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대를 받는 기분으로 쓰는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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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직장이 저와 아이들을 먹여주니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녹봉으로 지금 휴양지에서 시간 보내면서 느끼는 것은, 꼭 일종의 화대 (?)를 받아 쓰는 것과 같은, 그런 기분입니다. 물론 실제로 화대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이게 정확한 비유인지도 모르지만, 그런 비유를 든 이유는 간단합니다. 성노동이란 무엇인가요? 성매매업소의 지배논리 (고객에 대한 극도의 감정 노동 등)를 내면화해서, 나 본인의 가장 은밀한 부분, 즉 나의 성을 한시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제공되어지는 "상품"이야 당연히 다르지만, 저를 먹여살리는 "직장"도 사실 대체로 이렇습니다. 나의 "업계", 즉 논문생산업의 지배논리 (정해진 방식을 통한 구미권 동료집단에서의 "인정 받기"에의 집중 등등)를 내면화해서, 나 본인의 가장 은밀한 부분, 즉 "앎"에 대한 열정 같은 것을 "업계"가 원하는 대로 요리해서 (?) 학교와 자신을 위해서 일정액의 점수를 따는 것입니다. 이 점수, 즉 논문게재점수에 따라 학교는 국가의 연구예산을 배정 받고, 나는 여행보조금 등을 차등적으로 지급 받습니다. 결국에 가장 은밀한 부분, 즉 앎에 대한 사랑 같은 게 돈으로 환원됩니다. 정말 매음과 그리 다른가요? 


박노자의 글입니다. 그의 래디컬한 면이 마음에 안들 때도 있지만 이번 글은 괜찮네요.

    • 부분 발췌해서 인용하시니 선정적으로 느껴지네요. 가급적 링크를 따라가서 원문을 읽어 보시는게 좋겠습니다.
    • 정말 잘 읽었어요. 링크 감사합니다. 덕분에 생각 많이 했습니다.
    • 전 이런 얘기 이젠 지겨운데요. 이유를 구구절절 써 내려가는 게 귀찮을 정도로요.
      • 거의 모든 '성+터부'짜 달고 나오는 얘기가 그렇죠 뭐
        • 그런 뜻은 아닌데요. 차라리 "화대"라는 말은 그냥 레토릭으로 봐줄 수 있어요. 오히려 저 글에서 드물게 흥미로운 부분이 "화대"라는 말일지도 모르겠군요.
          • 나머지에 관해선, 전 분야는 다르지만 심지어 창의성을 요구하는 몇 개 분야에서 비슷한걸 느낀 적이 있어 살짝 시원하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그게 최선이기에 그러한 경우도 꽤 있겠지만요)
    • 그럴듯한 이야기죠. 심지어 연인이나 부부등 커플간의 섹스마저 교환의 개념, 영업의 개념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황폐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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