들
크아앙~!
아직은 모든게 서투릅니다. 목욕을 한 번 시키려고 해도 아내와 둘이 사방에 물을 튀겨가며 겨우 씻기고 있어요. 정작 아들은 목욕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잘 잡아줘야 할지를 몰라서 쩔쩔매는 거지요. 조금씩 요령이 생겨가고 있고, 다행스럽게도 부모의 서툼을 아이가 잘 이해(?)해 주고 참아주고 있습니다. 그 인내가 바닥나기 전에 꼭 육아의 베테랑이 되도록 하겠다고 오늘도 다짐해봅니다.
여하튼... 잘 해보자 아가야. 우리에게 와줘서 너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